매일신문

수성구, '국제학교 기반 조성' 공약 물거품?…임기내 마무리 '적신호'

'국제학교 설립 기반 조성 사업' 추진율 60% 그쳐
국제학교 신설 신중한 기조에…수성구의회 "교육 정책 다변화 필요성"

수성구청 전경. 수성구청 제공
수성구청 전경. 수성구청 제공

대구 수성구의 민선 8기 핵심 공약이었던 국제학교 설립이 중장기 과제로 넘어간 가운데 대안이었던 국제 교류 프로그램도 추진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일각에서는 국제학교 설립 추진을 포기하고 다른 교육 정책에 예산을 투입하자는 주장까지 나오고 있다.

수성구청에 따르면 김대권 수성구청장 공약사업은 미래교육, 문화, 복지 등 모두 10개 분야 56개 사업으로 이 중 '미래교육 선도도시' 분야는 첫 번째 공약으로 꼽힌다.

해당 분야에 포함된 사업은 모두 6개로 이중 '국제학교 설립 기반 조성 사업'의 경우 사업 진도율이 60%로 더딘 상태다.

국제학교 설립의 경우 김 구청장이 재선 도전에 나섰던 지난 지방선거 때부터 강조해온 역점사업이다. 수성구가 지난 2023년 7월 교육부로부터 교육국제화특구로 지정되면서 실제 설립에 용이해졌지만, 수성 알파시티(경제자유구역)내 사업 부지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설립 인·허가권을 가진 대구시교육청 또한 유보적인 입장을 보여 좌초된 상황이다.

이에 수성구는 삼덕동 일대에 추진 중인 '제2수성알파시티'가 신규로 조성되면, 확장 단계부터 유관기관과 협의해 국제학교 부지를 마련하겠다는 입장이다. 다만 제2수성알파시티 완공 시점이 2030년이라 사실상 장기과제로, 남은 임기 동안 국제학교 설립 발판으로 고교 과정에 국제 교육 프로그램을 도입한다는 대책을 내놨다.

구체적으로 수성구는 '한국판 미네르바 스쿨'로 불리는 태재대학교에 '아세안스쿨 교류 프로그램 개발' 연구용역을 맡겨 지난 3월 14일 착수했다. 미네르바 대학은 학기별로 세계 7개 도시를 순회하며 학업을 수행하는 글로벌 캠퍼스로, 수성구는 이를 벤치마킹해 아시아권 학생들과 교류할 수 있는 공통 교육과정을 만든다는 계획이다.

문제는 오는 27일 연구용역 최종보고회를 거치더라도 이행 방안 논의 등 각종 절차를 감안하면 임기 내 실행이 불가능하다는 점이다. 수성구는 당초 수성대학교 건물 일부를 임대해 아세안 스쿨을 학교 형태로 운영할 방안도 검토 중이라고 했지만, 수성대에 따르면 구청은 아직 건물 현장 시찰 정도에 그치고 협의는 돌입하지 못한 것으로 확인됐다.

사업 예산 역시 불안정성이 적잖다. 해당 사업은 대구시가 교육부의 '교육발전특구 시범사업'에 선정되면서 내려온 특별교부금 46억 중 각 구군마다 배부되는 예산으로 진행된다. 올해는 수성구가 신청한 전액인 15억6천만원이 배부됐지만, 향후 타 구군들이 특별교부금 확보에 나서면, 내년 예산이 조정될 수도 있다.

외국인 학생 수요가 적다는 점도 걸림돌이다. 수성구가 지난 2023년 10월 완료한 '국제학교 설립 타당성 및 운영방안 연구용역'에 따르면 대구 내 국제학교 입학이 가능한 비자를 취득한 외국인은 800명에 그치며, 이마저도 동구 봉무동 소재 대구국제학교(DIS)에 유치되는 상황이다.

수성구의회에서는 교육청이 국제학교 신설에 신중한 만큼, 교육 정책 전환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를 냈다.

국제학교 설립 소관부서 상임위원회 소속 정대현 구의원(더불어민주당)은 "국제 학교 설립 추진 목소리는 수년째 이어왔지만, 실현 과정이 녹록지 않은 상황"이라며 "수성구가 타 구에 비해 청소년들이 예체능 등 다양한 교육 콘텐츠가 부족하기 때문에 청소년 교육 정책 다변화를 모색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같은 상임위 소속 백지은 구의원(국민의힘)은 "원어민 화상교육 등 실제 학생 수요가 높은 프로그램 예산을 확대해 저소득층도 무료로 수강할 수 있게 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수성구청 관계자는 "국제학교 설립은 교육적 측면에서도 중요하지만, 수성알파시티 내 외국계 기업 투자 유치에 유리하고, 내국인 인구 유입 등 경제적 효과도 큰 중요한 사업이기에 유관기관과 협의해 지속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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