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구 사진작가 단체 사광회(寫光會·회장 한경자)가 창립 70주년을 맞았다. 1955년 10월, 당시 광화연구회(대표 구왕삼)와 오광회(대표 신현국) 두 단체가 뜻을 같이 해 사광회로 새출발 했다. 창립 맴버는 12명. 모두 대구에서 활동하던 작가들이다.
사광회 모토는 리얼리즘(사실주의). 현실을 객관적, 사실적 시각으로 촬영하고 기록하자는 주의다. 창립 고문을 맡은 구왕삼은 사진의 새길, 리얼리즘을 개척한 선구자. 당시 주류였던 살롱풍의 회화주의 사진을 넘어 시작된 리얼리즘 사진은 그의 손에서 시작됐다. 이런 이유로 창립회원 가운데 박영달 등 4명은 사진기자 출신. 배상하·신현국·도봉준은 매일신문 사진기자로 활동했다.
당시 대구 사진계의 양대 산맥은 사광회와 사우회(1954년 창립). 사우회는 최계복·안월산·이윤수 등이 주축이 돼 조형주의를 추구했던 그룹이다. 사광회는 이들과 경쟁하며 1950~60년대 대구 사단을 이끌었다. 사광회는 현실을 고발하거나 시대상을 사실적, 객관적으로 촬영하고 작품화 하는데 힘썼다.
사광회는 대구를 넘어 서울 등 국내에 리얼리즘 사진을 전파했다. 대만 등지에 해외전시도 가졌다. 1950~60년대에는 회원들의 작품이 일본, 호주, 프랑스 등 국내외 각종 공모전에서 잇따라 수상하면서 대구 사진계는 큰 주목을 받았다. '대한민국 수도는 서울, 사진의 수도는 대구' 라는 말도 이 무렵 생겨났다.

1960년대 사광회를 이끈 인물은 신현국(1924-1997). 그는 1962년 국토건설단 열차에 오른 아빠를 배웅하는 아기 사진(아빠 빠이빠이)으로 제1회 신인예술상을 수상하는 등 국내외 각종 공모전을 석권하다시피 했다. 그는 '리얼리즘 사진은 국경 없는 만국어'란 신념 아래 사진기자로, 작가로 활동하며 삶의 현장 기록을 평생 주제로 삼았다. 후학 양성에도 힘써 서규원·한삼화 등 현재 원로 작가도 그의 수제자들이다.

창립 70년. 사진에는 시대상이 담겨있다. 군사정부를 거치면서 표현의 자유는 위축되고 소제에도 제약이 많았다. 작가들은 점점 사회상에서 생활상으로, 풍경으로 시선을 돌렸다. 이제는 초상권이 최대 장애물로 풍경사진이 주류가 됐다.

사광회는 26일 오후 3시 대구문화예술회관(8~10전시실)에서 빛을 담아 삶을 그리다' 사진전을 개막한다. 특히 신현국 탄생 100주년을 기념해 준비한 사광회 역사관에서는 신현국 작가 작품을 비롯해 리얼리즘의 사진의 진수를 보여주는 작품 43점을 볼 수 있다. 이밖에도 현재 활동 작가 작품 등 모두 88점이 31일까지 전시된다. 관람시간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7시다.
댓글 많은 뉴스
[단독] "김정숙 소환 왜 안 했나" 묻자... 경찰의 답은
원자력 석학의 일침 "원전 매국 계약? '매국 보도'였다"
"악수도 안 하겠다"던 정청래, 국힘 전대에 '축하난' 눈길
조국 또 '2030 극우화' 주장…"남성 일부 불만있어"
김문수 "전한길 아닌 한동훈 공천"…장동혁 "尹 접견 약속 지킬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