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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고부-김교영] 갑질, 부끄럽지 않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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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교영 논설위원
김교영 논설위원

'강선우 사태'는 사회에 만연한 '갑질'을 성찰(省察)하는 계기가 됐을까? 성찰은커녕 정의와 상식에 대한 회의(懷疑)만 커졌다고 본다. 강선우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변기 수리, 쓰레기 수거 등 보좌관에 대한 갑질 의혹으로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직을 사퇴했다. 그러나 당사자는 물론 그를 감쌌던 민주당 지도부는 피해 보좌관에게 사과하지 않았다. 일부 인사들은 "강선우는 잘못한 게 없다" "일을 잘 못해서 잘렸는데 갑질한 것처럼 왜곡했다"는 투로 '2차 가해'를 서슴지 않았다. 정청래 민주당 대표는 한술 더 떠 "영어를 잘한다"며 강 의원을 당 국제위원장에 유임했다.

'갑질'이란 말은 2007년 무렵 인터넷 커뮤니티에 처음 등장했다. 자신의 지위나 힘을 내세워 아랫사람이나 힘없는 사람에게 마구잡이로 일을 시키거나 무례하게 행동하는 것을 뜻한다. 국민 뇌리(腦裏)에 생생한 역대급 갑질 사건이 있다. 대한항공 오너 일가의 2014년 '땅콩 회항'·2018년 '물컵 갑질', 2015년 몽고식품 명예회장의 운전기사 폭행 사건 등이다.

'힘'과 '돈'을 가진 자만 갑질을 하는 게 아니다. 갑질은 위계(位階) 구조에 따라 전방위적으로 이뤄진다. 갑질을 당한 사람이 자신보다 약한 사람에게 갑질을 한다. '강약약강'(強弱弱強·강한 상대에게는 약하고 약한 상대에게는 강함), '종로에서 뺨 맞고 한강에서 눈 흘긴다'는 말 그대로다. 이를 사회학에선 '전위(轉位) 공격성'이라고 한다. 아파트 주민들이 경비원들에게 하는 횡포, 신참 간호사를 괴롭히는 '태움', 외국인 노동자를 향한 내국인 노동자의 멸시, 교사에 대한 학부모의 악성 민원 등 갑질은 천태만상(千態萬象)이다.

'직장 내 괴롭힘 금지법'이 시행 6년을 맞았다. 아직도 피해자 절반가량이 신고를 못 하고 참고만 있다고 한다. 지난 7월 직장인 1천 명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직장 내 괴롭힘에 어떻게 대응했는가'란 물음에 55.7%가 '참거나 모르는 척했다'고 답했다. '개인 또는 동료들과 항의했다'는 32.2%, '회사를 그만뒀다'는 18%, '신고했다'는 응답은 15.3%였다. 불평등·양극화가 심하고 우승열패(優勝劣敗) 의식이 팽배한 사회, 이런 곳이 갑질의 온상(溫床)이다.

kimky@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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