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지역 환경단체가 금호강 팔현습지 보도교 설치 사업 재개에 앞서 낙동강유역환경청이 공사 재개 논의 없이 습지 초입을 파헤쳤다며 반발했다. 단체는 야생동물을 보호하기 위해 보도교 공사를 전면 철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8일 오전 10시 팔현습지를 지키는 예술행동 등 지역 환경단체는 동구 금호강 팔현습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낙동강유역환경청이 환경단체와의 협의 없이 보도교 공사를 시작했다고 규탄했다.
단체에 따르면 지난 5일 수성구 고모동 팔현습지 초입 일부가 세륜시설(공사차량 등의 세척을 위한 시설) 설치 공사로 인해 파헤쳐졌다. 이날 현장에는 세륜시설이 설치됐다가 낙동강유역환경청에 의해 다시 복원된 모습이 발견됐다.
이날 발언에 나선 이명은 생명평화아시아 사무국장은 "하식애가 있고, 습지와 하천 생태계를 함께 지니고 있는 팔현습지는 209종의 생물종이 살고 있는 대구의 생태적 보물창고"라며 "그런데 최근 세륜시설을 설치하고, 중장비가 들어올 준비를 하는 등 보도교 공사를 강행하려는 움직임이 시작됐다. 기후위기와 생태위기가 심각한 시대에 생태계 보존은 마지막 안전망과도 같다"고 목소리 높였다.
팔현습지 인근 방촌동 주민인 이예운씨는 "대구시와 수성구청이 인근 주민들의 전체 의견을 반영해 공사를 진행하는 것인이 의문이 든다"며 "팔현습지는 생태적으로 엄청난 가치가 있는 곳이기 때문에 후손들이 이 길을 오래도록 걸을 수 있게 보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앞서 낙동강유역환경청은 2022년 3월 304억6천600만원을 들여 매호동∼효목동 일원 약 5.5㎞에 제방을 보강하고 산책로 연결도로 1.6㎞(팔현습지 인근 보도교 870m)를 조성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보도교 공사는 금호강 고모지구 하천환경정비사업의 일부다.
이후 환경단체 등의 반대로 사업은 잠정 중단됐다가 낙동강유역환경청은 올해 3월 해당 사업에 대한 3차 주민설명회를 진행하는 등 주민 의견을 수렴절차를 거쳤다. 낙동강유역환경청은 이르면 오는 10월부터 공사를 재개하겠다는 입장이다.
낙동강유역환경청 관계자는 "환경단체와의 협의를 통해 환경 파괴를 최소화하기 위한 공법으로 보도교를 건설할 계획이고, 다음주쯤 최종 설계 도면이 나오면 공사를 시작하기 전에 환경단체와 재논의할 예정"이라며 "세륜시설 설치 문제는 감리업체와 시공사 등 현장 관계자들과 소통 문제로 발생한 실수였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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