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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한 헬스장 미납 전기료 탓에 곧 전기 끊길 판"… 자영업자 아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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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도 헬스장 전기료 미납액 8천만원 가량… 한때 1억 넘게 불어나
한전, 보증보험 활용해 6천500만원 대신 납부… "분양자 부담 가중" 지적
한전 "납부각서 작성·분할 납부 약속 미이행" 해명

대구 북구의 한 상가 건물. 과거 이곳 5층에 유명 프렌차이즈 A 업체가 입점했다. 정두나 기자.
대구 북구의 한 상가 건물. 과거 이곳 5층에 유명 프렌차이즈 A 업체가 입점했다. 정두나 기자.

대구 북구의 한 유명 프랜차이즈 헬스장이 부도를 맞으면서 전기료를 정산하지 않아 같은 건물에 입점한 자영업자들이 피해를 호소하고 있다.

지난 7월 부도난 A헬스장이 있던 북구 한 상가 건물에는 현재 7개 업체가 영업하고 있다. 건물 구조상 전기요금은 입주 업체들이 사용한 양을 모두 합쳐 납부하고 있다.

문제는 전기 사용량이 많았던 헬스장이 부도 전부터 전기요금을 납부하지 않으면서 체납액이 크게 불어났다는 점이다.

한국전력공사에 따르면 해당 건물은 작년 2월부터 전기요금 일부가 체납된 상황으로, 이 중 A헬스장 분의 체납액은 8천139만원에 달한다. 이 때문에 건물 전체 미납액은 한때 1억2천만원까지 불어났다.

한전은 미납액을 받기 위해 최근 전기료 보증보험을 이용, 6천500만원을 받아냈다. 전기료 보증보험은 전기요금이 미납되면 보험사가 대신 납부한 뒤 이용자들에게 일정 이자와 함께 상환받는 방식이다. 여기에 더해 입주 업체들이 수시로 전기요금을 추가납부하면서 남은 미납액은 900만원 수준이다.

1년이 넘도록 전기요금 정산이 마무리되지 않으면서 입주 업체들은 단전 불안에 떨고 있다.

이곳에서 수영장을 운영하는 B씨는 "한전 직원들이 수시로 방문해 전기가 끊길 수 있다고 경고하니 고객들도 불안해하고 있다"며 "가뜩이나 경기가 좋지 않아 영업이 어려운데, 전기까지 끊기면 장사를 그만둬야 한다"고 토로했다.

입주 업체들 사이에서는 전기요금 추가납부 등 상환 의지를 보였음에도 한전이 일방적으로 전기료 보증보험을 이용하면서 이자 부담까지 떠안게 됐다는 불만도 나온다. 이들 업체는 지난 23일 한국전력공사를 항의방문하기도 했다.

해당 건물에서 패스트푸드점을 운영하는 C씨는 "매월 전기요금에 100만원을 추가로 납부해 왔고, 1천만원 이상의 금액을 일시 납부한 적도 있다"며 "지속적으로 상환 의지를 밝혀왔음에도 불구하고, 한전 측이 보증보험을 이용해 유감스러울 따름"이라고 말했다.

한전 측은 분양인의 어려움을 고려해 협의를 지속해왔지만, 납부 약속이 이행되지 않아 불가피하게 전기료 보증보험을 이용할 수밖에 없었다고 설명했다.

한전 관계자는 "납부각서를 작성하고 분납을 약속받으면서 수차례 전기 공급 중지를 유예하려 노력했다"며 "매월 분할 납부해야 하는 금액을 기준보다 낮은 금액으로 결정했음에도 불구하고, 이 금액조차 납부하지 못해 절차에 따라 보증보험을 이용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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