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10월 7일(현지시간)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이스라엘 남부 기습공격으로 촉발된 가자지구 전쟁이 만 2년을 맞게 됐다. 길어진 전쟁에 팔레스타인 주민들은 기근에 시달리며 생지옥을 겪고 있다. 인도적 지원이 역부족임을 인식한 국제사회가 종전을 압박한다.
이런 상황에서 지난달 29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가자 분쟁 종식을 위한 포괄적 계획'을 공개했다. 일명 '종전 제안' 카드를 꺼내든 것이다. 가자전쟁의 중대 분수령으로 받아들여진다. 이르면 이번 주 중으로 하마스가 제안 수용 여부를 밝힐 것으로 관측된다.
◆가자 분쟁 종식 위한 포괄적 계획
트럼프 대통령이 제시한 종전 제안은 이스라엘과 아랍권의 목소리를 반영한 절충안이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도 백악관에서 가진 공동 기자회견에서 지지 의사를 밝힌 바 있다.
제안에는 20개 조항이 포함됐다. 하마스가 동의한다는 것을 전제로 가자지구에서 모든 군사 작전이 중단되고, 72시간 내에 인질과 포로를 교환하게 된다. 주요 내용으로는 ▷이스라엘과 공존을 약속하는 하마스 구성원들의 사면 ▷기술관료적이고 비정치적인 팔레스타인 위원회의 가자 임시 통치 ▷트럼프 대통령이 의장을 맡는 평화위원회의 통치 관리·감독 ▷미국·아랍 등이 구성하는 국제안정화군의 가자 배치 등이 담겼다.

하마스가 종전의 열쇠를 쥔 듯하지만 국제사회가 종전을 압박하는 모양새다. 제안을 환영하는 범아랍권의 공동성명이 나온 것도 그렇다. 사우디아라비아를 비롯해 UAE, 카타르, 이집트, 요르단, 튀르키예, 인도네시아, 파키스탄 등 8개 나라가 환영의 공동성명을 냈는데 하마스가 제안을 거부한다면 외교적 고립을 자초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 낙관적으로만 보기 어려워
트럼프 대통령의 종전 제안을 불만족스럽게 보는 눈들도 존재한다. 팔레스타인 국가 수립을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보는 이스라엘 내각이 제안에 응할지도 불분명하다. 제안이 발표된 다음날에도 네타냐후 총리는 강경 일변도의 대응을 고집하는 듯한 발언을 이어간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는 쪽에 무게가 실린다. 그는 "이스라엘군이 계속 가자에 주둔할 것", "팔레스타인 국가 수립에 동의하지 않았다"고 밝히며 발을 빼는 듯한 자세를 취했다.
하마스도 마찬가지다. 특히 종전 제안에 있는 무장 해제 요구가 받아들여질 수 있는지부터 난제다. AFP 통신에 따르면 하마스 지도부와 가까운 한 소식통은 1일 "도하에서 협상단이 튀르키예, 이집트, 카타르 관계자와 회담했다"며 "하마스는 무장 해제와 함께 하마스 산하 파벌 간부의 추방 조항 등의 수정을 원한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다른 아랍 세력과도 접촉 중"이라며 답변에 2~3일이 걸릴 것이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최악의 경우도 배제할 수 없다. 하마스가 종전 제안을 거절하거나 트럼프 대통령이 통첩한 '3∼4일' 시한을 넘긴다면 중동 정세는 이전보다 악화할 수 있다. 종전 제안을 하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이스라엘을 전폭적으로 지지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이스라엘이 가자지구 공세를 더 강하게 밀어붙일 가능성이 높다.
한편 가자전쟁은 하마스의 기습으로 이스라엘 국민 1천200명가량이 숨지고 251명이 인질로 끌려가면서 시작됐다. 이스라엘은 하마스 소탕을 기치로 가자지구를 초토화했고 이 과정에서 6만6천 명이 넘는 팔레스타인 주민이 목숨을 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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