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가오는 2026년은 병오년, 붉은 말의 해다. 서울대 생활과학대 소비자학과 교수로 재직 중인 김난도 교수와 소비트렌드분석센터 연구위원들이 매년 출간하는 '트렌드 코리아 2026'이 출간됐다.
예년과 달리 앞으로는 AI(인공지능)를 빼고 트렌드를 논하기 어려워졌다. AI의 파도에 휩쓸리지 않기 위해 우리는 무엇을 준비해야 할까? 마냥 종속되기만, 도태되기만 하는 것은 정답이 아닐 것이다. 이번 신간의 10가지 키워드는 인공지능과 인간 사이에서 합일하는 새로운 변증법적 질서를 축으로 한다. 나아가 그리스 신화 속 반인반마의 존재인 켄타우로스처럼 인간 고유의 역량과 AI의 압도적인 능력을 결합한 하이브리드형 인재상을 제시한다.
◆제로클릭
클릭은 곧 주도권을 의미한다. 최근 쇼핑·검색 플랫폼에서는 AI의 도입으로 소비자의 구매 결정과정을 대폭 줄였다. 상세 페이지에 들어가 여러 상품을 비교하고 선택하는 대신, 홈 화면 접속과 동시에 알고리즘이 선택지를 모아 먼저 제시해준다. 이에 따라 광고·마케팅·영업 등 판매와 관한 업무 영역 전반에서도 변화가 진행 중이다.
◆AX조직
AI 시대, 총체적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조직 운영의 대전환을 의미한다. 핵심적인 특징은 부서와 위계의 경계가 매우 느슨한 조직 모델을 갖게 되는 것이다. 순발력있게 협업해야하며, 특히 익숙해진 방식을 과감히 폐기하는 능력도 중요해진다.
◆레디코어
사회적 불확실성 속에서 삶을 미리 대비하고 예행연습을 통해 통제하고자 하는 욕구가 커지고 있다. '준비된' 상태가 삶의 핵심이자 가장 중요한 가치가 된 것이다. 자기주도학습 세대인 2030은 다양한 디지털 툴과 개인화된 데이터를 활용해 자신만의 삶을 구조화해나간다.
◆프라이스 디코딩
소비자는 더 이상 브랜드가 제시하는 가격을 맹목적으로 수용하지 않는다. 암호를 푸는 것처럼 제품의 원가, 유통, 브랜드 가치 등을 일일이 조사해 검토 후 구매 여부를 결정한다. 명품 시장의 위축과 듀프(복제품) 소비의 약진도 이러한 관점에서 설명할 수 있다.
◆픽셀라이프
모두가 따르는 메가 트렌드는 사라지고, 사람들은 페스티벌, 박람회, 제철 음식 등 찰나를 향유하며 경험의 반경을 넓혀가는 데 집중한다. 제품들도 마찬가지다. 픽셀처럼 작게 쪼개진 '최소 단위 소비'가 새로운 표준으로 부상하고 있다.

◆근본이즘
AI가 모든 것을 척척 생성해내자 역설적으로 진본의 희소성이 주목받는다. 가상이 현실을 대체하는 시대에 본질에 대한 숙고가 반영된 트렌드로, 전통이 재조명받고 클래식·아날로그의 낭만에 가치를 두게 된다.
◆필코노미
합리의 대명사인 인공지능의 대척점에는 인간의 감정이 존재한다. 지극히 주관적인 요소인 기분이 앞으로는 소비의 동인으로 작용한다. 감정을 뜻하는 필(Feel)과 경제의 합성어인 필코노미 시대에는 소비자의 감정 상태를 진단하고 긍정적으로 이끄는 재화와 서비스를 구매하게 된다.
◆1.5가구
개인의 자율적 삶(1)을 기반으로, 경제·심리·육체적 부담을 덜기 위해 유연한 연결감(0.5)을 추구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혼자이지만 혼자이고 싶지 않은 지점을 비집고 나타난 새로운 가구의 모습으로, 지원 의존형·독립 지향형·시설 활용형 세 유형으로 나눌 수 있다.
◆건강지능 HQ
100세를 사는 '호모 헌드레드' 시대를 맞아 더 오래도록 삶의 질을 확보하고자 하는 건강지능(HQ)이 필수 역량이 된다. 과학적·의료적 관리는 물론이고 라이프스타일 전반에서 관리가 이뤄지며 헬스케어 영역은 향후 시장의 가장 중요한 화두로 예상된다.
◆휴먼인더루프
인공지능이 업무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적어도 한 번은 인간이 개입해야 한다는 AI 활용 철학을 말한다. 명령자, 검증자, 완결자로서 개입해 각자의 강점을 바탕으로 협업해 최적의 결과물을 만들어내는 것을 목표로 한다. 423쪽, 2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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