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노벨평화상의 영예는 베네수엘라 독재 정권에 맞서 민주화 운동을 주도해온 여성 정치인 마리아 코리나 마차도(58)에게 돌아갔다.
노르웨이 노벨위원회는 10일(현지시간) 베네수엘라 국민들의 민주적 권리를 증진하고 독재 체제를 평화적으로 민주주의로 전환하기 위해 투쟁한 공로로 마차도를 올해 노벨평화상 수상자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노벨위원회는 "(마차도는) 짙어져 가는 어둠 속에서도 민주주의의 불꽃을 꺼뜨리지 않는 여성"이라며 "베네수엘라 국민의 민주적 권리를 증진하기 위한 그녀의 끊임없는 노력과, 독재에서 민주주의로 정의롭고 평화로운 전환을 이루기 위한 투쟁을 높이 평가했다"고 선정 이유를 밝혔다.
이로써 마차도는 1901년 시상이 시작된 이후 106번째 노벨평화상 수상자가 됐다.
마차도는 수년 간 니콜라스 마두로(2013년∼) 독재 정권에 맞서 민주화 운동를 이끌어온 상징적 인물이다. 2002년 투표 감시 단체 '수마테'를 설립하며 정계에 입문한 그는 2010년 최다득표 기록으로 국회에 입성했지만, 4년 뒤인 2014년 여권 의원들의 주도 속에 의원직에서 제명당했다.
2014년에는 마두로 정권에 항거하는 대규모 반정부 시위를 조직하면서 '베네수엘라판 철의 여인'으로 불다. 2024년 마두로 대통령의 대항마로 대권에 도전했으나 친정권 인사로 구성된 감사원·대법원이 마차도의 피선거권을 15년간 제한했다. 이렇게 치러진 2024년 대선에서 마두로 독재정권이 승리했다.
올해 노벨평화상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수상 여부도 관심사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집권 1기 때부터 노벨평화상에 집착해왔고 최근까지도 수상 욕심을 노골적으로 드러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유엔본부 연설에서 "내가 노벨 평화상을 받아야 한다고 다들 그런다"고 했다. 같은 달 군 장성들 앞에서는 "(미국이) 노벨평화상을 받지 못한다는 것은 큰 모욕"이라고 했다.
지난 8일 이뤄진 가자지구 1단계 휴전 합의 역시 노벨평화상을 염두에 둔 트럼프 대통령의 압박 속에 이뤄졌다고 보는 시각이 적지 않다.
트럼프 대통령은 수상자 발표를 하루 앞둔 9일 수상 가능성을 묻는 취재진에 "역사상 누구도 9개월 만에 8개의 전쟁을 해결한 적이 없었다"며 "나는 8개의 전쟁을 멈췄다"고 주장했다. 그는 지난 1월 2기 행정부가 출범한 뒤 이스라엘-이란, 파키스탄-인도 등 간에 벌어진 7개의 무력충돌을 자신이 끝냈다고 공언해왔고, 여기에 가자지구 1단계 휴전 합의도 자신의 성과로 돌렸다.
트럼프는 대통령은 2009년 핵확산 방지 및 중동 평화 노력을 인정받아 취임 첫해에 노벨평화상을 수상했던 전임자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에 대해 "우리나라를 망치는 것 외에 아무것도 안 했는데 그들(노벨위원회)은 상을 줬다"고 깎아내렸다.
그러나 수상자 결정 시점과 독립적인 위원회 구성 등을 고려하면 대부분 전문가는 트럼프 대통령이 올해 노벨평화상을 받을 가능성을 극히 낮게 점쳐왔다.
노벨위원회는 트럼프에 대해 이례적으로 입장을 내놨다. 프뤼드네스 위원장은 '평화상을 트럼프에게 수여해야 한다며 압박한 것이 위원회의 심사 과정에 영향을 미쳤느냐'는 질문에 "노벨평화상의 오랜 역사 속에서, 우리는 특정 인물이나 단체를 위한 캠페인과 언론의 압박을 수없이 경험해왔다"며 "위원회의 결정은 오직 알프레드 노벨의 유언과 평화 증진을 위한 실제 활동에 근거한다"고 했다.
댓글 많은 뉴스
나경원 "경기지사 불출마", 김병주 "정치 무뢰배, 빠루로 흰 못뽑아내듯…"저격
주진우 "학부모 유괴 불안 떨 동안 이재명 정부 뭐했나"
새벽 5시, 인력시장 찾은 김민석 총리…"일자리 많이 늘릴 것"
[단독] 민주당, 1만명 넘는 학원연합 집단당원가입 받았다
의대 신입생 10명 중 4명은 여학생… 의약학계열 전반서 여성 비율 상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