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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건희 쳐다보며 "날 구속시킨 사람!"…격앙된 명태균, 재판서 공천개입 부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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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
29일 '정치 브로커' 명태균 씨가 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와 구(舊)여권 정치인 다수가 연루된 공천 개입·여론조사 의혹 관련 조사를 받기 위해 서초구 서울고검으로 들어서며 취재진 질문에 답하다 한쪽 눈을 감고 있다. 연합뉴스

김건희 여사의 재판에 명태균 씨가 증인으로 출석해 3년 4개월 만에 두 사람이 법정에서 다시 마주했다. 명 씨는 법정에서 김 여사를 향해 "나를 구속시킨 사람"이라고 말하며 격앙된 감정을 드러냈다.

22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우인성 부장판사)가 진행한 정치자금법 위반 등의 혐의로 구속 기소된 김 여사의 3차 공판 기일에 명 씨가 증인으로 출석했다. 명 씨는 회색 양복을 입고 법정에 모습을 드러냈으며, 오후 4시 무렵부터 증언을 시작했다.

두 사람은 지난해 9월 김 여사가 명 씨를 통해 공천에 개입했다는 이른바 '명태균 게이트'가 불거진 뒤 첫 공식 대면했다.

증인석에 앉은 그는 김 여사를 바라보며 "나를 구속시킨 사람"이라고 언급했고, 이어 "무슨 감정이 좋겠냐"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재판을 앞두고 명 씨는 JTBC 취재진에 "지난해 왜 나를 구속시켰는지 묻고 싶다"고 심경을 밝혔다고 한다.

법정 내에서 김 여사는 대부분 명 씨를 외면하는 모습을 보였지만, 두 사람이 나눈 카카오톡 대화가 증거로 제시되자 명 씨 쪽을 바라보는 장면도 포착됐다.

명 씨는 재판에서 2022년 대선을 앞두고 김 여사에게 합계 2억7천만원 상당의 여론조사를 총 58회 제공했다는 특별검사팀의 공소사실에 대해 부인하며 "총 14건을 전달했고, 그 중 비공표 여론조사는 4건이었다"고 주장했다.

명씨는 "이미 고검에서 다 확인했는데, 왜 사기 치냐"며 "1년 동안 제 인생이 망가졌다. 검찰이 한 가정을 도륙했다"며 고성을 질렀다. 이로 인해 재판부가 고성을 제지하는 상황이 벌어졌다.

그는 '비공표용 여론조사는 의뢰를 받아서 한 것이냐'는 특검팀 질문에는 "의뢰 없이 걱정돼서 제가 한 것"이라며 "검찰 조사에서도 대의 때문이라고 말했다"고 답했다. 그는 "제가 보수 성향이었는데, 제가 보기에는 문재인 정부가 잘못된 것 같았다"며 "(윤 전 대통령을) 당선시키고 싶었다. 저를 인정해줬지 않느냐"고 말했다.

'왜 여론조사 내용을 김 여사와 윤 전 대통령에게 보냈느냐'는 질문에는 "관심이 있고 지지한다는 뜻"이라고 했다.

2021년 6월 김 여사에게 "여론조사는 걱정하지 말라"는 내용의 메시지를 보낸 데 대해서는 "그때 윤석열 (지지율이) 가장 높은 것 아니냐. 높게 나오니까 걱정하지 말라고 하지 뭐라고 하겠느냐"고 반문했다.

또한 명 씨는 김영선 전 의원에 대한 공천과 관련해서도 "김건희 씨와는 무관하다"며 공천 개입 의혹을 부정했다.

김 여사는 오후 6시 10분경 건강 이상을 호소하며 법정을 먼저 떠났고, 이후에도 증인신문은 김 여사 없이 계속 진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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