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희 여사의 재판에 명태균 씨가 증인으로 출석해 3년 4개월 만에 두 사람이 법정에서 다시 마주했다. 명 씨는 법정에서 김 여사를 향해 "나를 구속시킨 사람"이라고 말하며 격앙된 감정을 드러냈다.
22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우인성 부장판사)가 진행한 정치자금법 위반 등의 혐의로 구속 기소된 김 여사의 3차 공판 기일에 명 씨가 증인으로 출석했다. 명 씨는 회색 양복을 입고 법정에 모습을 드러냈으며, 오후 4시 무렵부터 증언을 시작했다.
두 사람은 지난해 9월 김 여사가 명 씨를 통해 공천에 개입했다는 이른바 '명태균 게이트'가 불거진 뒤 첫 공식 대면했다.
증인석에 앉은 그는 김 여사를 바라보며 "나를 구속시킨 사람"이라고 언급했고, 이어 "무슨 감정이 좋겠냐"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재판을 앞두고 명 씨는 JTBC 취재진에 "지난해 왜 나를 구속시켰는지 묻고 싶다"고 심경을 밝혔다고 한다.
법정 내에서 김 여사는 대부분 명 씨를 외면하는 모습을 보였지만, 두 사람이 나눈 카카오톡 대화가 증거로 제시되자 명 씨 쪽을 바라보는 장면도 포착됐다.
명 씨는 재판에서 2022년 대선을 앞두고 김 여사에게 합계 2억7천만원 상당의 여론조사를 총 58회 제공했다는 특별검사팀의 공소사실에 대해 부인하며 "총 14건을 전달했고, 그 중 비공표 여론조사는 4건이었다"고 주장했다.
명씨는 "이미 고검에서 다 확인했는데, 왜 사기 치냐"며 "1년 동안 제 인생이 망가졌다. 검찰이 한 가정을 도륙했다"며 고성을 질렀다. 이로 인해 재판부가 고성을 제지하는 상황이 벌어졌다.
그는 '비공표용 여론조사는 의뢰를 받아서 한 것이냐'는 특검팀 질문에는 "의뢰 없이 걱정돼서 제가 한 것"이라며 "검찰 조사에서도 대의 때문이라고 말했다"고 답했다. 그는 "제가 보수 성향이었는데, 제가 보기에는 문재인 정부가 잘못된 것 같았다"며 "(윤 전 대통령을) 당선시키고 싶었다. 저를 인정해줬지 않느냐"고 말했다.
'왜 여론조사 내용을 김 여사와 윤 전 대통령에게 보냈느냐'는 질문에는 "관심이 있고 지지한다는 뜻"이라고 했다.
2021년 6월 김 여사에게 "여론조사는 걱정하지 말라"는 내용의 메시지를 보낸 데 대해서는 "그때 윤석열 (지지율이) 가장 높은 것 아니냐. 높게 나오니까 걱정하지 말라고 하지 뭐라고 하겠느냐"고 반문했다.
또한 명 씨는 김영선 전 의원에 대한 공천과 관련해서도 "김건희 씨와는 무관하다"며 공천 개입 의혹을 부정했다.
김 여사는 오후 6시 10분경 건강 이상을 호소하며 법정을 먼저 떠났고, 이후에도 증인신문은 김 여사 없이 계속 진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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