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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하마스 휴전 깨지나…이스라엘, 휴전 19일 만에 공습 재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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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질 시신 조작, 인계 지연" 합의 깨
가자시티, 칸유니스 공습… 수십 명 사망
하마스 "이스라엘, 거짓말한다"며 항변
트럼프 "우리가 나서면 하마스 끝장나"

29일(현지시간) 가자지구 중부 누세이라트의 알아우다 병원에서 의료진이 이스라엘 공습으로 부상을 입은 어린 소녀를 치료하고 있다. AFP 연합뉴스
29일(현지시간) 가자지구 중부 누세이라트의 알아우다 병원에서 의료진이 이스라엘 공습으로 부상을 입은 어린 소녀를 치료하고 있다. AFP 연합뉴스

이스라엘이 28일(현지시간) 가자지구 군사작전을 재개했다.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휴전 합의 사항 미준수가 빌미다. 숨진 인질들의 시신 송환 지연 등을 이유로 꼽았다. 휴전 합의 19일 만에 감행된 공습에 수십 명이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휴전 파기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스라엘 "하마스가 시신 조작"

가자지구 공격 재개가 임박했음을 알린 전조는 있었다. 이스라엘 총리실이 28일 오후 낸 성명이었다. 총리실은 성명에서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가 안보 협의에 따라 가자지구에서 즉시 강력한 공격을 가할 것을 군에 지시했다"고 밝혔다. 곧이어 바통을 이어받은 이스라엘 카츠 이스라엘 국방장관도 "하마스는 인질들을 돌려보내기로 한 합의를 위반했다"며 "엄중한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는 입장을 냈다.

이스라엘 정부의 강력한 경고가 있은 지 얼마 뒤 전조는 현실이 됐다. 로이터통신은 가자지구 민방위대의 전언을 인용해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북부 가자시티에서 2명이 숨지고 4명이 다쳤다고 보도했다. 반면 AFP통신은 29일 새벽까지 수십 차례 이어진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최소 50명이 숨졌다고 보도했다. 붕괴된 건물 잔해에 깔려있는 이들도 있다는 보도도 잇따랐다. 사상자 수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이스라엘의 군사작전 재개는 전날 밤 하마스가 추가로 송환한 시신 1구의 신원이 가자지구에 아직 억류 중이던 나머지 인질 13명 중 1명이 아니라 2023년 12월 숨진 채 발견된 인질(오피르 차르파티)의 다른 신체 부위로 판명된 직후 나왔다. 하마스가 시신 송환을 의도적으로 늦추고 있다는 의심이 확신에 이른 것으로 읽힌다.

하마스 무장대원들이 28일(현지시간) 가자지구 남부 칸유니스 북쪽의 한 터널에서 수습한 시신을 옮기고 있다. 이스라엘군은 이 시신이 휴전 합의에 따라 하마스가 넘기기로 한 28구 중 하나라고 밝히면서 인질 시신 찾는 장면이 연출된 것이라고 비난했다. AFP 연합뉴스
하마스 무장대원들이 28일(현지시간) 가자지구 남부 칸유니스 북쪽의 한 터널에서 수습한 시신을 옮기고 있다. 이스라엘군은 이 시신이 휴전 합의에 따라 하마스가 넘기기로 한 28구 중 하나라고 밝히면서 인질 시신 찾는 장면이 연출된 것이라고 비난했다. AFP 연합뉴스

특히 전날 하마스 대원들이 한 건물에서 차르파티의 시신 일부를 가져와 미리 파 둔 구덩이에 넣은 뒤 흙으로 덮고, 국제적십자사(ICRC) 인력을 불러 시신을 찾았다고 거짓말하는 모습을 포착했다며 관련 영상을 공개하기도 했다.

하마스 측은 반박했다. 하마스 정치국의 수하일 알힌디는 알자지라방송 인터뷰에서 "이스라엘은 우리가 합의를 위반했다는 거짓 비난을 멈추라"며 "우리는 인질 시신을 숨기거나 인도를 지연하는 데 관심이 없으며, 합의를 전적으로 준수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트럼프 "우리가 나서면 하마스 끝장날 수도"

트럼프 대통령은 이스라엘을 감쌌다. 29일 전용기에서 가자지구 무력충돌 재발에 대해 묻는 기자들에게 "휴전이 위태로워질 이유는 전혀 없다"며 "저들이 이스라엘 군인 한 명을 죽여서 이스라엘이 반격했다. 그런 일이 일어나면 반격해야 한다"고 이스라엘의 하마스 공격을 합리화했다. 가자지구 남부 도시 라파에서 하마스가 이스라엘 부대를 공격한 정황을 근거로 적절한 대응이었음을 대변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하마스를 향해 엄중한 경고 메시지도 전했다. 그는 "하마스는 중동 평화에서 매우 작은 일부분일 뿐"이라며 "우리가 해야 한다면 하마스를 아주 쉽게 제거할 수 있고 그러면 하마스가 끝장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AP통신은 익명의 미국 관리를 인용해 이번 공습을 미국이 알고 있었다고 전했다. 공습 전 미국의 암묵적인 동의가 있었음을 시사하는 것이다.

이런 맥락은 미국 정부 전체의 시각과 일치한다. 앞서 JD 밴스 부통령은 "사소한 충돌이 없다는 얘기는 아니다"라며 "이스라엘이 대응할 것이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평화는 지속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휴전 중 이스라엘의 무력 사용을 묵인하는 것과 동시에 두둔하는 것으로 풀이되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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