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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고부-석민] 전랑(战狼)의 역설(逆說)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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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민 선임논설위원
석민 선임논설위원

시진핑 정권이 보여 준 공격적 스타일의 외교 정책을 전랑외교(战狼外交)라고 부른다. 2020년 독일 신문 타게스슈피겔이 중국의 외교정책을 비판하며 사용했다. 중국의 애국주의 액션 영화 '전랑(战狼)'에서 따왔다. 전랑은 '늑대 전사(戰士)'라는 뜻이다. 늑대 전사는 현재 중국의 주류인 한족에 의해 오랑캐로 불린 북방 유목민의 전통이다.

최근 중국-일본 간 전쟁 가능성이 호사가 사이에 회자(膾炙)되고 있다. 전랑외교 전사 쉐젠 주(駐)오사카 중국총영사가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를 향해 "제멋대로 들이밀고 있는, 그 더러운 목을 한순간 주저함도 없이 베어 버릴 수밖에 없다. 각오는 서 있는가"라는 글을 SNS에 남겨 충격이 일파만파(一波萬波) 퍼지고 있다. 중국 외교부는 "개인적인 의견 표명일 뿐"이라고 했지만 중국 정부의 묵인 없이 그런 엄청난 말을 뱉어 냈다고 보기 어렵다.

조폭의 경우도 "밤길 조심하세요"라고 우회적으로 말한다. 외교관의 망언(妄言) 수준으로 볼 때, 이쯤 되면 전랑외교가 아니라 저급(低級) 마피아 외교라고 해야 할 것 같다. 대체 일본 총리가 무슨 말을 했기에 이런 반응을 보이는지 궁금하다. 다카이치 총리는 의회에서 미국·중국 간 무력 충돌을 상정한 대만 유사(有事·전쟁 등 비상사태)시 관련, "(일본의) 존립 위기 사태로 본다"고 했다. 중국이 대만을 침공하면 일본은 미국과 함께 '중국군'에 대항해 무력 행사를 하겠다는 의미이다.

대만해협은 일본 수출입 물류의 숨통이다. 이곳에서의 전쟁은 일본의 운명(運命)을 결정짓는다. 일본뿐만이 아니다. 한국과 동남아 각국들의 생존권에도 치명적 위협을 가한다. 그래서 필리핀 역시 이미 일본과 같은 입장을 표명했다. 대만 전쟁이 결코 중국 내부 문제가 될 수 없는 지정학적 이유이다. 다카이치는 이 점을 공개적으로 확인한 셈이다. 협박·망언이 지정학(地政學)에 변화를 주진 못한다. 일본의 재무장 명분과 의지만 강화시키는 역효과뿐이다. 저급 마피아 외교는 반일 선동으로 일본을 이롭게 하는 한국 좌파와 똑같은 짓을 하고 있다.

참, 한국 언론들의 '중국군' 표현은 틀렸다. 중국에는 국군이 없다. 중국인민해방군은 중국공산당의 군대이다. '중공군(中共軍)'이 정확한 표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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