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故) 이건희 회장 기증품 국외순회전의 첫 번째 전시 '한국의 보물: 모으고, 아끼고, 나누다(Korean Treasures: Collected, Cherished, Shared)'가 15일 미국 워싱턴 D.C. 국립아시아예술박물관(National Museum of Asian Art)에서 개막한다.
국립아시아예술박물관 측은 미국 연방정부의 일시 업무 중지에 따른 임시 휴관으로 전시 개막일을 한 차례 연기했으나, 현지 시각 12일 연방정부 업무 재개로 특별전을 개막하게 됐다고 밝혔다.
국립아시아예술박물관은 미국 스미스소니언 산하 기관으로, 사업가이자 수집가인 찰스 랭 프리어가 아시아 미술품을 기증해 1923년 개관한 박물관이며 미국에서 가장 먼저 한국미술을 전시한 박물관으로 꼽힌다.
이번 전시는 미국과 영국의 한국실 거점 박물관에서 열리는 대규모 한국문화 특별전으로, 국립중앙박물관이 미국과 영국의 주요 박물관을 대상으로 추진해 온 '한국실 지원 사업'의 오랜 협력이 결실을 맺은 결과다.
전시에는 국립중앙박물관이 소장한 정선 '인왕제색도'를 비롯해 국보 7건과 보물 15건 등 총 172건 297점의 문화유산과 국립현대미술관이 소장한 박수근, 김환기 등 한국근현대미술 24점이 출품된다.
전시는 삼국시대부터 20세기에 이르기까지 수 세기에 걸친 한국미술의 창의성과 혁신을 보여주며, 총 10개의 주제로 구성된다.
조선시대 서원과 사랑방을 채웠던 책과 그림, 가구 등 다양한 수집품에서는 절제와 겸손을 미덕으로 삼았던 유학자들의 삶과 정신세계를 엿볼 수 있다.
이에 대비되는 화려한 왕실 미술에서는 조선 왕실의 역사와 전통 및 불교신앙이 드러난다. 이어 불교미술에서는 삼국시대의 금동불, 고려의 화려한 사경, 힘 있는 조선의 불화 등 한국의 역사를 관통하는 종교로서 불교의 생명력을 확인할 수 있다.
또한 고려청자부터 조선의 청화백자까지 경계를 넘나드는 다양한 수집품을 통해 한국 도자 기술의 발전 과정을 살필 수 있으며, 조선시대부터 근현대에 이르는 회화 작품에서는 한국미술의 변화와 흐름을 느낄 수 있다. 마지막으로 조선시대 책가도 병풍을 재해석한 공간에서 한국의 수집 전통을 되새기며 전시가 마무리된다.
이번 전시에서는 국립현대미술관이 수증한 이건희컬렉션 중에서도 전통을 넘어 격동의 20세기 한국의 역사를 반영하는 근·현대 대표 미술작품이 함께 출품된다.
박수근 '농악', 이응노 '구성', 김환기 '산울림' 등 거장의 작업을 비롯해 3.7m의 8폭 병풍 백남순 '낙원', 6.4m에 달하는 7폭 연작 김병기 '산악', 이상범 '금강산 14승경첩', 변관식 '금강산 구룡폭' 등 근현대 걸작, 박래현 '작품', 박생광 '무속3' 등 새로운 매체와 실험의 노력을 보여주는 작가들의 작업 등 24점을 선보인다.
또한 국외 전시에서 처음으로 전시와 연계해 인왕제색도 부채와 조명, 고려청자와 달항아리 키링, 반가사유상 미니어처 등 국립박물관문화재단의 인기 문화상품 뮷즈도 함께 선보일 예정이다.
이번 전시는 내년 2월 1일 폐막 후, 3월 7일부터 7월 5일까지 시카고박물관(Art Institute of Chicago)에서 다시 열린다. 이후 전시는 대서양을 건너 영국 런던의 영국박물관(British Museum)으로 이동해 9월 10일부터 2027년 1월 10일까지 개최될 예정이다.
유홍준 국립중앙박물관장은 "이번 전시가 K-컬쳐의 원류로서 한국문화의 창의성과 예술성이 전 세계인들에게 널리 전달되기를 기대한다"며 "문화유산을 통해 한국의 역사와 정신, 시대를 초월한 미적 가치가 세계인과 소통하는 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성희 국립현대미술관장은 "한국의 문화와 미술이 전통에 뿌리를 두면서도, 역사적 다양성과 혼성성을 포용하는 새로운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음을 보여주는 뜻 깊은 전시"라며, "국립중앙박물관과 국립현대미술관 두 국가기관이 힘을 합쳐 워싱턴 D.C.와 시카고에 이어 런던까지 한국 문화예술을 해외 곳곳으로 펼쳐 보일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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