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새벽 베트남 호치민시 중심부는 평소와 달리 수만 명 '러너'들의 숨소리와 응원 함성으로 가득 찼다. '테크콤뱅크 호치민시 국제 마라톤'은 동남아시아에서 가장 상징적인 도시 마라톤. 올해도 이 대회가 베트남 최대 도시의 아침을 뜨겁게 달궜다.
이번 대회에는 전 세계에서 모여든 마라토너 2만명이 참가했다. 지난해 1만8천명, 2023년 1만5천명에 이어 처음으로 참가자 2만명 고지를 넘었다. 단일 도시 마라톤으로는 베트남 최대 규모다.
풀코스는 오전 3시 30분, 어둠이 채 걷히지 않은 시간에 가장 먼저 출발했다. 이어 하프·10㎞·5㎞ 순으로 레이스가 이어졌다. 코스는 베트남 전쟁 시기의 흔적이 남아 있는 역사 랜드마크와 프랑스 식민지 시기 건축물, 활기찬 재래시장, 그리고 사이공강 스카이라인까지 호치민시의 대표 구간을 촘촘히 관통했다.
평소 차량으로 붐비는 도심을 전면 통제하고 달리는 건 흔치 않은 기회. 그런 만큼 참가자들은 각자 카메라와 스마트워치를 들고 자신만의 '사이공 기록'을 남기며 레이스에 몰입했다. 길가에서는 시민들이 북을 두드리고 깃발을 흔들며 러너들을 응원했다. 곳곳에서 등장한 라이브 밴드와 전통 공연팀이 축제 분위기를 한층 끌어올렸다.
국내에서는 '안동 마라톤' 우승자들이 모두 참가해 눈길을 끌었다. 올해 안동 마라톤은 풀·하프 코스 남녀 1위 선수에게 이번 대회의 참가비와 경비 전액을 지원했다. 이건희(풀코스 남자 1위)씨와 박평식·문선미(하프 남녀 1위)씨는 풀코스, 김은아(풀코스 여자 1위)씨는 하프코스에 출전해 국제 대회 열기를 몸으로 느꼈다. 특히 김은아씨는 하프코스 3위를 차지하며 상금 450만동(한화 25만원정도)을 받기도 했다.
대회 전날인 6일엔 대회 스폰서들이 대회장 인근에서 박람회를 열고 자사 제품을 홍보했다. 선수들은 이곳에서 배번과 경기 패키지를 수령했다. 이 행사장에도 2만명이 넘는 인파가 몰리며 사실상 또 하나의 축제가 됐다.
대회 조직위는 "호치민시는 마라톤을 통해 도시의 활기와 다문화적 매력을 세계에 보여줄 수 있다"며 "내년에는 더 다양한 국제 참가자를 유치해 규모를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베트남 호치민에서 전종훈 기자 apple@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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