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중기 특별검사팀이 29일 김건희 여사 관련 의혹을 지난 180일간 수사한 결과를 발표하며 "김 여사에 의해 대한민국의 공적 시스템이 크게 무너졌다"고 강조했다.
특검팀은 최종 수사결과 발표에서 "현재까지 밝혀진 바에 의하면 김 여사는 대통령 배우자 신분을 이용해 고가 금품을 쉽게 수수하고, 현대판 매관매직이라 부를 수 있을 정도로 각종 인사와 공천에 폭넓게 개입했다"고 설명했다.
민중기 특별검사는 수사 개시 배경에 대해 "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를 둘러싼 각종 의혹이 장기간 사회적 논란이 됐음에도 제대로 된 수사나 의혹 해소가 이뤄지지 않은 상황에서 특검법이 국회를 통과했다"고 밝혔다.
이에 "각종 의혹의 진상을 규명해야 한다는 역사적 사명감을 갖고 180일간 최선을 다했다"고도 덧붙였다.
또한 민 특별검사는 수사 대상인 모든 의혹을 들여다보되, 객관적 증거에 따라 드러나는 실체만 밝히는 '증거를 따라가는 수사'를 지향했음을 재차 강조했다.
민중기 특별검사의 개괄적인 브리핑이 끝난 이후, 각 수사팀의 개별 성과 발표가 이어졌다. 특검팀은 활동기간 김건희 여사,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 한학자 통일교 총재 등 20명을 구속하고, 76명을 재판에 넘겼다.
우선 특검팀은 장기간 사회적 논란이 된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을 종결한 것을 주요 성과로 내세웠다.
해당 사건은 지난 2020년 4월부터 검찰에서 수사가 개시됐지만, 김 여사는 지난해 7월 제3의 장소에서 '출장 조사'만 한 차례 받은 뒤 10월 무혐의 처분된 바 있다.
하지만 서울고검의 재수사와 특검팀 수사 과정에서 김 여사 목소리가 담긴 녹취파일 등 '스모킹 건'이 확보됐고, 결국 김 여사는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구속기소됐다.
특검팀은 "각종 고가 금품 수수를 규명한 점도 의미가 있다"고 자평했다.
검찰은 김 여사가 최재영 목사로부터 디올 가방을 받는 모습이 영상으로 확인됐음에도, 지난해 김 여사를 불기소 처분하며 논란을 자초했다. 반면 특검팀은 김 여사를 특가법상 알선수재 혐의로, 최 목사를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로 각각 재판에 넘겼다.
이와 관련 특검팀은 "최 목사를 새롭게 조사하고 사실관계와 법리를 재검토했다"고 부연했다.
특검 수사를 통해 김 여사가 한학자 통일교 총재 등으로부터 교단 지원 청탁 명목으로 샤넬 가방과 그라프 목걸이를, 이봉관 서희건설 회장으로부터 사위 인사청탁 명목으로 명품 귀금속을, 이배용 전 국가교육위원장으로부터 인사 청탁 명목으로 금거북이를 받은 사실 또한 드러났다.
아울러 특검은 김 여사가 로봇개 사업가 서성빈씨로부터 사업상 도움 명목으로 명품 시계를 받고, 김상민 전 부장검사로부터 공천 청탁과 함께 이우환 화백의 그림을 받아낸 사실역시 파악했다.
김기현 국민의힘 의원 부부가 김 여사의 지원에 힘입어 지난 2023년 당대표로 당선된 답례로, 로저비비에 가방을 전달한 혐의도 밝혀졌다.
특검팀은 "영부인이 대통령 권력을 등에 업고 부정부패의 전형인 매관매직을 일삼으면서 국가 시스템을 무너뜨리고도 대통령의 비호 아래 처벌받지 않았으나, 철저한 수사로 그 실체가 밝혀졌다"고 스스로 평가했다.
특검팀은 명태균 여론조사 수수 의혹에 대해 "윤 전 대통령과 김 여사가 여론조사를 무상으로 수수한 행위가 정치자금을 기부받은 행위에 해당하는 점을 밝혀 이들과 명씨를 정치자금법 위반죄로 기소했다"고 언급했다.
건진법사·통일교 청탁 의혹은 "통일교가 윤석열 정부에 각종 청탁을 하고 국가의 인적, 물적 자원이 동원돼 청탁의 대부분이 실현됐다"며 "그에 대한 보답으로 통일교에서 대선 및 당대표 선거에 개입해 헌법상 정교분리 원칙과 민주주의의 근간인 선거의 공정성을 훼손한 전형적인 정교유착 사건"이라고 지적했다.
관저이전 특혜 의혹을 두고선 "김 여사의 요구를 전달받은 고위 공무원들이 '여사님 업체'인 21그램이 무자격업체임에도 관저 공사를 시공하게 하는 특혜를 준 사실을 규명했다"고 전했다.
양평고속도로 노선 변경 의혹과 관련해선 "국가의 근간인 도로망 건설계획이 대통령직인수위원회의 노선 변경 지시에 의해 합리적 이유 없이 변경됐음을 규명했다"고 설명했고, 양평공흥지구 개발특혜 의혹에 대해선 "지역 권력형 카르텔 범죄라는 사실을 밝혀냈다"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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