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은 공무원·군인·사립학교 교직원 등을 제외한 전 국민을 대상으로 실시하는 공적연금(公的年金) 제도이다. 소득이 있을 때 조금씩 보험료를 납부하여 모아 두었다가 노인이 되거나 갑작스러운 사고·질병으로 사망 또는 장애를 입어 벌이가 중단될 경우 본인이나 유족에게 연금을 지급함으로써 기본 생활을 유지할 수 있도록 한다.
국민연금은 정부가 직접 운영하는 소득보장제도이지만, 사실상 국민 개개인의 사유재산(私有財産)이다. 특히 초고령 사회에 접어든 한국의 경우 서민들은 노후 생활의 마지막 버팀목으로 국민연금에 크게 의존한다. 부실화는 국민 노후(老後) 파탄으로 이어진다. 그래서 정부는 '국민의 재산을 지키고 키우는 것'을 1천500조원 규모 국민연금 운영의 핵심 가치로 삼아야 한다.
기괴(奇怪)한 일이 벌어졌다. 국민연금 기금운영위원회는 지난 26일 국내 투자를 확대하기로 한 논의 과정을 '국민연금법 제103조의 2'를 빌미로 2030년까지 공개하지 않기로 했다. 격론(激論)이 오고 간 것이 알려졌다. 국민을 속이고 국민에게 숨겨야 할 뭔가가 벌어졌다는 의구심이 생겨나는 것은 자연스럽다.
국민연금이 환율(換率) 안정을 위해 국내 주식 목표 비중을 올린 것과 더불어 외화(外貨)를 미리 사두는 '외화 선조달' 규모를 2배로 늘렸다고 전해졌다. 외화채권 발행까지 검토한다는 소식이다. '코스피 5,000 돌파'를 업적으로 자랑하는 이재명 정부가 국민의 재산인 국민연금을 '정권 편의적으로 이용한다'는 비판이 제기될 수 있는 대목이다.
외화 선조달은 달러가 저렴할 때 분산 매수하면 조달 비용을 줄일 수 있다. 반면에 비싼 달러를 환율 안정을 위해 고가에 매입할 경우 그 손해(損害)는 모두 국민들의 몫이 된다. 국민연금은 환율 안정을 위한 '정권 쌈짓돈'이 결코 아니다. 국민연금이 외화채권을 발행할 경우 금리는 연 4%대로 형성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200억달러를 조달하는 데 이자비용만 연 8억달러에 이른다. 역시 이것 모두 국민들이 부담(負擔)해야 할 몫이다.
기금운영위에서 왜 격론이 벌어졌고, 왜 그 구체적 내용을 4년간이나 봉인(封印)하려는지 추론이 가능해진다. "국민이 그렇게 가벼운가?"를 질문하지 않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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