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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국정원의 군 감시 허용, 군이 잠재적 반란 집단이라는 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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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원의 군사기지 출입 권한을 명시(明示)하는 '안보침해 범죄 및 활동 등에 관한 대응업무규정'(대통령령) 개정령안이 입법 예고됐다. 개정안은 국정원이 내란·외환·반란 등의 정보를 수집하기 위해 군사기지 출입을 요청할 경우 지체 없이 협조해야 한다는 근거를 명문화하고 있다. 국정원이 '12·3 비상계엄' 사태 당시 법적 근거 미비로 계엄·내란 정보 수집과 대응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는 지적에 따른 조처다. 현행 국정원법에도 내란·외환·반란죄에 대한 정보 수집 권한이 있지만 하위 법령에 '출입 권한'이 명시돼 있지 않아 관련 정보 수집을 못 했다는 것이다.

군사기지는 고도(高度)의 보안이 요구되는 구역이다. 국정원 출입이 상시화되거나 과도해질 경우 군사 기밀이 필요 이상으로 노출될 우려가 있다. 정보 수집을 명목으로 군부대를 출입하며 군인뿐 아니라 관련 민간인에 대한 정보까지 수집할 경우 과거 문제가 됐던 정보기관의 정치 개입이나 사찰 논란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 비판 세력 감시 용도로 악용될 여지도 없지 않다.

'언제든 반란을 일으킬 수 있으니 정보기관이 감시해야 한다'는 전제가 깔린 만큼 군을 '잠재적 반란 집단'으로 보는 부정적인 시각이 생기는 것도 문제다. 군의 사기와 명예를 실추(失墜)시키고, '군 위의 국정원' 구도를 형성해 군의 자율성 침해, 정치적 중립성 훼손, 나아가 권력 균형도 깨뜨릴 수 있다. 12·3 계엄이 특수한 경우임에도 군 전체를 감시 대상으로 제도화하는 것은 과도하다는 지적도 있다.

개정안은 비대(肥大)해진 국정원 권한이 군까지 뻗치는 빌미가 될 수 있어 신중을 기해야 한다. 더군다나 정보기관의 군 내 사조직 관리, 정치 개입 등 어두운 역사가 있었던 만큼 '군 길들이기' '정권의 군 장악력 강화' 의도가 있는 것 아니냐는 의심도 살 수 있다. 우리나라는 계엄과 정보기관에 대한 불안·공포·집단적 트라우마를 가지고 있다. 비상식적인 계엄을 바로잡는다면서 정보기관을 통해 똑같이 비상식적인 방식으로 대응해선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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