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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정부 R&D 연구비 늑장 지급, 이래서야 국가 경쟁력 높일 수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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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연구개발(R&D) 사업 연구비 지급 지연이 갈수록 길어지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박성준 의원이 한국연구재단으로부터 제출받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소관 R&D 사업 자료에 따르면 최근 5년간 연구 개시 이후(공고 단위 기준) 연구비 늑장 지급 평균 일수는 2021년 27.6일, 2022년 37.6일, 2023년 40일, 2024년 41.3일, 2025년 52.3일이었다. 2019년 이후 지난해까지 949개 과제 중 지급일이 늦어진 과제는 전체의 93.4%에 달했고, 최장 지연 사례는 무려 158일이나 됐다.

이쯤 되면 정부 R&D 연구비의 지급 지연은 관행(慣行)이 되어버린 셈이다. 물론 연구비가 개시일에 맞춰 소급 지급되기 때문에 제도상 금전적 손실은 발생하지 않는다. 하지만 선지급을 지원하는 일부 대학 등을 제외하면 연구자가 개인 자금으로 연구비를 먼저 부담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 정부 R&D 사업이 원활하게 진행되고, 국가 경쟁력을 높이는 데 크게 기여할 것이라는 기대를 갖는다는 것은 어불성설(語不成說)이다.

정부의 고민도 이해는 된다. 연구비 지급이 늦어지는 이유는 협약 체결이 지연되거나 행정 처리 절차가 늦는 경우, 평가 일정이 지연되는 경우, 협약이 체결된 이후에도 각 부처끼리 사업을 둘러싼 논의가 이어지면서 지급이 늦어지는 경우 등 다양하기 때문이다. 정부 R&D 예산 규모가 커지고 과제 수가 급증하면서 관리 인력을 충분히 확보하지 못해 행정 부담(行政負擔)이 가중되는 문제점 또한 있을 것이다.

그러나 행정적 편의에 따라 본말(本末)이 바뀌는 것은 무능과 무책임의 결과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첨단 연구와 기술 개발을 통한 글로벌 경쟁력 확보는 국가와 국민의 생존·발전을 위한 필수적 조건이며, 이 분야에서 국가 R&D의 역할은 더욱 강조되고 있다. 치열한 글로벌 경쟁 환경을 고려하면 정부 중심의 행정 편의주의를 과감하게 타파(打破)하고 연구자 중심의 연구 지원 시스템 재정비(再整備)에 적극 나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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