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28일부터 사흘간 2·28 민주화운동과 3·1운동을 기리는 연휴가 이어지는 가운데 역사적 발자취를 간직한 대구의 항거 현장들이 방문객을 기다린다. 격동의 시대마다 분출된 시민 정신이 깃든 공간을 직접 걸어보며 그 의미를 되새길 수 있는 기회다.
주요 민주·항일역사와 관련한 현장들은 대중교통을 이용하면 2시간 안팎으로 대부분 둘러볼 수 있는만큼 이번 연휴에 방문하기 좋은 곳들을 소개한다.
◆지역 곳곳 울려퍼진 '3·1 만세'
일제강점기 대구에서 결성된 '조선국권회복단'과 '광복회'는 국내 항일 독립운동의 선구적 단체다. 대구는 이러한 대표적 항일 독립단체가 가장 먼저 뿌리를 내린 지역으로, 국내 독립운동의 상징적 공간으로 자리매김해 왔다.
매일신문은 삼일절 107주년을 맞아 독립운동의 성지로 불리는 대구에서 역사의 흔적을 좇아 그 발자취를 되짚어본다.
중구에 있는 3·1만세운동길은 1919년 3월 8일 대구 학생들이 일본 순사의 감시를 피해 만세운동 현장으로 향하던 계단을 보존한 역사 공간이다. 모두 90개의 계단으로 이뤄져 '90계단'으로도 불린다. 벽면에는 태극기 형상과 함께 대구 지역 독립운동의 전개 과정을 소개하는 안내물이 설치돼 있어, 당시 울려 퍼졌던 만세 함성을 되새겨볼 수 있다.
계산성당 방면으로 100m 남짓한 거리에는 일제 저항시인으로 독립선언문을 배포하며 많은 참여자를 모았던 이상화 선생의 고택을 만나볼 수 있다. 2008년 조성된 이상화 고택은 우국정신과 문학적 업적을 계승하는 교육의 장으로 지역민들은 물론 많은 이들의 발길을 끌고 있다.
3·1운동 당시 주요 지도자들의 회합 공간인 '대구 교남 YMCA회관'도 눈길을 끈다. YMCA회관은 교남기독교청년회가 조직돼 민족정신 교육을 실시했고 3·1운동을 펼쳐나갔다. 특히 1910년대 건축 양식을 간직했다는 점에서 2013년 국가지정 문화재로 등록되기도 했다.
중구 삼덕교회로 향하면 이육사 시인 등이 수감됐던 대구형무소 역사관이 나온다. 일제강점기 투옥됐던 독립투사들의 숨결이 남은 곳으로 역사교육과 애국심 함양을 위해 지난해 2월 조성됐다. 1년간 방문자 수만 1만여명에 달하는 만큼 역사 체험 공간으로 안착하고 있다.
이후 도보로 8분 남짓 걸으면 대구에서 시작된 국채보상운동을 기리는 기념관이 모습을 드러낸다. 주권 회복을 향한 전 국민의 자발적 애국운동을 기념하고 그 정신을 계승하기 위해 2011년 건립됐다. 같은 공간에 들어선 국채보상운동 기념도서관에서는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된 관련 기록물도 살펴볼 수 있다.
동구에도 독립운동을 기리는 공간이 즐비하다. 먼저 국립신암선열공원은 대구·경북 출신의 독립운동가 52분이 잠들어 있는 국내 유일의 독립유공자 전용 국립묘지다. 도심 속 추모 공간에다 역사학습의 장으로도 의미가 크다.
망우공원에 있는 조양회관도 눈여겨볼 만하다. 광복회 대구시지부가 들어선 곳이기도 한 조양회관은 애국지사의 영정과 윤봉길 의사, 도산 안창호 선생의 어록 등 독립운동 관련 각종 사진과 자료를 직접 볼 수 있다.
◆ 민주화 출발 2·28, 학교·공원 등지
1945년 해방 이후 대구는 민주화 중심에 섰다. 1960년 2월 28일은 3·15 대선을 앞두고 대구 고교 학생들이 자유당 정권의 불의에 항거해 시위가 일어난 날이다. 이날 시위는 이승만 정권을 무너뜨리는 도화선이 됐다.
66주기가 된 2·28 민주운동의 흔적은 대구에 고스란히 남아있다. 경북고와 대구여고 등 당시 시위에 참여했던 7개 고교에는 조형물이 세워져 재학생들이 자연스럽게 역사를 마주하도록 하고 있다. 교문을 나섰던 선배들의 결단을 기억하는 공간으로 기능하며, 민주주의의 가치를 되새기는 교육 현장으로도 활용되고 있다.
중구 만남의 거리로 불리는 2·28기념중앙공원에는 그날의 함성과 숨결을 되새기게 하는 상징물들이 자리하고 있다. 학생들의 용기와 분노, 시대를 향한 질문을 풀어낸 김윤식 시인의 '아직은 체념할 수 없는 까닭은' 시비가 세워져 방문객들의 발길을 멈추게 한다.
이와 함께 공원 한편에는 2·28정신을 노래로 기리기 위해 세워진 노래비도 조성돼 있다. 지역 언론계와 경제계를 비롯한 각계 인사들이 뜻을 모아 마련한 건립 후원금으로 세워진 상징물이다. 시민의 힘으로 세워진 이 공간은 단순한 기념 조형물을 넘어, 2·28이 특정 세대의 기억에 머무르지 않고 오늘의 가치로 이어지고 있음을 보여주는 장소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달서구 두류공원에 들어서면 하늘을 향해 우뚝 솟은 2·28기념탑이 가장 먼저 시선을 붙든다. 자유와 정의를 외치며 교문을 나섰던 학생들의 결단을 기리기 위해 애초 명덕로터리에 세워졌던 이 탑은, 보다 상징적인 공간에서 시민과 함께 호흡하도록 하자는 취지에 따라 1990년 2월 28일 두류공원으로 옮겨졌다.
독립운동과 2·28민주운동 행사 주간을 맞아 지역에는 다양한 행사도 펼쳐진다. 대구YMCA는 오는 27일 3·1만세운동 대구전야행사를 개최한다고 밝혔다. 같은 날 2·28민주운동 기념사업회도 시민과 함께하는 문화축전을 진행한다.
김종술 대구지방보훈청장은 "연휴를 맞아 시민들이 대구의 독립운동 유적지를 찾아 선열들의 숭고한 희생과 나라사랑 정신을 되새기고, 역사적 장소를 둘러본 뒤 일상에서도 보훈의 의미를 자연스럽게 느끼는 시간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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