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윤철 재정경제부 장관은 8일 이란 전쟁과 맞물린 기름값 폭등과 관련, "공동체를 해하는 폭리 요금은 근절해야 한다"면서 "상식과 통념에 맞는 수준으로 가격이 결정될 수 있도록 단호히 대응하겠다"고 했다. 이틀 전 "불법을 자행하며 국민 경제 질서를 어지럽히는 악덕(惡德) 기업들에 콩 심은 데 콩 나고 팥 심은 데 팥 난다는 진리를 깨우치게 하겠다"고 한 이재명 대통령의 으름장과 같은 맥락이다.
그도 그럴 것이 가격이 오른 원유가 우리나라에 도착하기도 전에 기름값이 순식간에 폭등하면서 평균가격 2천원대에 육박하게 된 것을 소비자(消費者)인 국민들은 납득하기 어렵다. 정유사들의 국내 공급 가격이 싱가포르 원유 현물시장과 연동되기 때문이라는 업계의 설명 역시, 원유 가격이 하락할 때 '늦장 인하'하던 업계의 행태로 미뤄볼 때 설득력(說得力)이 약하다.
석유 가격 추가 상승을 예상한 주유소 업주들의 재고 확보와 수익 보전을 위한 선제적 가격 인상(引上)에다, 불안감에 쫓긴 소비자 수요(需要)가 급증하면서 일부 주유소들이 가격을 크게 올린 것이 맞물려 가격 급등을 불러왔다는 분석이 합리적이다.
그런데 중동산 원유 의존도가 한국(70%)보다 높은 일본(95%)의 주유소 가격 상승은 오히려 우리의 10분의 1 수준이다. 일본의 '사재기 수요'가 없는 것은 일본인이 한국인보다 착해서 그런 것이 아니다. 일본 정부는 국제 유가가 일정 수준을 넘으면 정유사에 직접 보조금(補助金)을 줘서 주유소 가격이 급등하지 않도록 관리하고 있다. '내일도 기름값은 안정적일 것'이라는 믿음이 이란 전쟁에도 불구하고 일본 석유 시장의 안정(安定)을 가져온 셈이다.
이재명 정부의 강력 조치 위협이 일시적으로 기름값 안정에 기여할 수는 있겠지만 부작용(副作用)을 누적시켜 장기적인 효과를 기대하긴 어렵다. 시장을 왜곡시키지 않으면서 소비자의 부담을 낮출 수 있는 정책과 이에 대한 국민의 믿음만이 에너지 위기를 극복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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