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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터로 보는 세상] 같은 '부족' 다른 이유… 대구경북 문화생활 격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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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월 22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와 LG 트윈스의 시범경기에서 관중석이 팬들로 가득 차 있다. 연합뉴스
지난 3월 22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와 LG 트윈스의 시범경기에서 관중석이 팬들로 가득 차 있다. 연합뉴스

사람은 일하고 먹고 자는 것만으로 살아갈 수 없다. 삶의 균형과 만족을 위해서는 적당한 문화생활이 필수다. 국가는 이를 보장하기 위해 '문화가 있는 날'을 운영하고, 공연장과 문화시설을 확충하는 등 다양한 정책을 펼치고 있다.

그 노력에 힘입어, 대구·경북지역 시·도민들은 충분한 문화생활을 누리게 됐을까. 국가통계포털(KOSIS)에 공개된 2025 문화여가활동, 문화여가자원 통계를 바탕으로 그 실태를 들여다봤다.

◆ 낮은 문화 경험 비율

조사 결과, 지난 2025년 평균 문화예술·스포츠 관람 경험률은 57.7%로 나타났다. 관람 경험이 있는 국민은 연간 평균 7.1회를 관람했다.

대구는 관람 경험률은 51.9%로 전국 평균보다 낮았다. 다만 평균 관람 횟수는 7.3회로 오히려 전국 평균을 웃돌았다. 관람하는 사람들의 '충성도'가 높은 구조다.

경상북도는 관람 경험률은 48.5%, 평균 관람 횟수 6.1회로 모두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 특히 관람 횟수는 전국 최하위 수준에 머물렀다.

◆ 영화·스포츠 강세, 콘텐츠 편중 뚜렷

대구·경북 지역민이 가장 많이 찾은 문화 콘텐츠는 영화였다. 대구는 관람 경험률 73%, 연평균 4.0회였고, 경북은 76.8%, 연평균 3.7회로 나타났다. 특히 경북은 영화 비중이 높아 문화 소비가 특정 분야에 집중되는 경향을 보였다.

비교적 대구는 스포츠 경기 관람에서 강세를 보였다. 관람률이 35.2%로 전국 평균(28.5%)을 크게 웃돌았고, 특히 남성의 경우 47.7%가 스포츠 경기를 관람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북은 박물관 관람률이 29.0%로 전국 평균(27.2%)보다 높았다. 전통·전시 중심의 문화 향유 성향이 상대적으로 강한 것으로 해석된다.

대구시립국악단 한국무용팀 부채춤. 대구문화예술진흥원 제공.
대구시립국악단 한국무용팀 부채춤. 대구문화예술진흥원 제공.

◆ 공연예술은 여전히 문턱 높아

반면 공연예술 분야에서는 대구·경북 모두 약세를 보였다. 무용 관람률은 전국 평균 2.4%에 비해 대구 1.5%, 경북 1.3%에 그쳤다.

연극·뮤지컬 역시 대구는 16.5%로 전국 평균(20.8%)보다 낮았고, 서울(27.8%)이나 세종(24.5%)과 비교하면 격차가 뚜렷했다. 음악회·콘서트 관람률도 대구는 26.3%로 전국 평균(30.4%)보다 낮았다.

경북은 스포츠 경기 관람에서도 약세를 보였다. 관람률 21.2%로 전국 평균에 못 미쳤고, 인접한 대구와 비교해도 14%p 이상 차이를 보였다.

◆ 만족도 낮은 이유는 달라

비교적 낮은 평균 관람 경험률과 마찬가지로, 대구경북의 여가생활 만족도 역시 전국 평균을 밑돌았다. '매우 만족' 응답률은 전국 평균이 11.5%인 반면, 대구는 8.3%, 경북은 6.9%에 그치며 모두 하위권에 머물렀다. 특히 대구는 '불만족' 응답률도 19.1%로 전국 평균(15.9%)보다 높게 나타났다.

그 이유도 데이터를 바탕으로 추측해볼 수 있다. 지난 2024년 기준 대구의 인구 10만 명당 문화기반시설 수는 4.5개로 전국 평균(6.5개)에 크게 못 미친다. 실제로 '여가시설 부족'을 불만족 이유로 꼽은 비율도 3.1%로 전국 평균(2.1%)보다 높았다.

경북은 상황이 다르다. 인구 10만 명당 문화기반시설 수가 9.0개로 전국 평균을 웃돌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가시설 부족으로 인한 불만족도는 2.6%로 전국 평균(2.1%)보다 높았다. 시설의 수는 충분하더라도, 시설의 지리적 접근성이나 공연 콘텐츠의 질적 수준이 시민들의 요구를 충족하지 못하고 있다는 의미다.

특히 경북은 여가 불만족 이유로 '건강 및 체력 부족'을 꼽은 비율이 24.9%에 달했다. 전국(16.3%)과 대구(17.0%)보다 크게 높은 수치다. 고령화 등 지역적 특성이 문화 향유 방식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수치만 놓고 보면, 대구와 경북 모두 문화생활의 관람률과 만족도가 낮은 지역으로 읽힌다. 하지만 그 속사정은 달랐다. 이제 필요한 건 획일적인 확충이 아니라, 데이터가 보여준 차이를 바탕으로 한 맞춤형 대책이다.

더 가까운 곳에, 더 다양한 콘텐츠를, 더 많은 사람이 부담없이 누릴 수 있도록 세세한 접근이 필요하다. 문화생활이 일부가 아닌 누구에게나 열려 있는 '일상'이 될 때, 비로소 살기 좋은 도시로 불릴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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