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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풍-이용호] 조희대의 죗값?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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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호 영남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이용호 영남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조국(祖國)이 자유민주주의를 근간으로 한 대한민국, 잘 먹고 잘사는 대한민국, 강한 대한민국이 되었으면 좋겠다. 후손들이 선배 세대를 존경할 수 있게 말이다. 이러한 위대한 대한민국으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국민은 깨어 있어야 하고, 지도자는 애국 애족(愛國愛族)의 마음가짐을 견지해야 한다.

중국 춘추(春秋)시대 제(齊)나라의 임금 경공(景公)과 재상 안영(晏嬰) 간의 '일일삼과'(一日三過)라는 고사(故事)가 있다. 이는 목숨을 건 안영의 충성심을 칭송하는 이야기이지만, 현대적 관점에서 보면 신하의 간언(諫言)에 귀를 기울였던 경공 또한 예사롭지 않다. 하루에 세 차례나 자신의 허물을 지적하는 안영을 기꺼이 가까이에 둔 '열린 마음' 덕분에, 경공은 제나라를 부흥시킨 훌륭한 지도자로 거듭날 수 있었다.

호르무즈 해협으로부터 분출되는 공포가 전 세계를 짙은 안개 속으로 밀어 넣는 이때에, 대한민국은 이른바 '사법 개혁 3법'으로 또 다른 몸살을 앓고 있다. 이 가운데 특히 법왜곡죄(형법 제123조의2)의 시행은 '사법부 무력화(無力化)'의 신호탄이 될 수도 있어 우려스럽다.

법을 잘못 적용한 자를 처벌하자는 법왜곡죄는 일면 그럴듯해 보이기는 한다. 예컨대 잘못된 법 적용으로 인해 억울하게 옥살이를 한 경우, 그 관련자에게 아무런 책임을 묻지 않는다면, 오히려 그것이 정의에 부합(附合)하지 않는다고 비난할 수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법왜곡죄의 신설은 얻는 이익보다 잃는 것이 훨씬 커 보인다.

그 규정의 모호성은 '명확성의 원칙'에 반하고, 특정인에 대한 소급 적용 여부를 둘러싼 논란도 그 규범성을 떨어뜨린다. 결국 법왜곡죄의 신설은 사법 시스템을 위축시킴으로써 인간미가 배제된 재판 절차를 반복하도록 만들 것이고, 종국적으로 그 피해가 힘없는 국민에게 고스란히 돌아갈 것이다. 사회적 약자 편에 서서 법을 집행해 왔던 프랭크 카프리오(Frank Caprio) 판사, "내 법복 아래에는 판사의 배지가 아니라 인간의 마음이 있다"라고 외친 그분의 삶이 옳다고 믿는다.

공교롭게도 법왜곡죄의 첫 번째 고발 대상이 사법부의 수장인 조희대 대법원장이다. 조희대의 죗값은 무엇인가? 2025년 5월 1일 대법원 전원합의체가 이재명 전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의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에 대해 유죄 취지로 파기환송(破棄還送)을 결정하였다. 조희대 대법원장의 죗값은 그 파기환송의 대가인가, 아니면 파기자판(破棄自判)을 할 용기가 없었기 때문에 묻는 죄인가. 미래의 권력 판도를 읽지 못한 정치력이 모자라서 지은 죄인가. 제나라 경공과 같은 지도자라면 어떻게 했을까? 머지않아 이러한 죄를 신설해야 하는 시대가 올지도 모른다. 권력의 눈 밖에 나지 않으려고 노력하지 않은 죄.

이재명 대통령은 국민 전체의 대통령으로서의 소임을 여러 차례 강조하였다. 대통령의 말과 행동이 일치되길 진심으로 소망한다. 지도자가 국가와 국민을 곧은 길로 이끌 수 있도록 깨어 있는 국민의 박수와 견제가 필요하다.

서진(西晋)의 좌사(左思)가 쓴 영사시(詠史詩)의 일부이다. "천 길 높은 산언덕에서 옷의 먼지를 털고(振衣千仞岡·진의천인강), 만 리를 휘감아 흐르는 강물에 발을 씻는다(濯足萬里流·탁족만리류)." 대한민국의 미래 100년을 위해서 '振衣千仞岡, 濯足萬里流'와 같은 당당한 기개(氣槪)를 겸비한 지도자를 하루속히 만날 수 있기를 소망한다.

이용호 영남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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