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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양성필] 대구 유휴지 '전통문화예술 메카'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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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성필 전 대구시립국악단 악장 /한국실용국악협회 회장 /국악풍류방 수오제 대표

양성필 전 대구시립국악단 악장
양성필 전 대구시립국악단 악장

대구는 유네스코 음악창의도시이자 뿌리 깊은 영남 소리의 본향이다. 하지만 화려한 명성에 비해 우리 전통문화의 현주소는 초라하다. 현재 대구에는 대구콘서트하우스, 대구오페라하우스, 대구문화예술회관 등 서양 음악과 다목적 공연장은 도심 곳곳에 포진해 있다. 그러나 대구시립국악단을 비롯해 1천여 명에 달하는 국악 전공자들이 마음 놓고 연습하고 공연할 '국악 전용 극장'은 단 한 곳도 없다. 서양 예술 전용 인프라 대비 국악 인프라 비중은 사실상 '0%'에 가깝다. 장르 간 비대칭은 지역 문화 생태계를 왜곡하고 국악 전공자들의 역외 유출을 가속화하는 주범이다.

차기 대구 시정은 도시의 유휴 공간을 재해석하고, 예술인의 삶을 지탱할 적극적인 정책을 펼쳐야 한다.

첫째, 대구의 뿌리이자 역사적 성지인 '달성공원'을 'K-전통문화 랜드마크'로 탈바꿈시켜야 한다. 대구의 상징이자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토성인 달성공원은 국악당 건립의 최적지다. 동물원이 이전하고 남은 유휴 부지에 전통과 현대가 어우러진 국악 전용 공연장과 한국식 정원 조성, 문화재 전수관 등 전통문화예술의 집결지로 대구전통문화예술공원을 조성해야 한다. 대구의 역사성과 예술성, 서문시장, 근대골목투어 등이 결합된 독보적인 관광 자원이 될 것이다. 이는 서구화된 대형 공연장들과는 차별화된 대구만이 가질 수 있는 '전통의 현대적 자산화'의 시작이다. 현재 추진되고 있는 사업의 재검토를 소망한다.

둘째, 2순위 대안으로 '경북도청 후적지'를 전통과 현대의 융합 거점으로 삼아야 한다. 달성공원이 역사적 상징성이 있다면 산격동 도청 부지는 압도적인 도심 접근성과 확장성을 갖춘 곳이다. 이곳은 국악과 디지털 기술이 결합한 'K-컬처 인큐베이팅'의 산실로 적합하다. 1천여 명에 달하는 지역의 전통예술 전공자들이 마음 놓고 연습하고 콘텐츠를 생산할 수 있는 현대적 인프라를 구축해야 한다. 젊은 층과 관광객이 발길을 멈추지 않는 '살아있는 전통예술의 메카'로 조성하고 다양한 상설 공연을 통해 예술인들이 정당한 수익을 창출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 예술인 기회소득을 넘어 스스로 가치를 생산할 수 있는 '터전'을 제공하는 것이 지자체의 역할이다.

셋째, 실질적 전통예술인 일자리 정책이 필요하다. 국악은 단순히 듣는 음악을 넘어 춤, 소리, 연희가 어우러지는 '판'의 예술이다. 서양 클래식이나 대중음악이 철저히 관람 중심이라면 국악은 시민이 직접 추임새를 넣고 어우러지는 '참여와 교육'에 특화되어 있다. 대구 130여 개 읍·면·동에 리더 국악 예술사를 배치하고 다양한 장르의 전통예술 공연과 교육이 있는 정기적인 프로그램을 추진해 참여 예술인에게는 500개 이상의 안정적인 공공 일자리를 제공하고 시민들에게는 고품격 전통문화 복지를 돌려주어야 한다.

문화는 한 도시의 품격이며 전통은 박물관에 박제된 유산이 아니라 동시대 시민과 호흡하며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살아있는 에너지여야 한다. 전통예술공원에 울려 퍼질 우리 소리는 대구의 정체성을 바로 세우는 일이며, '1동 1국악사'는 전통예술인이 시민의 삶 속에서 존중받으며 일하는 도시를 만드는 지름길이다. 차기 대구시정이 문화가 밥이 되고, 전통이 힘이 되는 대구의 미래를 과감히 선택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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