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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고부-김수용] 세계국채지수(WGB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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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용 논설실장
김수용 논설실장

4월 1일부터 한국 국채(國債)가 세계 3대 채권지수 중 하나인 세계국채지수(WGBI)에 정식으로 편입된다. 경제사에 한 획을 긋는 이정표라며 반기지만 중동 분쟁으로 인한 고유가와 1천500원을 넘어선 환율 탓에 체감경기가 얼어붙은 일상과는 거리가 먼 이야기처럼 들린다. 그렇더라도 WGBI 편입은 수차례 도전과 좌절 끝에 얻어낸 값진 성과임에 틀림없다.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 처음 편입을 시도했으나, 까다로운 진입 장벽에 가로막혀 고배(苦杯)를 마셨다. '선진국 클럽'에 들어가고자 부단히 노력했지만 번번이 "한국 경제의 체급은 선진국인데, 금융 제도는 아직 멀었다"는 냉정한 평가에 가로막혔다. 그러나 정부와 금융권은 포기하지 않고 외국인 투자자 등록제 폐지, 외환시장 개장 시간 연장 등 규제를 없애며 끈질기게 문을 두드려 결국 승인을 얻어냈다.

WGBI는 세계에서 가장 안전하고 신뢰할 만한 나라들의 국채만 모아 놓은 지수다. 여기에 포함됨에 따라 전 세계 대형 투자자들은 우리 국채를 일정 비율 꾸준히 사들여야 한다. 향후 8개월간 70조~90조원에 달하는 외국인 자금이 유입(流入)될 전망이다. 환율 급등으로 수입 물가가 치솟고 장바구니 물가까지 위협받는 상황에서 달러가 대거 유입되면, 원화 가치 방어 효과를 거둘 수 있다. 투자자들이 우리 국채를 대거 사들이면 국채 금리는 내려가고, 시중은행의 대출 금리도 떨어져 가계 이자 부담을 덜 수 있다. 0.1%의 금리 차이가 국가 전체로는 수조원의 비용 절감으로 이어지게 된다.

그러나 장밋빛 전망만 있는 것은 아니다. 안전자산 선호로 글로벌 달러 강세 기조가 이어진다면 효과는 제한적이다. 글로벌 금리 상승과 자금 이동, 환율 변동 등으로 WGBI 추종(追從) 자금 자체가 줄면서 국내 유입 자금도 예상보다 줄어들 수 있다. 글로벌 경제 위기가 닥치면 아무리 우량 자산이라도 외국인 자금이 한꺼번에 빠져나갈 위험(변동성)도 있다. WGBI 편입은 '선진국 수준의 책임'을 요구한다. 우리 국채는 전 세계 투자자들이 24시간 감시하는 투명한 유리창 안에 놓이게 됐다. 정부가 나랏빚을 방만하게 관리하거나 정책적 불확실성이 커지면 과거보다 더 민감하게 세계 자본이 반응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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