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어오는 봄 바람을 느끼면서 수면 위를 걷는 듯한 산책의 즐거움을 만끽할 수 있는 경북 칠곡군 '동명지 수변생태공원'.
동명지 수변생태공원은 분홍빛 벚꽃비가 내린 후, 짙고 싱그러운 생명력을 뿜내는 연녹색의 녹음이 다시 여행객을 반기고 있다.
주말이면 많은 관광객들이 몰리면서 대구경북 핫플레이스로 자리잡았다.
저수지 둘레길을 도는 산책길과 야간 경관 조명, 각종 편의시설도 잘 구비돼 있다.
동명지 수변생태공원을 둘러본 뒤 인근에 있는 가산산성도 가볼 만 하다.
칠곡군 가산면에 자리한 가산산성은 조선시대에 산골짜기를 이용하여 쌓은 석성이다. 삼중으로 쌓아 올린 조선시대의 지혜를 들여다 볼 수 있다.
특히 가산바위 정상에서는 대구광역시 전경이 한눈에 들어오며, 바위 위 깊이 파인 구멍에는 도선대사의 전설이 서려 있어 또 다른 매력을 느낄 수 있다.
가족, 연인의 손을 잡고 완연한 봄의 정취를 만끽하고 싶다면 이번 주말에는 칠곡으로 발걸음을 옮겨 보는 건 어떨까?
자연과 역사가 어우러진 칠곡의 봄나들이 명소, 동명지 수변생태공원과 가산산성을 소개한다. 화창한 날씨과 푸르른 녹음이 반기고 있는 지금 칠곡으로 여행을 떠나보자.
◆둘레길 전 구간 개통으로 산책길 명소
팔공산 초입에 있는 동명지 수변생태공원은 팔공산 자락 아래 펼쳐진 수변형 생태공원으로 봄날의 여유를 즐기기에 더할 나위 없는 곳이다.
겨울의 무채색을 벗어던진 동명지 주변은 이제 막 돋아난 연두빛 잎들로 보는 것만으로도 힐링되는 편안함을 선사한다.
칠곡군 동명면에 위치한 동명지 수변생태공원은 1961년 농업용수 공급을 목적으로 축조된 인공 저수지였던 곳이지만, 칠곡군이 자연 친화적 생태공원으로 조성한 공간이다.
수면 위에 떠 있는 듯한 데크형 부잔교와 주탑 형식의 현수교가 저수지를 따라 순환하는 산책로를 이루며 색다른 풍경을 연출한다.
야간에는 조명이 더해져 환상적인 분위기를 연출하며, 자연 친화적인 생태연못과 체험시설은 가족 단위 방문객에게 편안한 휴식과 즐거움을 제공한다.
잘 정돈된 산책로를 따라 걸으며 맑은 공기와 풍경을 만끽할 수 있다.
지친 일상에서 벗어나 자연이 주는 해방감을 맛보고 싶다면 탁 트인 뷰가 일품인 동명지 수변생태공원을 느릿느릿 걸어보는 것도 좋을 듯하다.
칠곡군은 올 1월 동명지 수변생태공원 둘레길 전 구간을 개통했다.
그동안 낙석 위험으로 끊겨 있던 500m가량 구간이 정비되면서 이제는 저수지를 따라 한 바퀴를 도는 순환형 산책이 가능해졌다.
총 길이 3㎞ 정도의 둘레길은 완만한 경사로 조성돼 남녀노소 누구나 부담없이 걸을 수 있으며, 천천히 걸어도 1시간 내외면 충분히 돌아볼 수 있다.
특히 2025년 7월에 조성된 '칠곡할매 시화 홍보거리'는 한글을 배우신 지역 어르신들이 직접 쓴 글과 시를 바탕으로 조성된 공간으로 소박하지만 깊은 울림을 전하며 방문객들에게 따뜻한 감동을 선사한다.
낮에는 잔잔한 물결과 숲의 풍경이 어우러진 여유를, 밤에는 조명이 더해진 낭만적인 야경을 즐길 수 있어 가족, 연인들이 많이 찾고 있다.
김재욱 칠곡군수는 "동명지 수변생태공원 둘레길은 안전한 보행 환경을 바탕으로 일상 속에서 편히 찾을 수 있는 휴식 공간으로 가꿔 나가겠다"면서 "칠곡의 또 다른 랜드마크로 각광을 받고 있다"고 자랑했다.
그렇지만 이렇게 아름다운 동명지에 수몰민의 애환이 잠겨있다.
1960년때쯤 동명지를 만들면서 30여 가구가 수몰됐다. 30여 가구는 동명지 아래 마을로 이주해 삶을 이어오고 있다.
이 마을 주민들은 "동명지가 없었더라면 용수를 얻을 수도 없고 농사도 못 지었다. 지금 생각하면 생존을 위한 선택이었다"며 40년 전을 회고했다.
◆역사의 숨결을 따라 걷는 성곽길…가산산성 진남문
동명지 수변생태공원에서 멀지 않은 곳에 위치한 가산산성은 칠곡군의 역사를 상징하는 소중한 국가유산이기도 하다.
특히 가산산성의 남쪽 정문인 진남문은 봄철 성곽을 따라 돋아난 철쭉과 나무들로 어우러져 고즈넉하면서도 웅장함을 보여준다.
가산산성은 임진왜란(1592년)과 병자호란(1636년)을 겪은 후 외적의 침입에 대비하기 위해 내성·중성·외성의 3중성으로 축성된 석축산성으로 독특한 구조를 나타낸다.
하지만 역사의 아이러니로 산성 축성 이후로 한 차례의 외세의 침입을 받지 않았고, 1950년 한국전쟁 당시 국군, 유엔군과 북한군 간의 피비린내 나는 전투가 가산 골짜기마다 벌어진 곳이다.
가산산성은 해발 902m의 팔공산 가산 줄기에 위치해 있어 무더운 여름날에도 기온이 3~4도가 낮아 등산객들도 많이 찾고 있다.
완만한 탐방로를 따라 동문과 관아터, 중성문을 지나 정상 부근 가산바위(가암 架巖)까지 오르면 사방이 확 트여 대구 시내 전경은 물론이고 저 멀리 낙동강과 황학산 산줄기도 한 눈에 내려다 볼 수 있다.
가산산성은 험준한 자연지세를 이용한 조선 후기 축성기법을 보여 주는 대표적인 산성으로 한양도성 다음으로 규모가 큰 것으로 알려졌다.
진남문을 지나 성곽길을 따라 걷다 보면 벚꽃이 떨어진 자리에 피어난 야생화와 울창한 숲이 방문객을 맞이한다.
흩날리는 꽃잎을 맞으며 구불구불 산자락 휘감아 도는 산성길을 걸으면 계절의 정취를 한껏 느낄 수 있다.
팔공산 가산산성지구 탐방지원센터에서 동문과 가산봉을 지나 중문을 거쳐 가산바위까지 이어지는 등산 코스는 험준하면서도 탁 트인 경치를 선사한다.
칠곡은 단순히 스쳐 지나가는 곳이 아니라 그 곳이 품은 이야기와 자연의 생명력을 느낄 수 있는 곳이다.
벚꽃의 화려함은 짧게 지나갔지만 동명지 수변생태공원과 가산산성의 푸르름을 지금부터 오롯이 즐길 수 있는 특별한 추억을 만들어 보길 추천한다.
▶인근 가볼만한 곳과 맛집
▷송림사=동명지 수변생태공원과 지척 거리에 있는 전통사찰이다. 544년(신라 건원 9년) 창건됐다. 1092년(고려 선종 9년) 대각국사 의천이 중창했다. 13세기 몽골의 침입으로 폐허기 됐다. 1597년(조선 선조 30년)과 1858년(조선 철종 9년) 두 차례 중창했다. 보물로 지정된 오층전탑이 볼거리다. 통일신라시대 것으로 추정되며, 현존하는 우리나라 전탑 중 가장 세련된 전탑으로 꼽힌다.
▷호반=브런치 레스토랑이다. 동명지 수변생태공원을 한 눈에 볼 수 있는 곳이다. 수제함박 스테이크와 양송이 크림스프, 모짜렐라 셀러드 등 품격 있는 메뉴를 즐 길 수 있다. 치즈가 듬뿍 들어간 콤비네이션 피자도 많이 찾는다.
▷팔공산 웰빙 부추마을=직접 재배한 팔공산 청정부추로 요리하는 맛있는 맛집으로 유명하다. 저렴한 가격에 부추전한넙띠기, 촌두부, 부추잡채에 동동주 한 되라면 딱이다. 자리가 없을 정도로 인기가 있는 곳이다. 부추잡채는 무조건 주문.
▷소문난 손칼국수=가게 밖은 투박해 보이지만 자리에 앉았을 때 자연뷰가 최고이다. 옛날 칼국수, 들깨 칼국수가 히트 상품이다. 청양부추전과 파전, 미나리전, 배추전, 호박전 등을 계절별로 저렴한 가격에 맛 볼 수 있다.
▷못마루한우가든=한우 갈비살과 안창살만 판다. 된장찌개도 명물이다.
매일신문 전병용 기자 yong126@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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