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중동 전쟁 장기화 여파로 한국 경제의 하방 압력이 커지고 있다고 공식 진단하며 경기 인식이 다시 급격히 냉각됐다.
17일 재정경제부가 발표한 '경제동향(그린북) 4월호'에 따르면 정부는 "중동 전쟁에 따른 지정학적 리스크 확대로 경기 하방위험이 증대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지난달 '증대될 우려'에서 한 단계 더 나아간 표현이다. 두 달 연속 부정적 진단이다.
정부의 경기 인식은 지난해 하반기 이후 완만한 회복 기대를 반영해왔다. 지난해 7월 '소비심리 개선'을 언급한 데 이어 8월에는 '긍정 신호 강화'를 포함했다. 9월부터 연말까지는 '상반기 부진에서 벗어나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올해 초까지도 비슷한 흐름이 이어졌다. 그러나 지난달 들어 하방 위험을 다시 언급한 뒤 이달에는 위험이 현실화하는 국면으로 판단을 바꿨다.
배경에는 중동발 지정학 리스크가 자리한다. 정부는 반도체 중심 수출 호조와 내수 개선 흐름에도 불구하고 전쟁 영향으로 소비와 기업 심리가 둔화하고 있다고 봤다. 여기에 국제유가 상승이 물가를 자극하며 민생 부담을 키우는 점을 주요 위험 요인으로 지목했다.
실물지표는 엇갈린다. 지난 2월 전산업 생산은 전월 대비 2.5%, 1년 전 같은 기간에 비해 0.5% 증가했다. 지난달 수출은 반도체·컴퓨터·무선통신 호조에 힘입어 전년 동월 대비 49.2% 급증했다. 외형상 회복 흐름은 유지된 모습이다.
반면 물가 압력은 다시 커졌다. 3월 소비자물가는 2.2% 상승해 전달보다 상승 폭이 확대됐다. 특히 석유류 가격은 9.9% 급등했다. 중동 전쟁이 에너지 가격을 자극한 영향이다. 체감 물가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는 구조다.
대외 여건도 녹록지 않다. 정부는 중동 전쟁과 주요국 관세 조치로 통상 환경이 악화하면서 국제금융시장과 에너지 가격 변동성이 확대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교역과 성장 둔화 가능성도 함께 제기했다.
정부는 대응 수위를 유지하겠다는 입장이다. 재경부는 "중동 전쟁 영향 최소화를 위해 비상경제 대응체계를 유지하면서 상황 변화 및 부문별 영향을 면밀히 모니터링할 것"이라며 "추경 신속 집행 및 현장애로에도 적극 대응하겠다"고 강조했다.
다만 수출 호조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내수와 물가를 동시에 관리해야 하는 과제가 남았다. 외부 충격에 취약한 구조를 개선하지 못할 경우 경기 하방 압력은 장기화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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