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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반도체 착시 속 잠재성장률 붕괴, 정부는 단기 경기 부양에 매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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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1분기 성장률이 기대를 웃도는 1.7%를 기록하자 주요 투자은행들은 연간 전망치를 2.9~3.0%로 높였다. 그러나 경제 기초체력인 잠재성장률은 정반대다. 경제협력개발기구는 잠재성장률이 2024년 1.92%에서 2025년 1.71%, 2026년 1.57%로 떨어질 것으로 본다. 15년째 하락세다. 1분기 성장률 반등은 지난해 저성장에 따른 기저 효과(基底效果), 반도체 특수(特需), 원화 약세에 따른 수출 호조 등 일시적 요인의 결과다. 경제 체질은 오히려 나빠졌고 잠재성장률은 위태롭다. 생산가능인구 감소, 자본 축적 둔화, 건설·설비투자 위축에다 서비스업 등의 낮은 생산성이 발목을 잡는다. 한국의 잠재성장률은 2023년 처음 미국에 뒤진 후 격차가 커지고 있다.

산업 구조가 뒤처지면 성장은 언제든 주저앉는다. 2007년 휴대전화 시장 점유율 40%를 웃돌던 노키아가 스마트폰 전환에 실패한 뒤 2013년 휴대폰 사업을 매각하자 핀란드의 GDP 성장률은 -8%까지 급락했고 실업률도 치솟았다. 한국도 반도체가 흔들릴 경우 대체(代替)할 산업 기반이 충분한지 점검해야 한다. 이재명 정부는 잠재성장률 반등을 핵심 과제로 제시하며 반도체·방산·바이오·인공지능(AI) 등 전략산업 지원과 정책금융 확대, 확장 재정을 병행한다. 그러나 경기 부양에 집중돼 잠재성장률을 끌어올릴 노동·생산성·자본 구조를 바꾸기에는 매우 부족하다.

성장 능력 복원을 위한 구조개혁은 늦출 수 없다. 서비스업 생산성 제고를 위해 분야별로 규모의 경제나 맞춤형 구조조정을 단행해야 한다. 반도체를 잇는 새로운 축, 가령 방위산업과 소프트웨어, AI 기반 산업의 육성도 시급하다. 고령층, 여성, 청년의 경제활동 참여를 높이지 않고서는 노동 감소를 보완할 수 없다. 반짝 성장은 오히려 구조적 문제를 방치하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 한국 경제는 성장하는 게 아니라 특정 산업의 성장에 도취(陶醉)돼 있다. 단기 결과를 자랑할 때가 아니다. 지속적인 성장을 담보할 수 있는 잠재 역량을 확보하는 데 집중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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