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상장지수펀드(ETF) 시장이 '400조 시대'를 열며 투자 지형의 중심축으로 떠올랐다. 연초 이후 자금 유입이 폭발적으로 늘어난 가운데, 국내 증시 강세에 힘입어 한국 주식에 투자하는 ETF 규모가 미국 투자 상품을 앞지르는 '역전 현상'까지 나타났다. 거래대금과 투자자 참여도 역시 빠르게 확대되며 ETF가 국내 증시 내 개인·외국인 자금의 핵심 투자 수단으로 자리 잡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2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국내 ETF 시장의 총 순자산총액은 27일 기준 427조4658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말 297조1401억원보다 130조원 이상(43.86%) 늘어난 수치며 최근 한 달(3월 27일~4월 27일) 동안에만 14.73% 증가했다.
같은 기간 ETF 시장의 일평균 거래대금은 17조4177억원으로 유가증권시장(코스피) 전체 일평균 거래대금(61조3508억원) 대비 비중은 28.39%에 달했다. 또한 지난해 일평균 거래대금(5조4917억원)보다는 3배 넘게 급증했다. ETF가 '국민 재테크' 수단의 중심으로 자리 잡은 셈이다.
이에 코스피 전체 시가총액(5421조5542억원) 대비 ETF 비중은 7.88%로 나타났으며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개인과 외국인 투자자 중심의 매수세가 집중됐다. 개인은 올해 들어 34조9849억원을 순매수했으며 외국인은 2조4746억원어치를 사들였다. 반면 기관은 39조466억원의 매도 우위를 보였다.
연초 이후 가장 많은 자금이 유입된 종목은 삼성자산운용의 'KODEX 코스닥150'으로 4조3667억원이 들어왔다. 그 뒤를 ▲미래에셋자산운용 'TIGER 반도체TOP10(3조2465억원)' ▲TIGER 미국S&P500(2조8169억원) ▲KODEX 200(2조2212억원) 등이 이었다.
특히 국내 증시가 올해 들어 글로벌 증시 대비 빠르게 치솟자 한국에 투자하는 상위 10개 ETF의 순자산액이 미국에 투자하는 종목들을 뛰어넘기도 했다. 코스콤 ETF 체크에 따르면 한국에 투자하는 상위 10개 종목들의 순자산액은 88조4479억원에 달했지만, 미국 투자 종목들의 순자산액은 61조7810억원이었다.
순자산총액 기준 상위 종목들의 순위 변화도 감지됐다. 27일 기준 1위 ETF는 코스피200 지수를 추종하는 'KODEX 200', 순자산액은 222조2500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말까지는 미국 증시에 투자하는 'TIGER 미국S&P500'이 12조7410억원으로 1위, 'KODEX 200'이 11조6968억원으로 2위였지만, 약 4개월여 만에 순위가 뒤집혔다.
순자산액 기준 상위 15개 종목들을 살펴보면 한국에 투자하는 종목은 ▲KODEX 200 ▲TIGER 반도체TOP10 ▲TIGER 200 ▲KODEX 레버리지 ▲KODEX 200TR ▲KODEX 코스닥 150 ▲KODEX 반도체 ▲TIGER MSCI Korea TR ▲KODEX 코스닥150레버리지 등 9개였다. 반면 미국 투자 ETF는 ▲TIGER 미국S&P500 ▲TIGER 미국나스닥100 ▲KODEX 미국S&P500 ▲KODEX 미국나스닥100 등 4개에 그쳤다.
수익률 측면에서도 국내 증시에 투자하는 종목들의 강세가 두드러졌다. 레버리지·인버스를 제외한 정방향 1배 ETF 중 연초 이후 수익률이 가장 높은 종목은 'TIGER 코리아원자력'으로 162.76% 상승했다. 한화자산운용의 'PLUS 태양광&ESS'도 147.52% 올랐으며 KODEX 건설(141.31%), 신한자산운용 'SOL 한국원자력 SMR(137.74%)' 등이 뒤를 이었다.
미국에 투자하는 종목의 경우 KB자산운용의 '미국AI테크액티브'가 52.66%로 가장 많이 올랐고 KODEX 미국AI전력핵심인프라(52.60%), TIGER 미국필라델피아반도체나스닥(49.88%), SOL 미국AI반도체칩메이커(34.87%) 순으로 나타났다.
오광영 신영증권 연구원은 "최근 국내 증시는 이란 전쟁의 여파로 높은 변동성이 나타났는데, 투자자들은 주로 ETF를 통해 저가매수에 대응했다"며 "동학개미 운동 이후 개인 투자자들이 국내 주식 투자에 대거 뛰어들면서 지난해부터 국내 주식형 펀드로의 자금 유입도 증가했는데, 투자자들은 투자의 편리성과 투명성 등을 갖춘 ETF를 적극 활용해 투자에 나서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국내 주식형 ETF는 연초 이후 3월까지 누적 순유입액이 32조8000억원에 달해 종전 역대 최대였던 2025년의 연간 유입액 18조8000억원을 이미 넘어서는 사상 최대 규모를 기록하고 있다"며 "지난 20일 기준 국내 주식형 펀드 전체 순자산총액(215조3000억원) 중 국내 주식형 ETF(152조5000억원)가 차지하는 비중은 70.8%로 국내 주식형 펀드 대비 2배 이상 큰 것으로 나타났다"고 부연했다.
시장에서는 향후 ETF 시장이 더욱 가파르게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미 가장 기본적인 투자처로 자리 잡은 데다 새로운 유형의 ETF 출시, 정부의 규제 개선 등의 지원으로 다양한 ETF가 출시가 전망돼서다.
정부는 최근 자본시장법 시행령 개정안의 국무회의 의결을 통해 국내 우량주식 기초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를 허용해 이르면 오는 22일 신규 상장된다. 또한 금융당국은 현재 70% 이상으로 된 액티브 ETF의 기초지수 복제율 규제 개선 등을 검토하고 있다.
김인식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국내 단일종목 레버리지·인버스 ETF 도입 허용은 단순히 ETF 상품 수 확대에 그친다기 보다 단일종목에 대한 전술형, 커버드콜 등 옵션 결합형과 같이 세분화된 전략 상품으로 외연 확장을 가져오는 발돋움으로 해석된다"며 "정책 변경 효과는 단기 자금 유입 이벤트 만으로 해석하기보다 국내 ETF 시장의 성장 경로 변화로 봐야 하며 해외 성장주 레버리지 투자로 향하던 일부 투자 수요의 환류 가능성과 운용사들의 구조화 상품 개발 경쟁, 파생상품 거래 활성화까지 고려하면 파급효과는 확대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댓글 많은 뉴스
보수 분열 끝내야 여야 균형 정치 이룬다
명문대 공대→대기업 개발자 관두고 '버스기사?'…이런 청년 수두룩 [커버스토리]
추경호 vs 김부겸 빅매치…투표함 열기 전에는 모른다
국민의힘 대구시장 후보에 추경호…與 김부겸과 맞대결
김부겸 "대구로페이 2배 확대…자영업자 병가 지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