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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협치보다 속도' 강조한 국회의장, 국회가 행정부 뒤처리 기관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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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2대 국회 후반기 국회의장에 사실상 당선된 조정식(63)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행보가 우려스럽다.(국회 표결이 남아 있으나 민주당이 다수당임) 조 후보는 의장 후보 선출을 위한 민주당 내 경선 과정에서 '친명(친이재명) 코드'를 내세웠고, "협치보다 속도" "원 구성 협상 안 되면 민주당에 다 줘 버리겠다" 등 대야(對野) 강경 입장을 강조했다. 후보로 확정된 후에는 "이재명 정부의 성공과 주권자인 국민을 떠받드는 국회가 될 수 있도록 혼신의 힘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국회법은 국회의장에 선출된 사람은 당적(黨籍)을 버리고 무소속이 되도록 한다. 이는 의장이 특정 정당이나 정부의 이해관계를 넘어 국회 전체를 대표해야 한다는 헌법적 요구라고 할 수 있다. 그런 점에서 조 후보가 '친명' 코드와 대야 강경 노선을 강조해온 점은 매우 우려스럽다. 22대 국회 전반기(우원식 의장)보다 22대 후반기 국회가 더 심하게 정부·여당 편으로 기울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국회의장은 본회의 개의 여부, 안건 상정, 토론 진행, 질서 유지 등 막강한 권한을 가진다. 의장이 특정 진영(陣營)의 이해에 따라 의사(議事) 일정을 조정하거나 상대 진영의 발언 기회를 제한한다면 국회는 토론과 협치의 장이 아니라 정치적 힘겨루기의 공간으로 변질된다. 특히 의장이 대통령과 가깝고 정부와 여당 입장에서 국회를 운영한다면 행정부에 대한 국회의 견제는커녕 '삼권분립' 취지가 훼손된다. 민주주의는 단순히 숫자의 논리가 아니라 타협과 협의를 통해 운영되는 체제인데, 의장이 편파적일 경우 민주주의 가치를 무너뜨리는 역할을 하는 셈이다.

국회 운영에서 다수당 폭주·의장 편파 등 공정성이 무너질 경우 소수당은 장외 투쟁이나 물리적 충돌에 의존하게 되고, 국민들의 국회와 정치에 대한 불신은 심화(深化)된다. 국회의장에게 요구되는 중립성은 인간적 덕목(德目)이 아니라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한 제도적 안전장치이다. 조정식 후보는 민주주의 본질을 파괴했다는 비판을 받지 않도록 취임 후 스스로 강력히 절제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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