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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 가고 월세 온다… 거래 3건 중 2건이 월세 [데이터로 보는 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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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상공에서 바라본 도심 아파트 단지.매일신문DB
대구 상공에서 바라본 도심 아파트 단지.매일신문DB

임차인은 월세 부담을 줄이고, 집주인은 목돈을 손에 쥘 수 있다. 이 두 가지 장점을 기반으로, 전세는 오랜 기간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임대 형태로 자리 잡아왔다. 그러나 이제 그것도 옛말일까. 최근에는 월세 거래가 빠르게 늘어나며 전세의 입지가 흔들리고 있다.

한때 당연하게 여겨지던 전세는 왜 힘을 잃고 있을까. 최근 5년간 대구의 임대차 거래 흐름을 통해 변화를 들여다봤다.

◆ 전세 대신 월세 택했다

법원 등기정보광장을 통해, 최근 5년간 대구에서 확정일자를 받은 임대 거래 중 전·월세 비중을 분석했다.

대구 지역의 전월세 거래 수 자체는 늘어나는 추세였다. 지난 2021년 거래량은 6만2천180건에서 2025년 7만7천974건으로 늘었다. 전세 거래량은 2022년을 정점으로 매년 감소하고 있으나, 월세 거래량이 매년 가파르게 증가하며 전체 임대차 거래 규모를 키우는 모양새다.

대구의 경우 월세 비중은 2021년 약 50.3%에서 2025년 약 65.8%까지 가파르게 상승했다. 2021년에는 전세 거래가 3만911건, 월세가 3만1천261건으로 거의 대등한 수준이었다. 2024년까지도 월세 비중은 57.8%으로, 4년간 증가율은 고작 7% 수준이었다.

상황이 반전된 건 2025년이었다. 월세 비중은 65.8%로 크게 상승해, 임대 거래 3건 중 2건이 월세였다. 실제로 맺어진 거래는 5만1천288건에 달했다.

◆ 무너지는 전세 신뢰

월세 거래의 증가는 전국적 흐름이다. 월세 비중은 2021년 약 42.8%에서 2025년 약 62.8%로 지난 5년간 약 20%p 급증했다. ▷울산 ▷대전 ▷제주와 같은 주요 특광역시는 월세 비중이 70~80%대에 육박하며, 전세 소멸 단계에 접어들고 있다.

전세 소멸의 이유로는 전세사기 두려움, 전세금 증가 등이 꼽힌다. 특히 2022년 말 '빌라왕 사기'가 소멸을 가속화시켰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는 무자본으로 임차인에게 받은 전세보증금으로 다른 빌라를 사고, 그 집에 또 임차인을 들여 새 주택을 구매하는 방식의 사기 수법이다.

서울의 한 부동산중개업소 앞에 붙은 매물 안내문. 연합뉴스 제공.
서울의 한 부동산중개업소 앞에 붙은 매물 안내문. 연합뉴스 제공.

◆ 지역마다 다른 월세 비중

대구 9개 구·군 별로 맺어진 월세 거래의 비중도 달랐다. 거래량이 100여 건에 불과한 군위군을 제외하고, 이들 거래를 분석해봤다. 조사 결과 월세 비중이 높은 곳은 남구 (76.6%), 달성군 (71.6%), 중구 (68.6%) 순이었다.

대구에서 월세 거래의 비중이 가장 낮은 곳은 수성구였다. 하지만 동시에 월세 비중이 가파르게 늘어난 장소로 꼽혔다. 2021년 수성구 월세 비중은 38.9%였지만 2025년 58.1%로 19.2%p나 증가했다. 월세 증가율이 가장 낮은 곳은 서구로, 5년간 13.3%p 증가하는 데 그쳤다.

◆ 보증금 흐름으로 본 전세 시장

대구 지역의 전세 시장은 어땠을까. 다른 지역에 비하면, 대구는 전세보증금이 저렴한 편이었다. 2025년 기준 서울의 평균 전세 보증금은 약 4억3천23만 원인 반면, 대구는 약 2억1천78만 원으로 서울의 절반 수준이다. 다른 특광역시와도 비교했을 때 보증금은 낮았다. 울산은 2억2천750만원, 부산은 2억1천992만원으로 집계됐다.

지난 5년간 전세보증금은 큰 변화를 맞지 않았다. 2021년 2억1천631만원에서 2025년 2억1천78만원으로 소폭 감소했다. 2023년에는 1억9천464만원으로 최저점을 찍기도 했다.

구·군별로는 전세보증금이 가장 크게 감소한 곳이 중구였다. 2억6천만원 선에서 3천700만원 가량 감소했다. 그 뒤를 이은 수성구의 경우 3억1천만원의 보증금을 자랑했으나, 2025년 2억9천만원 선으로 하락했다.

되려 서구와 군위, 남구는 전세 보증금이 상승한 지역으로 꼽혔다. 특히 서구의 경우 1억 513만원에서 1억 8천만원으로 보증금 상승액이 가장 큰 곳이다. 평리뉴타운 등 신축 아파트 늘어난 영향으로 추정됐다.

한때 '내 집 마련 전 단계'로 여겨질 만큼 익숙한 전세제도, 이대로 사라질지도 모른다. 지금의 흐름이 이어진다면, 일부 지역에서는 전세가 사실상 찾아보기 어려운 형태로 바뀔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시장의 변화는 이미 통계로 드러나고 있다. 주택 보유자와 임차인, 거래를 고민하는 시민들 역시 달라지는 흐름을 면밀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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