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전쟁 장기화에 따른 국제유가 급등, 환율 불안, 예상보다 강한 성장률 반등이 겹치면서 금리 인상이 가시화하고 있다. 국고채 금리는 발작(發作)에 가까울 정도로 치솟았다. 3년물 금리는 연 3.8%대에 육박하고, 미국과 일본 국채의 장기금리도 이른바 역대급 수준까지 올랐다. "금리 인상을 고민할 때가 됐다"는 한국은행 내부의 발언도 나왔다.
다가올 고금리 충격은 전례없는 방식으로 경제를 흔들 가능성이 크다. 수치와 다른 경제 이면의 취약한 고리를 흔들기 때문이다. 반도체 수출은 호황이고, 코스피는 급등세이며, 은행과 금융지주의 실적 전망도 사상 최고 수준이다. 그러나 화려한 숫자의 뒤에서 중소기업, 자영업자, 지방경제 체력이 급격히 무너지고 있다.
3개월 이상 원리금(元利金)을 못갚아 사실상 부실로 분류되는 대출인 은행권 고정이하여신(NPL)은 가파르게 상승 중이다. 중소기업 연체율은 대기업의 8배 이상이다. 일부 지방은행의 제조업과 도소매업 연체율은 코로나 위기 수준을 넘어섰다. 건설 생산 감소세는 1년 넘게 이어지고, 지방 미분양도 증가 흐름이다. 서민들은 "경제가 좋아졌다는데 왜 체감은 더 어렵냐"는 푸념을 쏟아낸다. 코로나 시기 저금리와 대출 만기 연장에 기대 버텨왔던 자영업·중소기업 대출의 만기가 돌아오고, 고유가와 고환율로 원자재 가격과 비용 부담은 급등했는데 내수는 가라앉았다.
한국은행 분석에 따르면 기준금리가 0.25%p(포인트)만 올라도 자영업자들의 연간 이자 부담은 약 1조8천억원 증가한다. 이들은 지역 상권의 고용주이고 소비자이며, 지방경제를 떠받치는 순환 고리다. 이들이 버티지 못하면 소비 위축과 폐업 급증, 지역 부동산 침체와 금융 부실 등이 한꺼번에 터져나온다. 지방선거를 앞두고 정부가 반도체·증시 중심의 긍정적인 지표만 강조하면서 서민·지방·중소기업의 체감경기 악화를 과소평가한다는 비판까지 제기되고 있다. 정부는 경제 약자들의 목소리를 무겁게 받아들여 보다 정교(精巧)한 내수·지역경제 대책을 내놔야 한다.










































댓글 많은 뉴스
"대체 누가 받는거냐"…고유가 지원금 기준에 자영업자 분통, 무슨일?
"삼성전자 없애버려야"…총파업 앞둔 노조 간부 '격앙 발언' 파장
역대 '보수의 심장'에 불어닥친 민주당…김부겸 '변화의 바람'
조국 "빨갱이·간첩 운운 여전"…5·18 맞아 강경 발언
李대통령 "무신사, '탁 치니 억 하고 말라'? 사람 탈 쓰고 이럴 수 있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