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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노트]"다들 경선 끝나고 갈아탔어"…전직 공무원들 선거판에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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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2부 윤영민 기자
사회2부 윤영민 기자

"모 국장은 어디 캠프 갔더만…"

"그 과장도 이번엔 저쪽 붙었다 카더라"

국민의힘 경선을 앞둔 어느 날 아침, 동네 목욕탕에서 자연스럽게 흘러나온 이야기다. 지방선거 철이 되면 군 단위 지역에서는 후보 공약이나 정책보다 전직 공무원들의 움직임이 입길에 오르는 일이 낯설지 않다. 누가 어느 캠프에 갔는지, 누구와 가까운지, 어느 라인이 움직이는 지가 지역 정치권에서는 일종의 판세 분석처럼 소비된다.

경선이 끝난 뒤 다시 들은 이야기는 더 노골적이었다.

"다들 경선 끝나고 갈아탔어"

군 단위 선거판에서는 특정 후보 캠프에 몸담았던 전직 공무원들이 경선 결과에 따라 빠르게 움직이는 경우를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한 후보 측에 있던 인사가 본선 국면에선 다른 후보 행사장에 모습을 드러내는 일도 드물지 않다. 지역 정치권에서 전직 공무원들의 선거 참여를 단순한 정치 성향으로만 해석하지 않는 이유다.

예천 등 군 단위 지역에서 전직 공무원의 영향력은 생각보다 크다. 읍·면장과 국·과장 등을 지내며 수십 년간 쌓은 인맥과 조직 경험이 선거판에서 그대로 작동하기 때문이다. 지역 규모가 작을수록 공직사회와 주민 사회는 긴밀하게 연결돼 있다. 누구는 동창이고, 누구는 선후배며, 누구는 같은 마을 사람이다. 선거철만 되면 이런 관계망이 자연스럽게 조직력으로 이어진다.

지역 정치권에서는 "기업이 거의 없는 군 단위 지역은 사실상 공무원 도시"라는 말까지 공공연하게 나온다. 안정적인 직장이 대부분 공공영역에 몰려 있고, 주민 상당수도 행정과 직간접적으로 연결돼 있다 보니 전·현직 공무원의 말 한마디가 지역 분위기에 적잖은 영향을 미친다.

문제는 이런 구조가 선거 이후에도 이어진다는 점이다. 전직 공무원이 지원한 후보가 단체장에 당선되면 지역 축제와 체육·농업·관광 관련 단체, 각종 협의체·자문기구 등에 지속적으로 관여하는 사례도 적지 않다. 이 과정에서 지역 유지와 사회단체, 현직 공무원 사회를 잇는 연결망은 더욱 공고해진다. 정치권 안팎에서는 이 같은 인적 네트워크가 결국 다음 선거의 조직력으로 다시 이어진다고 본다.

전직 공무원의 정치 참여를 무조건 부정적으로만 볼 수는 없다. 오랜 행정 경험과 현안 이해도를 바탕으로 정책 검증이나 공약 설계 과정에서 실질적인 도움을 주는 경우도 많다. 실제 후보 개인과의 친분이나 행정 능력을 보고 선거를 돕고, 당선 이후 필요할 때만 자문 역할을 하는 이들도 적지 않다.

다만 지방자치가 특정 인맥과 오래된 행정 라인 중심으로 반복되기보다, 지역 발전을 위한 정책 경쟁과 건강한 참여 문화로 이어지길 바라는 목소리도 크다. 선거철마다 반복되는 "누가 어느 캠프 갔다더라"는 이야기가 줄서기나 이해관계의 상징이 아니라, 지역 미래를 고민하는 경험과 전문성의 결합으로 받아들여지는 선거 문화가 자리 잡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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