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많은 사람들에게 미술 작품은 이해하기 힘들고 어렵게 느껴지는 걸까.
문화부 미술 담당 기자로 일하며 전시장에서 가끔 듣는 말이 있다. "이게 뭘 의미하는거야?", "이걸 어떻게 봐야 하지?", "뭔지 잘 모르겠어." 대부분은 추상미술이나 개념미술 작품을 앞에 둔 경우다.
그런 이들에게 얘기하고 싶은 건 간단하다. 그냥 귀로 음악을 흘려듣듯 자연스럽게 눈이 가는대로 작품을 볼 것. 복잡한 생각을 할 필요 없이 시선이 머무는 곳이 있다면 잠시 쉬어가고, 문득 떠오르는 기억이 있다면 잠시 눈을 감아도 괜찮다.
그렇게 조금 작품과 친해지고 나름의 취향이 생기면 그림을 그린 작가에 대해 궁금해지는 것이 다음 수순. 본격적으로 미술에 퐁당 빠지게 되는 것이 바로 이 때다. 캔버스 위 칠해진 물감 너머, 작가의 치열한 고민과 지난한 삶, 우직한 태도를 볼 수 있게 되면 작품에 대한 이해뿐 아니라 감동도 배가 되기 때문이다.
한국경제신문의 성수영 미술 담당 기자가 펴낸 '명화의 완성, 그때 그 사람'은 작품 너머 작가의 삶을 볼 수 있게 해주는 책이다. 쉽고 재미있게, 다양한 화가들의 인생과 명화에 담긴 얘기를 들려준다. 문화·예술 분야 인기 칼럼으로 꼽히는 '성수영의 그때 그 사람들'에 연재했던 글을 모으고 다듬어 펴낸 것으로, 벌써 네 권째다.
'명화의 탄생, 그때 그 사람', '명화의 발견, 그때 그 사람', '명화의 비밀, 그때 그 사람'의 뒤를 이어 선보이는 이번 책은 전작과 마찬가지로 연재 중인 칼럼의 글을 모아 새롭게 재정비하고 보강했으며, 마지막 권인만큼 더욱 풍성하게 화가들의 얘기를 선별해 담았다.
지은이는 한 화가의 인생을 세밀하게 들여다보면 자연스럽게 작품과 화풍, 시대, 나아가 인간 전반에 대해 잘 이해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말한다. 한 편의 드라마 같은 화가들의 삶의 얘기를 그는 차분하고 따뜻하게 들려준다.
특히 시리즈의 완결판 책답게, 미켈란젤로 메리시 다 카라바조, 렘브란트 판 레인, 파블로 피카소, 에드워드 호퍼, 프란시스코 데 고야처럼 이름만 들어도 대중들이 알만한 굵직한 화가들은 물론, 세간에 잘 알려지지 않았던 화가들까지 다채롭고 폭넓게 등장한다.
겉보기엔 이해하기 힘든 인생을 산 듯 보이지만 세상의 통념을 이기고 누구보다도 치열한 삶을 살았던 화가들(렘브란트 판 레인, 잔 로렌초 베르니니, 파블로 피카소)을 비롯해, 꽃다운 젊은 나이에 요절하고(장 프레데릭 바지유), 류마티스에 걸려서도 끝까지 붓을 놓지 않으며(앙리 에드몽 크로스), 생각지도 못한 거액의 복권에 당첨되는(아르망 기요맹) 등 예상치 못한 상황에서도 자신의 숙명을 받아들인 화가들의 파란만장하고 흥미진진한 여정이 펼쳐진다.
지은이는 자신이 써내려간 얘기가 최대한 많은 이들의 경험과 맞닿을 수 있게 하는 데 집중했다고 말했다. 카라바조나 피카소처럼 위대한 역작을 남긴 천재 예술가도 한 인간으로서는 졸작으로 취급 받는 순간도 있었다는 것, 시시킨이나 솔베르그처럼 온 세상이 알아주는 스타 예술가는 아니었지만, 끝까지 묵묵하게 자신만의 그림으로 행복과 평온을 선사한 화가들도 있었다는 것. 그러한 얘기들은 인간사의 희로애락을 넘어 한 인간에 대한 연민과 감동을 느끼게 하고, 작품을 좀 더 특별한 시선으로 바라볼 수 있도록 만든다.
책 '그때 그 사람' 시리즈는 얘기도 재밌지만, 무엇보다 유명 미술관의 전시 작품들을 책 한 권으로 충분히 즐길 수 있다는 게 묘미다. 풍부하고 선명한 컬러 이미지들이 페이지를 넘길 때마다 펼쳐진다. 또한 책 표지에 실은 피카소의 작품 '책 읽는 소녀'는 28일부터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리는 '디트로이트 미술관 걸작전' 전시에 포함돼있어, 눈여겨볼 만하다. 348쪽, 2만3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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