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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미국·EU발 관세 공세, 통상(通商) 비상 체제 서둘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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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힘겹게 타결(妥結)한 한미 관세 합의가 흔들릴 위기다. 미국 무역대표부(USTR)는 무역법 301조 조사 보고서에서 한국을 포함한 46개 경제권에 대해 강제 노동 문제를 이유로 12.5% 추가 관세 부과 방안을 제안했다. 과잉 생산에 대한 별도 조사도 진행 중이다. 지난해 한국은 3천500억달러 규모 대미 투자 계획을 제시해 상호 관세를 25%에서 15%로 낮췄다. 그러나 합의서 잉크가 마르기도 전에 새 관세 논란이 시작됐다. 유럽연합(EU) 움직임도 심상치 않다. EU는 다음 달부터 철강 무관세 수입 물량을 대폭 줄이고 초과 물량 관세를 50%로 인상할 예정이다. 한국 철강의 최대 수출 시장인 유럽마저 보호무역 장벽을 높이면 수출 중심의 한국 경제에 타격이 불가피하다.

통상 불확실성이 커질수록 자금 이탈 압력은 높아지고 환율과 금융시장 변동성도 높아진다. 원·달러 환율은 장중 1천560원을 돌파해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고를 기록했다. 외국인 투자자들의 국내 증시 순매도(純賣渡)도 이어지고 있다. 통상 리스크는 금융시장과 실물경제를 동시에 흔드는 위험 요인이다. 기업들이 가장 두려워하는 것은 높은 관세 자체가 아니라 예측할 수 없는 관세다. 오늘은 강제 노동, 내일은 과잉 생산, 모레는 탄소 배출이 새 명분이 될 수 있다. 통상 환경의 불확실성이 장기화할수록 그 비용은 결국 성장 둔화와 일자리 감소로 돌아온다.

이재명 대통령은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참석을 계기로 9일부터 브뤼셀에서 한-EU 정상회담을 가질 예정이다. EU 철강 규제 충격을 완화하고 한-EU 자유무역협정(FTA)의 의미를 재확인할 기회다. 미국과 EU는 서로 보호무역을 비판하면서도 자국 산업 앞에서는 통상 장벽을 높이고 있다. 대규모 투자 약속으로 얻어낸 관세 인하마저 새로운 규제로 잠식(蠶食)될 수 있는 시대다. 정부는 통상 협상, 공급망 재편, 수출시장 다변화, 외환시장 안정 대책을 하나의 전략으로 묶어야 한다. 통상은 성장과 투자, 일자리의 기반을 지키기 위한 국가 경쟁력의 핵심 과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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