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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격변하는 반도체 지도, 조용하기만 한 대구경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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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대규모 투자에 나서고, 정부는 '5극 3특' 구상을 내세워 수도권 일극(一極)을 넘어서는 국가 성장 전략을 추진한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설비투자·연구개발에 89조9천억원을 투입했는데, 세계 반도체 기업 중 최대다. SK하이닉스는 충북 청주에 19조원을 들여 첨단 패키징 공장을 건설한다. 호남권에선 첨단 패키징 공장, AI 데이터센터뿐 아니라 메모리 반도체 생산 팹(FAB) 유치까지 거론된다. 민형배 전남광주통합특별시장 당선인은 "기대를 넘어설 규모의 반도체 투자 계획이 준비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했고, 삼성전자 반도체 사장 출신 정은승 인수위원장은 "삼성 반도체의 혁신 DNA를 전남광주와 나누겠다"고 했다. 지역 국회의원들은 반도체 팹 유치 전략 토론회를 잇달아 열며 여론 형성과 정부 압박에 나섰다.

추경호 대구시장 당선인은 반도체 공장 유치를 공약으로 제시했고, 이철우 경북도지사도 AI·반도체 산업 육성과 반도체 자립 생태계 구축을 외쳤다. 그런데 반도체 전략 지도가 바뀌는 중차대한 시점에 대구경북의 존재감이 없다. 관련한 전략과 실행 계획, 지역 차원의 공동 대응도 보이지 않는다. 경북에는 울진 한울원전과 경주 월성원전 등 국내 가동 원전 26기 중 12기가 있다. AI 데이터센터와 첨단 반도체 공장의 막대한 전력 사용량을 감안(勘案)하면 누구도 따라올 수 없는 경쟁력이다. 구미 전자산업 기반과 포항 연구개발 역량까지 더하면 그야말로 최적지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최근 "전력도, 땅도, 사람도, 물도 다 갖춰져야 한다"고 말했다. 반도체 산업은 지방에 공장을 하나 더 짓는 문제가 아니다. 향후 20~30년 지역의 운명을 결정하는 문제다. 광주는 정치권과 함께 바삐 움직이고, 충청은 벌써 결과를 만들고 있다. 지금 대구경북에 필요한 것은 소외(疏外)를 걱정하는 목소리가 아니다. 보유한 강점을 국가 반도체 전략과 연결시킬 구체적 청사진조차 없다. 대구경북신공항 부지에 차라리 대규모 반도체 공장을 짓자고 외쳐야 할 만큼 절박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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