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졸중과 치매는 한번 발생하면 되돌리기 어렵다. 뇌세포는 한 번 손상되면 재생되지 않기에, 후유증은 환자 본인은 물론 가족 전체의 삶을 송두리째 바꿔놓는다. 그래서 뇌질환은 '치료'보다 '예방'이, 예방보다 '조기 발견'이 더 중요한 영역이다.
문제는 뇌혈관 질환과 치매가 상당히 진행될 때까지 별다른 증상을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뇌동맥류는 터지기 전까지 대부분 무증상이며, 뇌혈관이 좁아지는 협착이나 미세한 뇌경색 역시 본인도 모르는 사이에 진행되는 경우가 많다. 초기 인지장애 또한 단순한 노화나 건망증으로 여겨 방치되기 쉽다. 침묵 속에서 진행되는 이 질환들을 드러내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 바로 '검진'이다.
특히 주목해야 할 대상은 고혈압, 당뇨, 고지혈증 같은 만성질환을 가진 분들이다. 이런 만성질환은 혈관을 서서히 손상시키고 동맥경화를 촉진하는 핵심 위험인자로, 뇌졸중과 혈관성 치매의 발생 위험을 크게 높인다. 만성질환을 관리 중이라면 혈압과 혈당 수치만 볼 것이 아니라, 그 수치들이 뇌혈관에 어떤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를 직접 확인할 필요가 있다.
그렇다면 무엇을 검사해야 할까. 일반적인 종합건강검진에 뇌 정밀검사를 더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뇌 MRI는 미세한 뇌경색이나 뇌 위축, 백질 변성 등을 조기에 찾아내고, 뇌혈관 조영술(MRA)은 동맥류나 혈관 협착 여부를 평가한다. 목 부위 혈관을 보는 경동맥 초음파와 동맥경화 검사(혈관 나이 측정)는 전신 혈관 건강 상태를 가늠하게 해준다. 이러한 검사들을 함께 시행하면 뇌질환의 위험도를 입체적으로 예측할 수 있다.
최근에는 의학 기술의 발전으로 치매 검진이 한층 정밀해지고 있다. 인공지능(AI) 기반 분석 프로그램은 뇌 MRI 영상을 자동으로 분석해 뇌의 각 영역별 위축 정도를 정량적으로 측정한다. 과거에는 전문의의 육안 판독에 의존하던 미세한 뇌 위축 변화를, 이제는 동일 연령대 정상군과 비교한 객관적 수치로 확인할 수 있게 된 것이다. 특히 기억을 담당하는 해마 등 특정 부위의 위축 정도를 정밀하게 평가해 알츠하이머 치매로의 진행 위험을 조기에 예측한다. 여기에 더해, 알츠하이머 치매의 핵심 원인 물질로 알려진 베타아밀로이드 단백질의 축적 위험을 간단한 혈액검사로 가늠할 수 있는 검사도 도입되고 있다. AI 영상 분석과 혈액검사를 결합하면, 과거 고가의 검사나 복잡한 절차에 의존하던 치매 예측을 한결 간편하면서도 높은 정확도로 시행할 수 있다.
검진의 진정한 가치는 단순히 병을 찾아내는 데 그치지 않는다. 위험 신호를 미리 확인하면 생활습관 개선, 약물 조절, 정기적 추적 관찰을 통해 발병 자체를 막거나 늦출 수 있다. 동맥류가 발견되면 크기와 위치에 따라 예방적 치료를 결정할 수 있고, 무증상 협착이 확인되면 적극적인 관리에 들어갈 수 있다. 검진 한 번이 뇌졸중과 치매라는 큰 재난을 막는 출발점이 되는 것이다.
50대 이후, 특히 만성질환이 있거나 가족력이 있는 분이라면 종합건강검진시 뇌질환 및 뇌혈관 검진을 함께 받아보길 권한다. 보이지 않기에 더 위험한 뇌질환, 미리 들여다보는 것이야말로 평생의 뇌 건강을 지키는 가장 현명한 투자다.
대구예스병원 대표원장 서원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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