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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면·세제 등 21개 품목 가격, AI가 매일 추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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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윤철 부총리, 18일 물가TF 주재
중동전쟁 여파 5월물가 3.1% 급등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이 18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민생물가 특별관리 관계장관 태스크포스(TF)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이 18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민생물가 특별관리 관계장관 태스크포스(TF)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라면, 빵 등 가공식품과 세탁세제, 화장지 등 공산품 21개 품목의 가격을 인공지능(AI)이 매일 자동으로 추적하는 상시 모니터링 체계가 올해 안에 구축된다.

정부는 18일 정부서울청사에서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 주재 '민생물가 특별관리 관계장관 태스크포스(TF)' 회의를 열고 관계부처 합동으로 마련한 'AI 기반 민생물가 상시 모니터링 강화방안'을 논의했다. 중동전쟁 등 지정학적 불안정성과 폭염·호우 같은 이상기후가 물가에 미치는 영향이 커지는 가운데 한국의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올해 1~4월 2.0~2.6%에서 5월 3.1%로 뛰어오르자 정부가 선제 대응책을 내놓은 것이다.

정부는 3월부터 최고가격제를 실시하고 유류세 인하 폭도 확대했지만 상승세를 누르지 못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8개 회원국 평균 소비자물가 상승률도 1월 3.3%, 2월 3.4%까지 낮아졌다가 3월 4.0%, 4월 4.4%로 다시 높아지는 흐름을 보였다.

그동안 농축수산물은 현장조사로 매일 도·소매가격을 살펴봤지만, 가공식품과 공산품은 제품마다 규격과 가격대가 달라 한눈에 비교하기 어려웠다. 국가데이터처가 중동전쟁과 관련한 18개 품목의 가격을 매일 조사하고 있으나 사람이 직접 확인하는 방식이어서 품목을 늘리는 데 한계가 있었다. 정부는 이를 보완하기 위해 가공식품 13개, 공산품 8개를 모니터링 대상으로 1차 선정했다. 데이터 가용성을 검토해 7월 중 최종 품목을 확정한다. 온라인 상품 가격정보와 농산물유통정보(KAMIS), 한국소비자원의 참가격 등을 기관 간 데이터 연계와 웹스크래핑으로 자동 수집하는 체계는 올해 하반기 구축하고, 수집된 비정형 데이터는 AI로 정제·표준화한다. 가격 변동은 안정, 주의, 경계, 심각 등 단계로 나눠 품목별 분류 기준과 임계값을 정하는 연구용역을 이달 말부터 11월 말까지 진행한다. 현재가격과 증감률, 위험단계 등 지표는 내년부터 관계부처와 공유한다.

농수산물 수급예측의 정확도를 높이는 작업도 병행한다. 농림축산식품부와 농촌경제연구원,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는 기상정보와 비료 투입량, 과거 가격 흐름 등을 AI로 복합 분석해 도매가격과 생산량을 예측하는 품목을 늘린다. 2024년 애호박과 사과, 2025년 배추와 마늘에 이어 올해는 사과와 무가 추가돼 누적 6개 품목으로 확대된다. 민간 전문가 대상 AI 모델 경진대회에서 발굴한 우수 모델은 배추·무·양파·감자·대파·건고추·깐마늘 등 수급관리 품목과 사과·배·상추 등 국민 관심 품목을 합친 10개 품목의 가격예측에 적용해 열흘 단위 예측 정확도를 끌어올린다.

해양수산부와 한국해양수산개발원은 가격이나 물량이 갑자기 변할 때 원인과 영향, 확산 경로를 실시간으로 분석하는 AI 기반 수산관측 시스템을 2029년까지 구축한다. 공급과 소비, 유통, 이슈를 하나로 묶은 분석체계가 갖춰지면 통상 사흘 이상 걸리던 원인 분석을 즉시 할 수 있다. 정부는 분석 결과를 토대로 비축물량 방출과 수입량 조정, 수산물 할인지원 등 대응책을 마련하고 정책 시행에 따른 시장 변화도 미리 예측할 방침이다.

소비자를 위한 가격 비교 정보도 늘어난다. 농식품부와 aT는 생성형 AI로 인근 판매처별 농축산물 가격과 할인정보를 알려주는 '알뜰소비 앱'을 만들어 올해 하반기 5개 지역에서 시범 운영한다. 이 앱은 장바구니 단위 최저가격과 판매처 유형별 평균가격, 전국 평균 도·소매가격 등을 보여준다. 그동안 축산물은 마트별 소매가격이 공개됐지만 농산물은 평균가격만 제공돼 소비자가 실생활에서 활용하기에는 한계가 있었다. 정육점과 마트 등 점포별 가격을 비교해 보여주는 축산물품질평가원의 서비스도 참여 업체를 늘리기로 했다.

정부가 AI를 동원하는 배경에는 잦아지는 이상기후가 있다. 연간 폭염일수는 2000년대 8.0일에서 2010년대 13.3일, 2020년대 16.9일로 늘었다. 정부는 가격 데이터를 관계부처가 실시간으로 공유하면 데이터에 기반한 정책 결정과 시장 자율 안정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다만 위험단계 분류 기준은 11월에야 마련되고 지표 공유도 내년부터 시작되는 만큼, 체감할 수 있는 효과는 시차를 두고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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