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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도엽 전 국토장관 "세금보다 공급…주거 이전 자유 막는 부동산 정책 안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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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유세·양도세·취득세 동시 강화는 시장 위축 초래"
"다주택자 죄악시보다 공급 확대와 정책 연속성 중요"

권도엽 전 국토해양부 장관이 19일 서울 서초구 양재동의 한 카페에서 매일신문과 인터뷰하며
권도엽 전 국토해양부 장관이 19일 서울 서초구 양재동의 한 카페에서 매일신문과 인터뷰하며 "정책은 선량한 국민을 편 가르거나 마음에 상처를 주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2026.6.19. 이무성 객원 사진기자

이재명 정부가 다주택자 규제와 보유세·양도세 강화 등을 포함한 부동산 세제 개편 논의가 진행 중인 가운데 세제를 통한 개입은 시장 불확실성을 키우고 국민의 주거 이전 자유를 제약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명박 정부 시절 국토해양부 장관을 지낸 권도엽 전 장관은 19일 매일신문과 인터뷰에서 "부동산 정책은 단기 효과를 노린 세금 정책보다 장기적인 공급 정책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국민이 시장을 예측할 수 있어야 시장도 안정된다"며 "지금처럼 경기와 서민 경제가 어려운 상황에서는 주택 공급 확대가 건설업은 물론 관련 산업 전반에 긍정적인 효과를 줄 수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권 전 장관은 세제를 통한 시장 개입이 오히려 불확실성을 키울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세제는 한번 손을 대면 영향이 오래간다"며 "이미 주택을 구입해 거주하고 있는 사람에게 갑자기 세율을 높이는 방식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어쩌다 투자 판단을 잘해 쌀 때 집을 샀는데 정부 정책 실패로 집값이 올랐다고 보유세를 크게 올려버리면 사실상 이사를 가라는 이야기와 다르지 않다"고 지적했다.

특히 보유세와 거래세를 동시에 강화하는 정책에 대해서는 강한 우려를 나타냈다. 권 전 장관은 "보유세를 올려놓고 집을 팔아 이사하려 하면 양도세를 올리고, 다른 집을 사려 하면 취득세를 올리면 국민은 도대체 어떻게 하라는 것이냐"며 "결국 주거 이전의 자유를 옥죄는 것"이라고 했다.

정책 연속성도 강조했다. 그는 "과거에 해왔던 정책을 한 번에 뒤집으려 하지 말고, 연속성을 유지하면서 조금씩 수정해 나가야 한다"며 "그래야 국민이 더 편하다"고 했다.

이어 권 전 장관은 "1970년대 분양가 상한제 강화로 사업성이 악화하면서 공급이 줄었고, 그 영향이 누적돼 1980년대 후반 집값 급등으로 이어졌다"며 "이후 정부가 200만호 주택 공급 정책과 토지공개념 3법을 동시 추진하면서 공급 물량이 한꺼번에 시장에 쏟아져 대규모 미분양과 건설업계 위기가 발생했다. 대구의 청구, 우방도 그렇게 무너졌다. "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는 "부동산 정책은 단기 처방이 아니라 장기적 안목과 정책 일관성을 바탕으로 추진해야 한다는 교훈을 남긴 사례"라고 말했다.

다주택자 규제에 대해서도 신중한 접근을 주문했다. 그는 "주택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지역이 아니면 여러 채를 보유하는 것 자체를 죄악시할 이유는 없다"며 "다주택자가 보유한 주택 상당수는 임대시장에서 주거 수요를 흡수하는 역할"이라고 말했다.

이어 "소득 수준이 높다는 것은 선택의 폭이 넓어진다는 의미인데 자동차를 가족마다 여러 대 갖고 있는 사람도 있지 않으냐. 시장에 큰 왜곡을 일으키지 않는 선이라면 다주택 보유는 국가 전체 국내총생산(GDP)이 늘어나는 일과 같다"고 했다.

권 전 장관은 경북 의성 출신으로 1978년 제21회 행정고시에 합격해 건설부와 국토해양부에서 30여 년간 근무했다. 한국도로공사 사장과 국토해양부 1차관을 거쳐 2011년 6월부터 2013년 3월까지 이명박 정부의 2대 국토해양부 장관을 지냈다. 최근 자서전 '국가라는 배 위에서'를 출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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