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화 박현민(29) 씨와 칠곡 김상재(37) 씨는 화훼농사를 짓는 청년농업인들이다. 박 씨는 '꽃해봄농장'에서 미니 거베라를, 김 씨는 '햇빛원예' 농장에서 튤립과 칼라(카라)를 재배하고 있다.
〈박현민 청년농부〉
생산량의 95% 이상이 꽃꽂이 소재로 활용되는 미니 거베라 절화를 전문적으로 생산하고 있다. 봉화군은 이를 재배하는데 적합한 기후 조건을 갖추고 있어 재배농가 수가 65곳이나 되고 유통 인프라도 좋다. 45농가가 공동 출자한 봉화군화훼협의회가 운송 차량을 독자 운영할 정도다. 그 또한 이 곳의 회원이다.
봉화에서 생산된 화훼는 주로 양재동 화훼공판장과 수도권·호남권 도매시장으로 출하된다. 이 중 양재동 화훼공판장을 통한 봉화 화훼 판매액은 연간 45억원에 이른다.
◆가족농 형태로 미니 거베라 생산
2016년 한국생명과학고등학교 원예자원과학과를 졸업했고, 재학 중 네덜란드 PTC+에서 해외 농업교육을 수료하며 선진 화훼산업을 경험했다. 농업에 본격적으로 진입한 것은 2017년 후계농업경영인 지원사업에 선정되면서다. 이후 청년창업농 영농정착지원사업을 통해 안정적으로 정착할 수 있었다. 현재는 우수후계농업경영인으로 선정돼 농업시설 확장과 규모화를 추진하고 있다.
농장은 현재 가족농 형태로 운영하고 있다. 아버지는 병해충·영양 관리와 지역 농업단체 활동을 책임지고 있고, 어머니는 농장 운영과 수입·지출 관리 및 회계를 담당한다. 본인은 수확과 포장, 사업 추진, 농장 운영 기획 및 정보 교류를 맡고 있다.
초기에는 부모님과 재배 방식과 경영 방식에 대한 의견 차이로 갈등도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서로의 강점을 인정하고 중대사는 상의 하에 결정하다 보니 안정적 경영 체계가 구축됐다.
◆목표는 농업회사법인 설립
생산에만 머물지 않고 조만간 체험농장 사업도 시작할 예정이다. 미니 거베라는 연중 생산이 가능한 영양생장형 작물이기 때문에 계절 제한 없이 사계절 체험이 가능하다. 198㎡ 규모의 체험 전용 하우스를 마련해 꽃 수확 체험과 농장 견학, 화훼 교육 프로그램을 진행할 생각이다.
중장기적 목표는 1만1천570㎡ 규모의 현대화된 온실을 조성하는 것이다. 규모화를 통해 생산비를 절감하고 기계화 확대로 생산성은 높이기 위해서다. 궁극적으로는 네덜란드형 온실농업처럼 규모화·기계화·독점 품종을 통해 농장 자체가 브랜드가 되는 농업회사법인 설립을 꿈꾸고 있다.
그는 "사과 클럽품종과 같이 특정 농가에서만 생산되는 품종을 기반으로 소비자들이 꽃이 아닌 농장의 브랜드를 보고 선택하는 구조를 만들어나갈 것"이라며 "오직 우리 농장에서만 만날 수 있는 미니 거베라를 생산해 그 자체가 브랜드인 농업회사를 만들고 싶다"고 했다.
이어 "농업은 저에게 직업이 아니라 '삶 그 자체'이고, 꽃을 키우는 일도 생계가 아닌 자연과 사람을 연결하는 과정"이라며 "시골에서 사람들과 소통하며 살아가는 이 삶, 꽃, 농장, 이 지역이 정말 좋다"고 만족해했다.
〈김상재 청년농부〉
화훼농사는 2023년 10월부터 시작했다. 34살 되던 해다. 농사를 짓기 전까지는 뚜렷한 목표 없이 지냈다. 허송세월을 보낸 셈이다. 그러다 주변에서 아버지가 가진 화훼농사 기술이 너무 아깝다고 해 뒤를 잇기로 했다.
막상 농사에 입문하고 보니 하니 몸이 너무 힘들어 과연 이 일을 평생 할 수 있을까 싶었다. 하지만 지금은 오히려 서울에서 공부한답시고 있었던 10년 세월이 더 고달팠던 것 같다. 무엇보다 미래에 대한 목표가 생겨 의욕적으로 살게 됐다는 점이 고무적인 일이다.
◆1차 목표는 아버지 화훼 기술 전수
현재 아버지가 주작목으로 하던 튤립과 칼라를 5천983㎡ 규모 온실에서 재배하고 있다. 추후 리시안서스도 재배할 예정이다. 화훼는 워낙 유행이 빠르게 바뀌기 때문에 5년 후나 10년 후에는 또 다른 품종을 키워야 할 수도 있다. 다만 지역 특성상 여름농사는 어렵기 때문에 늦가을에서 봄까지 출하하기 좋은 작목을 선택할 생각이다.
이제 농사를 배우기 시작하는 단계라 기술이나 경영적인 면에서 딱히 내세울 건 없다. 다만 화훼 분야에서 연륜이 있는 아버지가 항상 옆에서 조언을 해줄 수 있다는 점이 경쟁력이라면 가장 큰 경쟁력이다. 예전에 아버지는 네덜란드를 포함한 농업 선도국들을 자주 다녀왔다. 그러면서 거기서 본 신기술이나 장비들을 국내에 가장 먼저 도입했다. 예를 들면 보강등이라던가 태양열 소독방법 같은 것들이다. 아버지의 40년 농사 기술과 지식을 바로 옆에서 전수받을 수 있어 초보 농부는 오늘도 한 단계 차근차근 발전해나가고 있다.
계획도 특별한 건 없다. 현재로서는 농사를 알아가는 것만 해도 벅차기 때문이다. 그래서 최우선 목표는 아버지한테 화훼 재배 기술과 노하우를 빨리 전수받는 것이다. 아버지 도움에서 벗어나 혼자 농사를 지을 수 있어야 하니까 말이다. 그리고 거창하지는 않지만 농장 시설을 조금 개선할 계획은 갖고 있다. 엄청난 스마트팜 설비가 아니라 약간의 준자동화가 필요하다. 업체를 이용하자니 경제성이 좋지 않아 직접 부품들을 구해 설비를 구성할 작정이다.
◆더불어 살아가려는 마인드 필수
2025년 청년창업농에 선정돼 현재 1달에 110만원씩 정착지원금을 받고 있다. 아직 미혼이라 크게 돈 쓸 일이 없어 이것 만으로도 생활하는데 문제가 없다. 감사한 일이다. 다만 청년창업농에게 지원하는 저리 대출의 경우 조건이 조금 아쉽다. 매년 대출 조건이 까다로워져 청년들이 사용하기엔 힘든 부분이 있다. 무엇보다 단순 농림수산업자신용보증기금(농신보) 만으로는 대출이 불가능하고 담보가 있어야 한다는 게 가장 어려운 조건이다. 또 묘목이나 모종 구매를 위해 대출을 사용하려면 그 금액이 너무 한정적이기도 하다.
귀농한 청년농업인 개인 차원에서는 "안정적인 지역 안착을 위해 '마을 사람들과 우호적인 관계 맺기'가 최고로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농촌은 폐쇄적인 곳이기 때문에 도시에서처럼 혼자 잘 나서 혼자 잘 살아갈 수 있는 곳이 아니기 때문이다. 자신의 경험에 비춰볼 때도 마을행사 등 필요로 하는 일에 몸 사리지 않고 나섰을 때 이웃들이 하나라도 더 챙겨주고 도와주려 애썼다. 그래서 주변과 더불어 살아가려는 마인드는 필수적이다.
농업에 진입할까 고민하는 청년들에겐 "두려워 말고 한 번쯤 도전해 볼 만하다"고 권했다. 본인도 농사 첫해에는 안 하던 일이라 몸도 마음도 편치 않았지만 2년차쯤 되니 제법 농사 일도 익숙해지고 하루하루 다르게 자라는 꽃도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특히 수확한 꽃들을 볼 때면 '내가 정말 농사지은 거구나' 하는 뿌듯함과 보람이 몰려오면서 이런 게 농사의 묘미 아닌가 싶다. 그러니 농업에 관심이 있는 청년이라면 겁부터 먹지 말고 몸으로 부딪혀 도전해보라는 게 그의 실전담이다.
〈구미스마트농업연구소, 스마트 농업기술·맞춤형 품종개발로 화훼산업 경쟁력 강화〉
경북농업기술원 구미스마트농업연구소(전 구미화훼연구소)는 지역 화훼산업 활성화 및 기술 개발을 목적으로 1999년 설립됐다. 현재는 지역특화 고부가가치 스마트농업 육성을 목표로 스마트농업 기술 및 소비자 선호형 화훼 품종 개발에 힘쓰고 있다.
이 중 스마트농업 기술 개발은 '거베라 스마트 수경재배 기술 개발'과 '무인 자동 스마트 방제 기술 개발' 등 크게 두 분야에 집중하고 있다. 특히 거베라의 경우 경북이 전국 거베라 재배면적의 48%를 차지하는 최대 생산지인 만큼 경쟁력 강화에 각별한 신경을 쓰고 있다. 생육 단계별 양액관리 기준과 근권온도 제어기술을 바탕으로 앞으로 환경·기상·생산 데이터를 통합한 스마트 생육모델을 구축해나갈 계획이다.
화훼 품종 육성에도 힘을 쏟아 지금까지 거베라, 국화, 장미 세 품목에 대해 총 125품종을 육성했다. 최근에는 거베라 '핑키시스파이'(2026년 고양국제꽃박람회 신품종 콘테스트 최우수상), 국화 '핑크링엔디' '크리스탈엔디' '블러쉬엔디', 장미 '핑크스완' 등 5계통의 우수 품종도 육성했다. 향후 고온 적응성 국화, 중·소륜 특이화형 거베라, 저온 적응성 장미 등 환경 적응형 품종도 지속적으로 개발해나갈 방침이다.
김성태 경북농업기술원 구미스마트농업연구소 화훼연구실장은 "스마트 재배기술과 기후변화 대응 품종 개발은 경북 화훼산업의 경쟁력을 높이는 핵심 과제"라며 "거베라를 비롯한 화훼 신품종 육성과 현장 중심의 스마트농업 기술 개발로 농가 소득 증대 및 지속가능한 화훼산업 기반 구축에 기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댓글 많은 뉴스
성과급에 뿔난 SK하이닉스 직원들…3500명 모여 '새 노조' 만든다
홍준표, 한동훈 맹폭…"조선제일껌, 권력에 살고 권력에 죽었다"
지지층만 보나? 오락가락 정책 국정 불안…野 "오합지졸"
노태악 출장에 부인 별도 일정 수행 직원도…보고서엔 '공식일정 참석'
李대통령 "앞으로 광주특별시" 한마디에…'전남 빠진 약칭' 논란 재점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