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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명의 4일'… 美·이란, 생일파티와 장례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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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립기념일 생일파티 VS 최고지도자 장례식
하메네이 장례식 발판… 결집도 높이는 이란
강경파 목소리 연일 커져… "무력 동원해서라도 호르무즈 통제권 국제적으로 인정받겠다"

250주년 독립기념일(4일)을 앞둔 1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서 자유의 여신상을 배경으로 한 석양을 감상하러 사람들이 몰려 있다. UPI 연합뉴스
250주년 독립기념일(4일)을 앞둔 1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서 자유의 여신상을 배경으로 한 석양을 감상하러 사람들이 몰려 있다. UPI 연합뉴스

한쪽은 성대한 생일파티를 예고했고, 다른 한쪽은 애도에 잠긴 장례식을 거행한다. 이런 '극과 극' 분위기는 4일(현지시간) 종전 협상에 나선 미국과 이란에서 도드라질 것으로 보인다. 미국은 250주년 독립기념일이라는 대형 이벤트를, 이란은 알리 하메네이 전 최고지도자의 장례식을 시작한다. 하메네이가 폭사한 지 126일 만이다.

◆美, 250주년 생일파티

4일은 미국의 독립기념일이다. 1776년 뉴욕, 펜실베이니아 등 미 동부 13개 주(州)가 영국으로부터 독립을 선언한 걸 시작으로 본다. 올해로 250년을 맞는다. 미국 정부가 'Freedom(자유) 250'이라는 표어를 내건 이유다.

미국의 대형 기념행사는 국민 통합의 계기가 돼왔다. 1876년 건국 100주년 기념행사는 남북전쟁 이후 분열된 나라를 결집시켰고, 1976년 건국 200주년 행사는 베트남전과 워터게이트 사건으로 상심한 국민들에게 다시금 자신감을 불어넣는 전환점이 됐다.

그러나 250주년이라는 의미에 걸맞은 행사들로 채우려는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계획과는 다소 어긋난 이벤트가 될 것으로 보인다. 세계 평화유지군이라는 별칭이 어색할 만큼 분쟁의 중심에 선 이력이 많은 탓이다. 특히 올해 독립기념일은 이란전쟁 휴전 기간과 맞물려 있다. 양측의 종전 협상은 제자리걸음 중이다. 1일 카타르 도하에서 만난 미국과 이란 양측은 서로 대면하지도 못한 채 기존에 합의된 내용이 파기되지 않도록 관리하는 수준의 논의에 그쳤다.

국내 행사 일부에서는 균열상이 감지된다. 워싱턴DC에서 막을 연 '위대한 미국의 주 박람회(Great American State Fair)'에는 매사추세츠 등 일부 주가 불참을 선언했다. '250주년 기념 콘서트'에도 유명 가수들이 잇따라 불참 대열에 합류했다. 오히려 독립기념일 전야에 세계적인 팝 가수 테일러 스위프트와 NFL 선수 트래비스 켈시의 결혼식이 열릴 것으로 보인다. 스위프트는 반(反) 트럼프 목소리를 내온 대표적인 연예인이다.

이보다 트럼프 대통령이 공들인 행사는 '트럼프 집회'(Trump Rally)다. 사실상 본인이 핵심 주인공으로 등장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행사의 절정을 장식할 이벤트도 예정대로 진행될 전망이다. 특히 워싱턴DC에서 펼쳐질 불꽃쇼에는 불꽃 85만 발이 터질 것으로 보이는데 이는 기네스북 기록을 경신하는 규모다.

◆이란, 엿새간의 장례식

이란 당국은 4일 아야톨라 세예드 알리 하메네이 전 최고지도자의 고별식을 시작으로 엿새간의 장례 일정에 순차적으로 나선다. 알리 하메네이는 1989년부터 최고지도자였던 인물로 이란에서 사실상 신의 대리인과 같은 매우 상징적인 인물이다. 직전 최고지도자이자 현 최고지도자인 모즈타바 하메네이의 아버지이기도 하다. 2월 28일 미국과 이스라엘의 전격적인 공습으로 폭사했다. 이 과정에서 모즈타바 역시 중상을 입은 것으로 알려지며 지금껏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다.

그로부터 126일 만이다. 수도 테헤란의 이맘 호메이니 모살라(대사원)에서 시민들이 하메네이의 시신에 작별 인사를 하는 고별식이 4~5일 이틀간 열린다. 6~7일은 테헤란과 곰에서 장례 일정을 이어간다. 최종 장례식은 9일 하메네이의 고향이자 시아파 이슬람 성지인 마슈하드에서 거행된다.

엿새간의 장례식이 갖는 의미는 크다. 지금은 휴전 상태지만 호르무즈해협 통제권, 핵폐기 프로그램 시행 등을 두고 미국과 협상하고 있는 와중이다. 따라서 이란 내부에서는 국민적 결집도를 최대치로 끌어올릴 계기로 삼을 것이 자명해 보인다. 특히 모즈타바가 모습을 드러낼지에 관심이 쏠린다. 장례 기간 동안 응축된 에너지에 더해 그의 건재가 확인된다면 향후 종전 협상의 흐름에도 영향을 끼칠 것으로 관측되기 때문이다.

실제 모즈타바는 지난달 28일 소셜미디어에 "강제 전쟁으로 이란 국민에게 가해진 신체적·정신적 피해, 미나브와 라메르드에서의 아동 살해 및 전쟁 범죄부터 의료 시설 공격에 이르기까지 모든 행위는 국내외 법원에서 반드시 법적 책임을 물어야 할 사안"라며 "확실한 점은 이런 범죄자들을 반드시 체포해 그들의 범죄 행위에 대한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것"이라고 강조해 종전 협상에 대한 이란의 강경한 기류를 시사한 바 있다.

이후 이란 헌법기구 전문가회의(국가지도자운영회의) 소속 고위 성직자(이슬람 법학자) 88명 중 63명은 더 과격한 목소리를 냈다. 트럼프 대통령과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를 암살해야 한다는 주장이었다. 심지어 "이들을 살해하는 건 종교적 의무"라는 극언도 했다. 알리 하메네이 전 최고지도자에 대한 복수를 뜻한 것으로 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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