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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리보는 하반기 증시]윤지호 경제평론가 "반도체 과열, 원인 아닌 결과…현금 만드는 소수만 생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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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인율 상승기, 현금창출력이 옥석 가른다
"실적 지속성이 관건…마진·금리 봐야"
"대형주 절반·현금 20% 이상 확보 중요"

증권가가 하반기 증시 전망치를 잇따라 높여잡는 가운데 윤지호 경제평론가(사진)가 주목하는 것은 지수가 아니라 할인율이다. 할인율이 오르는 국면에서는 현금창출력이 검증된 소수 기업으로 자금이 집중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하반기 증시 역시 확산보다 응축, 소수 집중 장세가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는 진단이다.

할인율은 미래에 벌어들일 이익을 현재 가치로 환산할 때 적용하는 잣대다. 이 값이 오를수록 먼 미래의 성장성보다 당장의 현금흐름이 높은 평가를 받는다. 윤 평론가가 최근 매일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짚은 지점도 여기다. 할인율이 오르는 시장에서는 현금흐름이 강한 기업만 버티고 약한 기업이 먼저 밀려난다. 시장은 이미 몇달째 이같은 방식으로 종목을 선별하고 있다고 그는 진단했다.

반도체로의 자금 쏠림도 이같은 구조 변화의 결과라는 것이 윤 평론가의 해석이다. 시장이 한 곳으로 집중되는 현상을 두고 흔히 수급 문제로 해석하지만 그는 원인을 다르게 본다. 자본비용이 상승하는 환경에서는 현금을 만들어내는 소수 기업으로 자금이 몰릴 수밖에 없고, 반도체가 그 조건을 충족하고 있기 때문에 쏠림이 나타난다는 것이다.

윤지호 평론가는 "쏠림은 원인이 아니라 결과"라면서 "반도체가 이만한 이익을 내고 있으니 시장이 여기로 수렴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수치도 이를 뒷받침한다. 국내 증시에서 반도체가 차지하는 이익 비중은 70% 수준에 이르는 반면 코스닥 비중은 지속적으로 축소되고 있다. 연초 합산 시가총액의 13% 안팎이던 코스닥 비중은 최근 6~7% 수준까지 내려왔다.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가 코스닥 약세의 원인으로 지목되지만 그는 이를 핵심 요인으로 보지 않는다. 반도체가 그만한 이익을 내지 못했다면 자금 쏠림 자체가 발생하기 어려웠다는 판단이다.

이 흐름의 배경에는 인공지능(AI) 투자 사이클이 있다. AI 투자는 결국 설비투자 확대이며 공급 확대 국면으로 이어진다. 지난해가 기업가치 재평가 중심의 장세였다면 올해는 실적이 주도하는 장세로 성격이 바뀌었다는 분석이다. 윤 평론가는 "주가는 결국 어떤 기업이 현금을 만들어내는가로 수렴한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하반기 시장에 대해서도 명확한 전망을 내놨다. 그는 "두 종목이 안 되면 시장도 안 된다"며 반도체 대형주가 흔들릴 경우 시장 전체가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고 봤다. 다만 이러한 쏠림을 비정상적인 현상으로 보지는 않았다. "이익이 몰리는 곳으로 돈이 몰리는 것은 당연한 일"이며 그 자체가 거품이나 왜곡은 아니라는 것이다.

◆실적 지속성이 관건…마진·금리 봐야

하반기 시장의 관건은 이 같은 쏠림 구조가 언제, 어떤 계기로 흔들리느냐다. 반도체 중심 장세가 실적에 기반하고 있는 만큼 이익의 지속성을 위협하는 신호가 곧 시장 변동성 확대로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가장 먼저 꼽힌 변수는 마진의 지속성이다. 그는 마이크론 사례를 들며 80%를 웃도는 높은 이익률 구조가 지속적으로 유지될 수 있는지에 의문을 제기했다. 공급 부족은 이미 시장에 반영된 요소이며, 이제는 수요가 이를 뒷받침할 수 있는지가 핵심이라는 설명이다.

전방 산업의 자금 여건도 중요한 변수다. 최근 기업들은 설비투자를 확대하는 과정에서 자금 조달 부담이 커지고 있고 일부는 증자를 통해 자금을 확보하고 있다. 이는 투자 수익성에 대한 부담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AI 투자를 주도하는 빅테크 기업들의 부담이 커질 경우 반도체 투자 사이클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지적이다.

금리 역시 구조적 변수로 꼽혔다. 다만 윤 평론가는 현재 금리 수준이 시장을 급격히 위축시킬 단계는 아니라고 봤다. 오히려 자본비용 상승은 일시적 충격이라기보다 하반기 내내 이어질 환경 요인으로, 시장이 적응해야 할 조건이라고 평가했다.

◆"AI 반도체 대형주 절반·현금 20% 비중 둬야"

이같은 진단은 투자 전략으로 이어진다. 자본비용이 상승하는 환경에서는 현금창출력이 검증된 핵심 종목 중심으로 접근하고, 변동성에 대비한 현금 비중 확보가 필요하다는 조언이다.

윤 평론가는 삼성전자와 현대차를 양대 축으로 포트폴리오의 절반가량을 구성할 필요가 있다고 봤다. 반도체와 피지컬 AI 대표주를 함께 가져가라는 것이다. 여기에 전력 인프라 등 AI 내러티브 안에 있는 산업군과 주주환원이 기대되는 금융주로 20%가량을 채우고, 나머지 20~30%는 현금으로 채우는 전략을 제시했다.

특히 현금 비중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변동성이 확대된 시장에서 현금은 방어 수단이 아니라 대응 여력이라는 것이다. 반대매매나 신용청산이 강세장에서도 얼마든지 발생하는 만큼 현금을 쥐고 있어야 급격한 변동에 대응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레버리지 투자에 대해서는 신중한 접근을 주문했다. 실적이 뒷받침되지 않은 종목이나 서사 중심의 투자에 대해서도 경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7월 연기금 리밸런싱 등 수급 변수에 대해서는 과도하게 대응할 필요가 없다는 입장이다. 통제하기 어려운 변수에 집중하기보다 경쟁력을 갖춘 종목 중심으로 접근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게 윤 평론가의 관점이다.

그는 "지금 시장이 불편해 보여도 주식을 하겠다면 결국 쏠려 있는 그 종목들로 갈 수밖에 없다. 중요한 건 통제할 수 없는 것에 매달리지 않고 그 불확실성을 견딜 힘을 가진 종목으로 좁히는 것"이라며 "핵심에 집중하고 현금을 일정 수준 쥔 채 대응하는 것이 지금 국면에서의 최선"이라고 말했다.



[인터뷰] 여의도 떠난 '윤센', 서촌서 다시 투자자가 되다


'윤센(윤 센터장의 약자)'이라는 애칭으로 오래도록 개인투자자들의 나침반 역할을 해온 윤지호 경제평론가는 지난 2024년 말 30년 여의도 생활에 마침표를 찍었다. 1994년 한화증권에서 첫발을 뗀 그는 이트레이드·이베스트증권을 거쳐 LS증권 리서치센터장과 리테일사업부 대표를 지냈다. 딱딱한 리포트를 넘어 팟캐스트와 방송으로 개인투자자와 소통하며 '여의도 나침반'으로 불렸고, 소신 있는 시장 진단으로 신뢰를 얻었다.

지금 그의 하루는 서촌의 한 공간에서 흘러간다. 너른 서재를 가득 채운 책에 파묻혀 지내고, 여전히 그의 혜안을 청하는 지면에 칼럼을 쓰며 강단에 선다. 무엇보다 자신의 투자를 한다. 스스로를 은퇴자라 부르지만 그 말에는 물러남보다 자유로움이 짙게 배어 있다.

최근 그의 글은 증권가 리포트와 사뭇 다른 자리에서 출발한다. 월간지에 싣는 칼럼에서 그는 비트겐슈타인의 철학을 인용하고 사르트르의 '자기기만'이라는 개념을 빌려 투자의 위험을 풀어낸다. 서재에는 철학과 역사 등 인문학과 자연과학 서적이 가득하다. 리스크를 숫자만으로 설명할 수는 없다는 것이 그의 오랜 믿음이다.

투자를 대하는 태도는 두 축으로 응축된다. 완주, 그리고 자기 속도다. "투자는 100m 달리기가 아니라 완주가 중요한 경기다. 제 체력과 자산을 헤아리지 않고 남을 쫓다 보면 어느 순간 지쳐 주저앉는다."

그는 변동성 자체를 위험으로 보지 않는다. 진짜 위험은 영구적인 자본 손실이며 변동성은 시간으로 다스릴 수 있다는 것이다. 시장을 이기려는 조급함은 오히려 경계했다. 대단한 무언가를 좇다 스스로 무너지기 쉬우며 정작 먼저 알아야 할 것은 시장이 아니라 자기 자신이라고 그는 말한다.

젊은 동료들과 투자자 교육에 나선 것도 마찬가지다. 사람들과 만나며 투자의 기본적인 사고에 대한 이해가 너무 부족하다는 것을 느꼈다는 것이다. 그는 지금도 블룸버그와 로이터 데이터를 붙들고 산다. 시장을 계속 들여다보고 싶어 젊은 동료들과 그 자리를 함께한다고 했다.

그가 말하는 투자의 범위는 주식에 머물지 않는다. 윤 평론가는 "투자는 삶의 모든 영역에서 이뤄지고 있어야 한다"며 "내가 일하지 않는 시간에도 현금이 만들어진다면 그것이 곧 투자"라고 말했다. 다양한 자산에 촉수를 두고 끊임없이 살피는 것, 그것이 오래 살아남는 방법이라는 것이다.

그러면서도 조급함은 경계했다. 그는 "투자는 원래 고통스러운 행위"라면서 "그 고통을 어떻게 줄이며 자기 속도로 갈 수 있을지, 나는 늘 그것을 고민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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