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작 부재와 반도체 쏠림 장세에 장기간 소외됐던 게임주가 모처럼 반등 조짐을 보이고 있다. 하반기 글로벌 게임쇼를 앞두고 신작 공개·출시 기대감이 커지면서 투자심리가 살아나는 모습이다. 다만, 시장에서는 과거처럼 '흥행 한 방'보다 매출 지속성과 수익성 개선을 입증하는 기업 중심으로 주가가 차별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KRX 게임 TOP 10' 지수는 최근 1주일(30~7일)간 3.71% 상승했다. 이는 코스피(-8.80%)·코스닥(-9.70%) 지수 수익률을 상회하는 수치며 거래소가 산출하는 39개 테마형 지수 중 상위 6위다. 거래량과 거래대금은 각각 1338만주, 6195억원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지수를 구성하는 10개 종목 가운데 8개가 우상향 곡선을 그렸다. 시프트업이 10.52%로 상승 폭이 가장 컸고 ▲크래프톤(9.62%) ▲NHN(9.60%) ▲위메이드(8.17%) ▲더블유게임즈(4.88%) ▲넥슨게임즈(3.82%) ▲넷마블(3.56%) ▲펄어비스(1.36%) 등이 뒤를 이었다. 반면 NC는 1.54% 하락했고 카카오게임즈는 보합권에 머물렀다.
주요 투자 주체 중 기관은 ▲크래프톤(375억원) ▲NC(246억원) ▲펄어비스(66억원) 등을 사들이며 매수 우위를 보였고 개인은 ▲크래프톤(-211억원) ▲NHN(-280억원) ▲NC(-182억원) 등을 대거 팔아치웠다. 외국인의 경우 넷마블(61억원), 펄어비스(30억원) 등은 사들였지만, 크래프톤(-168억원), NC(-63억원) 등은 매도하는 교차 매매 양상을 보였다.
국내 ETF(상장지수펀드) 시장에서도 게임 관련 종목들이 힘을 받기 시작했다. KB자산운용의 'RISE 게임테마'는 이 기간 5.32% 올랐고 ▲미래에셋자산운용 'TIGER 게임TOP10(4.28%)' ▲TIGER K게임(4.19%) ▲NH아문디자산운용 'HANARO Fn K-게임(3.88%)' ▲삼성자산운용 'KODEX 게임산업(3.72%)' 등도 동반 강세를 나타냈다.
앞서 국내 게임주들은 신작·흥행작 모멘텀 부재와 반도체 쏠림 장세에 장기간 약세를 기록한 바 있다. 실제 'KRX 게임 TOP 10' 지수는 지난 3월부터 6월까지 3개월 동안 10.37% 하락하며 테마 지수 하위 9위에 머물렀다.
이승훈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게임 업종은 주요 게임사들의 신작 라인업이 제한적인 가운데, 하반기 모멘텀 부재 우려로 하락세를 보였다"며 "국내 주식시장에서 반도체 섹터 중심으로 쏠림이 심화하자 모멘텀 중심의 게임 기업들의 투자심리도 위축됐다"고 분석했다.
하반기에는 글로벌 게임쇼가 다수 예정된 만큼 국내 게임사들의 신작 공개·출시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현재까지 예정된 주요 글로벌 게임쇼는 ▲오는 8월26일~30일 독일 쾰른에서 열리는 '게임스컴 2026(Gamescom 2026)' ▲8월 국제 인디 게임쇼 'BIC(부산인디커넥트페스티벌) 2026' ▲9월 게임·e스포츠 축제 'GES 2026' 서울 ▲11월 19~22일 국내 최대 게임 전시회 '지스타(G-STAR)' 등이다.
이 연구원은 "하반기 글로벌 게임쇼에서 국내 대형 게임사들이 개발 중인 신작 게임을 선보이고 출시할 예정"이라며 "주요 게임주들 역시 모멘텀이 부각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다만, 시장에서는 단순히 신작 출시 기대감만으로 게임주 전반의 강세가 이어지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흥행 성공 여부보다 실적 개선이 얼마나 지속될 수 있는지가 기업가치를 좌우하는 핵심 변수로 떠오르고 있어서다.
현재 게임주들의 밸류에이션은 역사적으로 낮은 수준에 머물러 있지만, 이는 단순 저평가보다 실적 지속성에 대한 시장의 신뢰 부족이 반영된 결과라는 분석도 나온다. 이에 따라 올해 하반기부터 내년까지는 매출 성장세를 이어가면서 수익성 개선까지 입증하는 기업을 중심으로 할인 요인이 점차 해소될 전망이다.
게임산업을 둘러싼 환경도 과거보다 녹록지 않다. 국내 게임 이용률은 지속적으로 낮아지고 있으며 OTT와 숏폼 콘텐츠 등 다양한 여가 콘텐츠가 등장하면서 이용자들의 시간을 두고 경쟁이 심화됐다. 모바일 시장에서는 MMORPG 장르에 대한 피로감이 커지고 있고 중국 게임사들의 공세도 거세지는 반면 PC·콘솔 시장은 출시작 증가에도 이용 시간이 일부 장수 게임에 집중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이 같은 환경에서는 단순히 신작을 출시하는 것보다 이용자를 장기간 붙잡아 둘 수 있는 운영 역량이 중요하다는 평가다. 흥행작을 다운로드콘텐츠(DLC), 플랫폼 확대, 후속작 등으로 연결해 매출을 장기간 창출하는 한편 비용 구조 개선과 직접판매(DTC) 확대 등을 통해 수익성을 높이는 기업이 상대적으로 높은 평가를 받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최지운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과거에는 신작 하나만 흥행해도 기업가치가 크게 재평가됐지만, 지금은 흥행 이후에도 얼마나 오랫동안 매출을 유지하고 수익으로 연결할 수 있는지가 더 중요해졌다"며 "AI를 활용한 개발 효율화와 인수·합병(M&A)을 통한 라인업 강화도 중장기 경쟁력을 좌우할 요소인 만큼 결국 매출 지속성과 이익률 개선을 동시에 보여주는 기업 중심의 선별적 강세가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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