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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정부의 늑장 예타조사, 지방은 속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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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정부가 '5극3특'(5대 초광역권·3개 특별자치도)을 내세워 국가균형발전을 핵심 국정 과제로 제시하고 있다. 수도권 일극(一極) 체제를 깨고 지역을 성장축으로 키우겠다는 방향은 옳다. 그러나 균형발전은 구호가 아닌 제도로 뒷받침돼야 한다. 지방의 사회간접자본(SOC) 사업의 예비타당성조사(예타)가 수년씩 지연되는 현실을 방치한 채 지방 발전을 말하는 것은 정치적 수사(修辭)에 불과하다.

국회예산정책처 분석은 예타 제도의 비효율적인 운영을 그대로 보여준다. 최근 5년간 완료된 철도 건설 예타 21건 중 12개월(지침상 원칙) 안에 끝난 사업은 1건뿐이다. 3분의 2(14건)는 최대 기한인 24개월마저 넘겼다. 평택~부발 단선전철은 45개월, 삼척~강릉 고속화 사업은 36개월 걸렸다. '불가피한 경우 최대 24개월'이란 지침은 사문화(死文化)됐다. 중앙정부가 스스로 만든 원칙조차 지키지 않는다면 누가 정부를 믿겠는가.

예타가 늦어질수록 기본계획 수립과 설계, 착공이 줄줄이 밀린다. 기업 투자와 인구 유입, 일자리 창출 등 지역 발전 기회는 지연되거나 사라진다. 지방은 하루가 급한데, 정부는 느긋하기만 하다. 구조적인 불황과 소멸(消滅) 위기에 놓인 지방은 정부의 눈치만 살피고 있다. 예타가 정부의 '지방 통제 수단'처럼 작동한다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대구경북의 현실은 더 답답하다. TK 광역철도는 2019년 국가철도망 계획 반영을 추진한 이후 7년이 지났지만, 예타의 문턱조차 넘지 못했다. 2024년 6월 예타에 착수했으나, 24개월이 지난 13일 재정투자평가 분과위원회 종합 평가를 마쳤다. 결과 발표와 후속(後續) 일정은 안갯속이다. 달빛철도는 특별법까지 만들어 예타 면제를 추진했지만 결론은 감감무소식이다. 정부가 사업을 추진하는 것인지, 시간만 끄는 것인지 알 수 없다. 정부는 '국가균형발전'을 말하기 전에 예타 제도부터 바로 세워야 한다. 법과 지침에 따른 조사 기한을 엄격히 준수하고, 불가피한 지연 사유와 진행 상황을 공개하는 것은 최소한의 책무(責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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