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낸드플래시 메모리 업체 키옥시아홀딩스가 17일 도쿄증시에서 장중 하한가에 해당하는 16.10% 폭락하며 5만2110엔에 거래됐다. 6월 22일 기록한 고점과 비교하면 낙폭은 52%에 달하며, 시가총액 약 30조 엔(1850억 달러 상당)이 증발했다.
이날 하락으로 키옥시아의 시가총액 순위는 일본 1위에서 5위로 밀려났다. 불과 수개월 전만 해도 주가가 600% 이상 폭등하며 한때 토요타를 제치고 일본 시총 1위 자리를 차지했던 기업의 추락이다.
이날 국내 증시는 제헌절 공휴일로 휴장했다. 일본증시도 오는 20일 '바다의 날'을 앞두고 사흘간의 연휴를 코앞에 두고 있어, 매수 포지션을 정리하려는 움직임이 매도세를 더욱 부추겼다.
이번 급락의 직접적인 도화선은 TSMC가 2026년 설비투자 한도를 640억 달러로 상향 조정한다고 밝힌 데 따른 공급 과잉 우려였다. 이 충격은 SK하이닉스 ADR, 샌디스크, 웨스턴디지털, 마이크론테크놀로지 등 글로벌 메모리 주요주의 동반 폭락으로 이어졌고, 이 패닉의 파고가 17일 도쿄 개장과 동시에 키옥시아로 곧장 번졌다.
여기에 중국 반도체 기업의 공세가 본격화할 것이라는 우려도 악재로 쌓였다. 중국 최대 D램 개발사 창신메모리테크놀로지(CXMT)의 과창판 상장으로 생산 능력이 확대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시장 수급 악화 경계감이 고조됐다. 낸드 분야 경쟁사인 중국 양쯔메모리테크놀로지(YMTC) 역시 기업공개를 준비 중이라는 소식도 겹쳐 공급 과잉 경계감이 확산됐다.
전문가들은 이번 하락이 키옥시아 자체의 기초체력보다 시장 심리 문제라는 점을 짚었다. 사이토 와카 이와이코스모증권 시니어 애널리스트는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메타의 과잉 투자나 중국 메모리 메이커 상장에 의한 수급 악화 우려로 투자자 심리가 악화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나미오카 히로시 T&D애셋매니지먼트 수석 시장전략가는 "TSMC나 ASML 실적은 호조였지만 시장의 기대가 너무 높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전날인 16일에도 닛케이225평균주가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2.79%(1915.97엔) 하락한 6만6835.54엔에 마감했으며, 어드밴테스트·도쿄일렉트론·소프트뱅크그룹·키옥시아 4개 종목만으로 지수를 1300엔 이상 끌어내린 것으로 집계됐다. 17일에는 하락폭이 더 커졌다. 닛케이지수는 17일 장중 한때 2500포인트 이상 급락하며 6만4300대까지 밀렸고, 오후 2시 53분 기준 전 거래일보다 4.81% 내린 6만3618.28에 거래됐다.
키옥시아는 올해 초부터 AI 데이터센터와 대용량 스토리지 수요를 등에 업고 연간 이익이 전년 대비 93% 가까이 급증하며 일본 증시 랠리를 이끌어왔다. 그러나 현재의 하락은 기업 자체 펀더멘털의 악화라기보다 메모리·AI 섹터 고점 도달 여부에 대한 시장의 의구심이 주된 원인이라는 분석이 많다.
메모리 반도체 업황의 반전 계기는 이달 말 미국 빅테크의 실적 발표다. 22일 알파벳(구글 모회사), 23일 인텔, 29일 마이크로소프트와 메타가 차례로 성적표를 내놓는다. AI 관련 대규모 설비 투자를 이들 기업이 계속 집행할지 여부가 향후 메모리 반도체 주가의 방향을 가를 변수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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