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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 잃은 민생수사] 임대 계약 미체결·인력 부족한데…대구중수청 문부터 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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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2일 '반쪽 청사' 업무 개시
철거 공사 시작도 못한 상황…필수 공간만 연말까지 진행
30년 넘은 건물 주차장 협소
인력 충원·전산망 구축도 숙제…'개문발차' 우려

18일 대구지방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이 들어설 대구 남구 대명동 남산빌딩 내부에서 작업자들이 오는 10월 2일 출범을 앞두고 사무실 리모델링을 위한 벽면 마감 작업을 하고 있다. 개청이 한 달여 앞으로 다가왔지만 청사 구축은 연말까지 이어질 예정이어서 개청 준비가 늦어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안성완 기자 asw0727@imaeil.com
18일 대구지방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이 들어설 대구 남구 대명동 남산빌딩 내부에서 작업자들이 오는 10월 2일 출범을 앞두고 사무실 리모델링을 위한 벽면 마감 작업을 하고 있다. 개청이 한 달여 앞으로 다가왔지만 청사 구축은 연말까지 이어질 예정이어서 개청 준비가 늦어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안성완 기자 asw0727@imaeil.com

대구중수청이 들어설 남구 남산빌딩 전경. 신중언 기자
대구중수청이 들어설 남구 남산빌딩 전경. 신중언 기자

28일 오전 대구 남구 남산빌딩. 수년 전 입주업체가 모두 빠져나간 빈 건물에는 오는 10월 2일 대구지방중대범죄수사청(대구중수청)이 들어선다. 잠긴 유리문 너머로 인부 서너 명이 1층 로비 도배 작업으로 분주했다. 하지만 중수청 입주를 위한 본격적인 철거 공사는 아직 시작도 못했다.

남산빌딩 관계자는 "중수청에 어떤 시설이 들어오는지나 구체적인 공사 일정은 보안 문제로 알지 못한다"며 "임대 계약은 아직 최종 체결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공사 연말까지…개청일 '필수 공간'만

오는 10월 검찰청 폐지와 함께 출범하는 대구중수청이 '반쪽' 청사에서 업무를 개시할 전망이다. 개청일까지 수사와 민원 등에 필요한 필수 공간만 우선 갖추고 나머지 시설은 연말까지 순차적으로 조성한다. 청사부터 개청 이후 보완을 전제로 출발하는 셈인만큼 준비 미흡 지적을 면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18일 행정안전부 중수청 개청준비단이 국민의힘 최은석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대구중수청은 남산빌딩 전체를 임차해 단독 청사로 사용할 예정이다. 즉시 사용할 수 있는 공공 유휴청사가 없어 대구지역 민간 건물 여러 곳을 현장 실사한 뒤 접근성과 보안성, 필요 면적 등을 종합해 선정했다는 게 준비단 설명이다.

문제는 남은 시간이다. 남산빌딩은 1992년 준공돼 30년이 넘은 노후 건축물이다. 40여일 내에 일반 사무공간뿐 아니라 피의자 조사실과 압수물·수사기록 보관시설, 피의자 호송 동선, 출입통제시설, 보안·전산망 등 중대범죄 수사기관에 필요한 시설을 새로 갖추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이에 준비단은 10월 2일까지 민원·수사·행정 기능 운영에 필요한 필수 공간을 먼저 마련하고 나머지 시설은 연말까지 단계적으로 완공한다는 계획이다. 다만 조사실과 압수물 보관시설, 보안·전산시설 등 개청 시점까지 어떤 시설이 어느 수준으로 구축되는지는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남산빌딩 주차장이 협소하다는 우려도 있다. 이와 관련 준비단은 "건물 내부 주차장으로 피의자 호송차량과 수사지원차량의 진출입은 가능하다"라며 "부족한 주차 공간을 보완하기 위해 별도 외부 주차장도 추가 확보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인력·전산망도 미완성…'개문발차' 우려

청사 이외에도 문제는 산적하다. 중수청은 인력과 전산 인프라 역시 상당 부분을 개청 이후 채워나가야 할 것으로 보인다.

대구중수청의 인력 규모도 쟁점이다. 대구청 정원은 223명으로 서울·수원·부산·대전·광주 등 전국 6개 지방중수청 가운데 가장 적다.

대구경북 전역의 중대범죄 수사를 담당해야 하는 만큼 인력 부족 우려가 나오는 것에 대해 준비단은 "수사인력을 중심으로 효율적으로 배치해 업무에 차질이 없도록 하겠다"며 "개청 이후 실제 사건 발생과 업무량, 수사수요를 살펴 필요하면 관계기관과 협의해 인력 운영을 보완하겠다"고 설명했다.

행정안전부는 18일 국무회의에서 중수청의 세부 운영기준과 조직·정원, 수사관 인사관리 등을 담은 관련 시행령과 직제·임용령 제정안을 의결했다. 이에 따르면 중수청 정원은 수사관 2천567명과 일반직 공무원 등 307명을 합쳐 2천874명이다.

하지만 출범을 코앞에 둔 현재도 인력 확보는 순탄치 않다. 준비단은 이달 7일부터 20일까지 검사와 검찰수사관을 대상으로 임용 신청을 받고 있지만 검찰 내부의 반응은 미지근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사가 중수청으로 옮기면 검사 직함을 내려놓고 수사관 신분이 되는 반면 처우나 승진 측면에서 뚜렷한 이점이 없다는 인식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중추적인 수사 인력을 제때 확보하지 못하면 출범 초기 조직 안착이 늦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전산 시스템 역시 임시 체제로 출발한다. 중수청은 자체 형사사법정보시스템(KICS)이 구축될 것으로 예상되는 2029년까지 기존 경찰청 시스템을 함께 활용할 계획이다. 내부 전자결재와 이메일 등 행정업무는 행정안전부 '온나라시스템'을 사용하고, 중수청 직제에 맞춘 전용 업무포털은 2028년까지 단계적으로 구축할 예정이다.

청사 공사는 연말, 업무포털은 2028년, 자체 형사사법정보시스템은 2029년까지 각각 순차적으로 갖춰지는 구조다. 여기에 인력 충원까지 진행 중이어서 10월 2일 개청은 일단 문부터 연 뒤 부족한 부분을 채우는 '개문발차'가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최은석 의원은 "청사 구축부터 수사인력 충원까지 어느 것 하나 준비가 충분하지 않은 상태에서 개청을 서두르고 있다"며 "수사 공백이나 행정 혼선으로 시민들이 피해를 보는 일이 없도록 철저히 점검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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