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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대흠 극작가

조대흠 극작가
조대흠 극작가

빅뱅 20주년 콘서트가 화제다. 릴스로 접한 콘서트장의 모습은 인상적이었다. 노래가 흘러나오자 관객들은 약속이나 한 듯 따라 부른다. 무대 위 가수의 목소리만큼 관객들의 목소리가 커지고, 어느덧 관객은 또 한 명의 가수가 돼 열창한다. 역시 흥을 아는 민족이다.

얼마 전 다녀온 콘서트 또한 그랬다. 내한한 일본 밴드의 노래를 수천 명의 한국 관객들이 따라 부르고 있었다. 그리고 공연장의 모든 사람이 오른손을 높이 들고 일제히 리듬을 타는 모습을 보게 됐는데, 그 광경은 마치 단체로 흑마법에 걸린 사람들 같았다.

그런데 이상했다. 나도 그 수천 명 중 한 명이었다.

내 손은 박자에 맞춰 손뼉 치고 있었고, 목이 터져라 후렴구를 따라 부르고 있었다. 평소라면 소심해서 낯선 사람들 앞에서 하지 않을 행동들이었다. 공연장에선 왜 다들 이렇게 무장해제 된 채로 손을 흔들고, 뛰고, 환호하는 걸까. 누가 시킨 것도 아닌데 말이다.

생각해보면 콘서트라는 공간은 참 이상하고 묘하다. 평소에는 각기 다른 삶을 사는 사람들이 몇 시간 동안 한 공간에 모인다. 서로 이름도 모르고, 어디서 왔는지, 무엇을 하며 사는지 아무것도 모른다. 다만 내가 아는 건 옆 사람 역시 피 튀기는 티켓팅을 뚫고 이 자리에 왔다는 거다. 그리고 나와 같은 음악을, 같은 아티스트를 좋아한다는 것. 그리고 그 공통점 하나가 사람을 전혀 다른 모습으로 만든다.

집에서도 음악은 충분히 들을 수 있다. 영상으로 무대를 볼 수도, 몇 번을 반복해서 들을 수도 있다. 그런데 굳이 시간과 돈을 들여 공연장에 가는 이유는 오직 공연장에서만 느낄 수 있는 것이 있기 때문이다.

낯선 이들과 하나의 목소리로 만들어내는 이상한 유대감. 혼자 들을 때와는 다르게 공연장에서는 모두의 노래가 된다. 좋아하는 음악으로 연결되는 교감, 아마 이것이 콘서트가 가진 가장 이상하고도 매력적인 힘일 것이다.

두 시간이 채 되지 않는 공연이 끝나고 나면 우리는 다시 타인이 된다. 옆에 앉아 함께 소리 지르던 사람과 다시 만날 일은 없을지도 모른다. 그렇게 현실로 돌아왔을 때, 나는 다른 사람들의 후기를 보며 그때의 여운과 기억을 되새긴다. 올라오는 사진과 영상을 보며 '나도 저 자리에 있었는데' 하는 반가움이 생긴다. 어쩌면 콘서트는 같은 기억을 나눠 가지는 공간인지도 모르겠다.

아무래도 흑마법이 맞는 것 같다. 그리고 나는 또 그 마법에 걸리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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