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수년간 기업공개(IPO) 시장에서 중소형 딜을 꾸준히 확보하며 존재감을 키웠던 신영증권의 성장세에 제동이 걸렸다. 지난해 6건의 상장을 주관하며 공모금액을 6000억원 가까이 끌어올렸지만, 올해는 3분기 막바지까지 단 한 건의 주관 실적도 올리지 못했다. IPO 시장 전반의 침체가 이어지는 가운데, 향후 실적으로 이어질 상장예비심사 파이프라인 역시 아직 많지 않아 하반기 반등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11일 한국거래소 기업공시채널 카인드(KIND)에 따르면 신영증권의 올해 IPO 주관 실적은 현재 0건이다. 지난 2023년 6건, 2024년 5건, 지난해 6건 등 최근 3년간 매년 5~6건의 상장을 꾸준히 주관했던 것과 대조적이다.
공모금액 기준으로 보면 낙폭은 더욱 두드러진다. 신영증권이 주관한 IPO 공모금액은 2023년 1071억1000만원, 2024년 1068억원에서 지난해 5917억원으로 급증했다. 지난해 엘케이켐·쎄크·링크솔루션·그린광학 등 중소형 기업의 상장을 단독 주관한 데 이어 공모 규모가 5000억원에 달한 대한조선에도 공동 주관사로 참여하면서다.
하지만, 올해는 아직 첫 주관 실적을 신고하지 못했다. 같은 기간 NH투자증권이 8건, 미래에셋증권과 한국투자증권이 각각 7건, KB증권 6건, 삼성증권 5건의 상장을 주관한 것과도 차이 난다. 실제 신영증권을 비롯해 일부 중소형 증권사가 9월까지 주관 실적을 올리지 못한 가운데 대형 증권사들은 케이뱅크 등 주요 딜을 중심으로 실적을 쌓았다.
향후 실적의 선행지표로 볼 수 있는 예비심사 청구에서도 신영증권의 파이프라인은 아직 얇은 편이다. 올해 들어 상장예비심사를 신청한 기업 중 신영증권이 주관사로 이름을 올린 곳은 화이트해킹 전문기업 엔키화이트햇과 신영스팩12호 등 2곳이다. 스팩을 제외한 일반기업으로 범위를 좁히면 지난 7월 예심을 청구한 엔키화이트햇 한 곳뿐이다.
신영증권 측은 단기적인 주관 건수 확대보다 기업의 질을 중심으로 IPO 후보를 선별한다는 입장이다.
신영증권 관계자는 "장기투자 철학을 바탕으로 기업의 건전성과 수익성, 성장 가능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기업을 선정하고 있다"며 "지난 7월 엔키화이트햇의 청구서를 접수했으며 앞으로도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기업의 가치와 잠재력을 면밀히 검토하고 우량 기업을 발굴하는 등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도록 꾸준히 노력해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신영증권의 주관 실적 부진에는 올해 IPO 시장 자체가 크게 쪼그라든 영향도 있다. 한국거래소 월별 상장통계를 합산하면 올해 1~9월 현재 상장 기업은 43곳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66곳보다 34.8% 줄었다. 공모금액은 같은 기간 3조4154억원에서 1조6019억원으로 53.1% 급감했다.
특히 지난달에는 투자심리 위축이 두드러졌다. 유진투자증권에 따르면 8월 IPO 기업의 기관 수요예측 평균 경쟁률은 372대 1, 일반청약 평균 경쟁률은 275대 1로 집계를 시작한 2017년 이후 역대 8월 최저치를 기록했다. 8월 공모금액도 2106억원으로 역대 동월 평균 5958억원을 크게 밑돌았다.
상장 이후 주가 부진도 공모주 투자심리를 끌어내리는 요인이다. 8월 주요 신규 상장기업 6곳의 공모가 대비 8월 말 평균 수익률은 –23.6%로 나타났다. 공모 단계에서 흥행하더라도 상장 이후 주가가 공모가를 밑도는 사례가 반복되면서 투자자들의 옥석 가리기도 한층 심화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최근에도 공모가 상단에 가격을 확정했던 새내기주들이 상장 후 잇달아 공모가를 밑돌면서 공모가 산정의 적정성에 대한 경계감이 커지고 있다.
이에 신영증권도 최근 각자대표 체제로 전환하고 IB와 자산관리(WM)를 양대 성장축으로 삼아 사업 경쟁력 강화에 나선 상태다. 특히 기업금융 커버리지 세분화와 유동화·자문 기능 강화 등을 통해 IB 수익원을 다변화하는 가운데, 지난해 172억2281만원으로 전년보다 20.68% 감소한 인수·주선 수수료를 다시 끌어올리는 것도 과제로 꼽힌다. 엔키화이트햇을 시작으로 확보한 예비 상장기업을 실제 상장까지 연결하고 신규 딜을 추가 확보할 수 있을지가 향후 IPO 사업 회복의 관건인 셈이다.
얼어붙었던 IPO 시장은 9월을 기점으로 점차 회복될 것이란 기대도 나온다. 유진투자증권은 이달 신규 상장 기업이 9~11곳, 공모금액은 4000억~4500억원 수준까지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무신사와 메가존클라우드 등 대형 유니콘의 상장 추진이 가시화되고 코스닥 활성화 정책 등도 투자심리 개선 요인으로 거론된다.
강영훈 삼성증권 연구원은 "11~12월은 전통적인 IPO 성수기로 상장 종목이 증가하는 시기"라며 "사전 수요예측 및 코너스톤 투자자 제도 도입 등 공모 관련 제도 개선과 무신사, 메가존클라우드, 리벨리온 등 올해 말 또는 내년 초 상장을 추진할 유니콘 종목도 점차 가시화되면서 투자자의 공모주 투자 관심 역시 점차 확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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