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대표 선거에 '명픽'으로 투입된 전 국무총리 김민석 후보는 과반을 얻지 못하고 '친명'인 3위 후보 표의 '2차 선택'을 보탠 결선 집계로 겨우 당선됐다. 최고위원 선거에서는 두 명의 '친명' 후보가 이재명 대통령의 '오른팔'인 김용 후보 지지를 밝히며 사퇴했는데도, 김 후보는 낙선했다.
김민석 민주당 대표는 이진숙·한동훈 의원의 '아웃'이 어려울 것 같자, '국회의원 직무정지'를 넣은 쪽으로 국회법을 개정해 이들의 의정 활동을 정지시키고자 할 정도로 반야(反野) 투쟁에 '너무' 열심이다. '삼킬 수도, 뱉을 수도 없었던' 용혜인 후보 사건은 그의 사퇴로 뱉을 수'는' 있게 됐다. 하지만 '보약'으로 보고 삼킨 것도, '독약'으로 알고 뱉은 것도 그들이었으니, 이를 잘했다고 할 이는 많지 않을 것이다.
그래서인가? 이 대통령 지지율이 축축 처지고 있다. 이런 사태를 가속한 계기는 '제청'이라고 본다. 한성숙 국무총리는 야당 의원의 질의에 김승원·용혜인 후보자에 대한 '제청'은 자신이 했다고 밝혔다. 헌법은 국무위원에 대한 제청은 총리의 고유 권한으로 해놓았다(87조 ①국무위원은 국무총리의 제청으로 대통령이 임명한다).
총리가 제청한 국무위원은 누구도 거부할 수가 없다. 국회는 청문회를 열지만 '통과의례'일 뿐이다. 대통령은 임명을 늦출 수는 있어도 거부하진 못한다. 헌재가 한덕수·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이 적법한 과정으로 선정된 헌재 재판관을 임명하지 않은 것을 위헌·위법으로 판단했으니, 대통령은 '지나친 임명 지연'도 할 수가 없다.
헌법에는 재제청에 대한 규정이 없어, 제청한 것은 물릴 수도 없다. 방법은 '단 하나' 후보자의 사퇴뿐인데, 용 후보자는 이를 해 당황한 정권의 부담을 덜어주었다. 그가 사퇴하지 않았다면 이 대통령은 '무조건' 그를 장관에 임명했다가, 헌법 87조 ③항에 따라 한 총리가 '해임 건의'를 해주면 이를 받아들여 해임할 수 있을 뿐이었다.
국무위원을 '사실상' 결정하는 제청권이 총리에게 있다면, 피(被)제청 인물을 추천해 주는 조직도 총리에게 있어야 하는데, 없다. 총리 산하의 인사혁신처는 장관 후보자를 추천하지 못한다. 이 추천은 법적 근거 없이 대통령실의 인사수석이 맡고 있다. 대통령의 참모인 인사수석이 국무총리에게 장관 후보자를 추천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놀랍게도 우리의 헌법과 법률은 국무총리가 추천해 주는 기관도 없이 사실상 국무위원을 정하는 '제청권'을 독단적으로 행사할 수 있게 해놓았다. 한 총리는 이를 행사했다가 용혜인 사퇴라는 망신을 당하고 정권에 부담을 줬으니, 대통령과 여당은 그에게 책임을 묻고 총리는 책임지는 자세를 보여야 하는데, 희한하게도 없다.
이와 매우 다른 것이 대법관 제청이다. 대법관은 헌법 104조 ②항에 따라 대법원장이 제청하면 국회는 동의·부동의로 판단을 하고, 국회가 동의했으면 대통령은 '무조건' 임명하게 돼 있다. 헌법 어디에도 대통령이 제청된 대법관을 거부할 수 있다는 규정은 없기 때문이다. 그의 임명을 막는 것은 국회의 부동의뿐이다.
대법원장의 대법관 제청은 총리의 국무위원 제청처럼 '막' 하지도 않는다. 법원조직법 41조의 2 등에 따라 행정부의 법무부 장관도 참여하는 대법관후보추천위원회를 만들어, 여러 곳에서 천거한 이를 검토해 복수의 후보자를 추천한다. 대법원장은 피추천된 이들만 놓고 대법관 회의를 열어 한 사람을 골라 제청한다. 대법관 후보자는 국무위원 후보자보다 훨씬 더 엄격한 과정을 거쳐 제청되는 것이다.
그런데도 청와대는 법적 근거를 밝히지 않고 두 차례나 재제청을 요구했다. 대법원은 우회적으로 '재체청 불가'를 밝히며 거부했다. 양쪽은 헌법에 있는 제청에 대한 해석을 놓고, '지면 무너질 수도 있는' 대단한 기싸움에 들어간 것이다. 이 대립을 피하려면 제청된 후보자의 사퇴나 유고 또는 민주당이 다수인 국회의 '부동의'가 있으면 되겠지만, 그 후폭풍은 만만찮을 것이다. 헌재에서도 대통령의 재제청이 묵살되는 사태가 벌어진다면, 더 큰 후폭풍이 일 것이다.
'낮은 지지율'의 대통령이 제청권 행사에 실패한 총리는 놔두고 적법하게 대법관을 제청한 대법원장에 다시 하라고 다그치는 것은 논리 모순이자 법 위반이며 현명한 행동이 아니다. 이런 것들 때문에 2년 전처럼 '겪어보지 못한' 정치 대란이 일어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댓글 많은 뉴스
남북 교류 막혔는데 또 1515억…"남북협력기금 '쌈짓돈' 우려"
李대통령 "개혁 이름으로 개혁 방해하는 것이 가장 큰 걸림돌"
프랑스 다음은 중앙亞…李대통령 외교엔 빈틈 없는데, 인사·부동산엔 언제 답하나
정부, 北 병원 의료장비 166종 지원 추진…김대식 "굴종적 대북정책"
김승원 "취임 시 국힘 정당해산 요건 검토…공소 취소 폐지는 신중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