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도시보증공사가 이달 30일 끝나는 청약통장 전환 기한을 1년 더 늘려달라고 국토교통부에 요청한 것으로 16일 확인됐다. 주택청약종합저축업무 시행세칙 개정안을 통해서다. 국토부가 승인하면 옛 청약저축·청약예금·청약부금을 주택청약종합저축으로 갈아탈 수 있는 시한은 2027년 9월 말까지 미뤄진다.
한국부동산원 청약홈 가입현황을 보면 7월 말 기준 청약예금은 70만1천707좌, 청약부금은 11만8천857좌, 청약저축은 28만9천469좌다. 2015년 신규 가입이 끊긴 이 세 가지 구형 통장에 아직 111만 계좌가 남아 있다. 이들이 마감 전에 결정을 내려야 할 사안이다.
◆ 청약통장 순증액 2000억원…기금이 말라간다
전환 기한 연장 요구의 배경에는 주택도시기금 사정이 있다. HUG가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에 낸 자료를 보면 올해 7월 청약통장 적립액은 8조4천억원, 해지액은 8조2천억원이었다. 들어온 돈과 빠져나간 돈이 거의 같았다는 뜻이다.
그 결과 올해 1~7월 청약통장 순증액은 2천억원에 그쳤다. 2024년 한 해 순증액 2조2천억원, 지난해 4조1천억원과 견주면 낙폭이 가파르다. 청약통장 납입금은 주택도시기금의 핵심 재원이어서, 순증 둔화는 공공주택 공급 재원과 직결된다.
국토교통부 통계누리 입주자저축 가입자 현황을 보면 지난해 말 전국 입주자저축 가입 계좌는 2천618만4천107좌였고, 이 가운데 주택청약종합저축이 2천497만좌를 차지했다. 구형 통장 보유자를 종합저축으로 끌어들이는 일은 계좌 유지와 기금 안정이라는 두 가지 목적을 함께 노린다.
구형 통장 계좌는 해마다 줄고 있다. 한국부동산원 청약홈 가입현황을 보면 청약예금은 2025년 말 약 77만좌, 청약부금은 12만7천496좌였다. 두 통장 모두 올해 7월 말 집계에서는 이보다 계좌 수가 더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 갈아타면 얻는 것…금리 3.1%, 소득공제 120만원
전환의 가장 큰 유인은 청약 문턱이 넓어진다는 점이다. 청약예금·부금은 민영주택만, 청약저축은 국민주택만 신청할 수 있지만 종합저축은 두 유형 모두 가능하다.
금리와 세제도 다르다. 국토부가 2024년 9월 발표한 청약통장 제도 개선안에 따라 주택청약종합저축 금리는 가입 기간에 따라 연 2.3~3.1%가 적용된다. 종전보다 0.3%포인트 오른 수준이다.
소득공제 혜택도 종합저축에만 있다. 연 300만원 납입액의 40%인 최대 120만원까지 소득공제를 받을 수 있으며, 총급여 7천만원 이하 무주택 세대주가 대상이다. 청약예금과 부금은 공제 대상이 아니다.
공공주택 청약 때 인정되는 월 납입 인정액도 기존 10만원에서 25만원으로 올랐다. 41년 만의 상향으로, 국민주택 순위를 결정하는 저축총액을 더 빨리 쌓을 수 있게 됐다.
면적 칸막이가 사라지는 것도 무시할 수 없다. 청약부금으로는 전용면적 85㎡ 이하 민영주택에만 청약할 수 있다. 주택청약종합저축은 면적 구분이 없어 중대형 민영주택까지 신청 대상에 들어온다.
◆ 잃는 것…증여 막히고 실적은 0부터
문제는 대가다. 종합저축으로 전환하면 새로 열리는 주택 유형의 청약 실적은 전환일 이후 납입분부터 인정된다. 20년 넘게 청약예금을 부어온 가입자라도 국민주택 납입 횟수와 저축총액은 0에서 다시 시작한다. 반대로 청약저축 가입자가 민영주택 가점제에 쓰는 가입 기간도 전환일부터 새로 기산된다. 단기간에 당첨을 노리고 갈아타는 것은 의미가 없다는 얘기다.
명의변경 권리는 더 결정적이다. 2000년 3월 26일 이전에 가입한 구형 청약예금·부금은 세대주 변경을 통해 직계존비속에게 통장을 넘길 수 있었다. 그러나 주택공급에 관한 규칙상 종합저축은 가입자 사망에 따른 상속 외에는 명의변경이 금지된다. 자녀에게 오래된 통장을 물려주려던 가입자라면 전환 순간 그 길이 막힌다.
한 번 전환하면 되돌릴 수도 없다. 청약저축·예금·부금은 2015년 신규 판매가 중단된 상품이어서 원래 통장으로 복구하는 절차 자체가 없다. 전환을 취소하려다 불발된 사례가 시중은행 창구에서 보고된 이유다.
◆ 모집공고일 사이에 갈아탔다가 1순위 박탈
시점을 잘못 잡아 청약 자격을 잃는 사각지대도 있다. 서울 강남구 '디에이치 대치 에델루이' 청약 당시, 입주자모집공고일 이후에 청약예금을 종합저축으로 갈아탄 가입자들이 해당 단지 1순위 자격을 인정받지 못했다.
국토교통부는 2024년 10월 이에 대해 청약은 입주자모집공고일 전날까지 유지한 통장을 기준으로 평가하며, 자산과 소득 상황을 모집공고일 이후 바꿔 신청할 수는 없다는 원칙을 설명한 바 있다. 노리는 단지의 공고가 임박했다면 전환 시점을 공고일 이전으로 앞당기거나 청약 이후로 미뤄야 한다.
◆ 마감 전 승인 여부가 관건
국토교통부는 HUG가 요청한 시행세칙 개정안의 승인 여부를 이달 안에 결정해야 한다. 승인이 나지 않으면 구형 청약통장의 전환 창구는 30일자로 닫힌다.
지금의 전환 창구 자체가 한시 조치다. 국토교통부가 2024년 9월 청약통장 금리 인상과 함께 내놓은 전환 허용 방안에 따라 열린 통로이고, 마감 시한은 이미 한 차례 1년 늘어나 현재 시점까지 왔다. HUG의 이번 요청이 받아들여지면 두 번째 연장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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