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스피싱과 불법 도박사이트 등에 사용되는 대포통장을 조직적으로 모집·유통한 일당이 무더기로 경찰에 붙잡혔다. 이들 가운데는 대구와 대전 지역 조직폭력배들도 포함된 것으로 확인됐다.
대구경찰청은 대포계좌 72개를 모집해 보이스피싱과 도박사이트 등 범죄조직에 공급한 혐의(전자금융거래법 위반)로 A씨(20대·남) 등 46명을 검거하고, 이 중 17명을 구속했다고 17일 밝혔다. 해외에 체류 중인 계좌 관리책 1명에 대해서는 인터폴 적색수배를 내렸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지난해 8월부터 올해 2월까지 대구와 대전 지역에서 계좌 모집책과 관리책, 공급책 등으로 역할을 나눠 대포통장을 유통한 혐의를 받고 있다.
모집책은 지인이나 메신저 광고 등을 통해 계좌 명의자를 모집한 뒤 계좌 접근 매체를 건네받아 관리책에게 전달했다. 관리책은 접근 매체를 넘겨받고 명의자에게 수당을 지급했으며, 공급책은 보이스피싱이나 도박사이트 등 범죄조직과 연결해 대포계좌를 공급하는 역할을 맡았다.
특히 피의자 중 일부는 대구와 대전 지역 조직폭력배로, 대포통장 유통 과정에 직접 개입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은 대포계좌에 입금된 돈을 가로챈 관리책을 폭행하기도 한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조직폭력배 4명을 검거해 이 중 2명을 구속했으며, 해외로 도주한 조직폭력배 1명에 대해서도 인터폴 적색수배 조치를 했다.
피의자들은 계좌 명의자들에게 계좌 1개당 200만~500만원을 대가로 지급했다. 또 수사기관의 조사를 대비해 '대출 광고를 보고 신용점수를 올리려면 계좌 입출금 내역이 필요하다고 해 계좌가 깔린 휴대전화를 퀵서비스로 보냈다'는 식의 허위 진술 시나리오를 미리 교육하는 등 치밀하게 범행을 준비한 것으로 나타났다.
계좌 명의자 상당수는 자신의 계좌가 범죄에 이용된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으며, 처음에는 계좌를 빌려준 명의자가 이후 모집책으로 전환해 범행을 이어간 사례도 다수 확인됐다.
이들이 유통한 대포계좌 가운데 현재까지 19개 계좌가 보이스피싱과 도박 범죄에 이용됐으며, 약 19억원 상당의 자금이 세탁된 것으로 경찰은 파악했다. 나머지 계좌들도 범죄수익금을 세탁하기 위한 이른바 'N차 계좌'로 사용된 것으로 추정된다.
경찰은 계좌 인증용 휴대전화 46대 등을 압수했으며, 대포계좌 유통 자금의 흐름을 추적하는 한편 해당 계좌를 이용한 보이스피싱 및 도박사이트 운영 조직으로 수사를 확대할 계획이다.
대구경찰청 관계자는 "대포통장은 보이스피싱과 불법 도박 등 각종 민생침해범죄에 악용되는 핵심 수단"이라며 "대가를 받았는지 여부와 관계없이 본인 명의 통장이나 체크카드, OTP, 인증서 등을 타인에게 넘기는 행위 역시 처벌 대상이 될 수 있는 만큼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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