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의 숙원(宿願)인 사회간접자본(SOC) 사업 예비타당성조사(예타) 기준 상향이 이번 정기국회에선 결실을 맺어야 한다. 여야가 예타 대상 총사업비 기준을 현행 500억원에서 1천억원으로 높이기로 했다. 1999년 이후 그대로인 기준을 현실에 맞게 고쳐야 한다는 데 공감한 것이다.
그동안 국가 경제 규모는 커졌다. 물가와 건설비도 크게 올랐다. 그런데 예타 잣대만 과거에 머물러 있다. 특히 경제성 중심의 평가 방식은 인구와 수요가 상대적으로 적은 비수도권에 불리하다. 지방은 인구가 적어 경제성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경제성이 낮다는 이유로 SOC 투자가 막히면 인구 감소의 악순환이 이어진다. 정치권은 지방 소멸(消滅)을 막겠다고 강조한다. 그러면서 지방 인프라 투자의 높은 문턱을 방치하고 있다. 앞뒤가 맞지 않다.
여야는 3년 전에도 예타 기준 상향에 뜻을 모았다. 하지만 '지역구 선심성(善心性) SOC 사업 남발 우려'란 비판에 갇혀 법안 처리를 포기했다. 물론 기준 상향이 SOC 사업의 무분별한 추진으로 이어지면 안 된다. 그러나 낡은 기준을 붙들고 있는다고 해서 포퓰리즘을 막을 순 없다. '운용의 묘'를 살리면 된다. 예타 대상 기준은 현실화하되, 사업 선정의 투명성·재원 조달 능력·사후평가와 책임을 엄격히 하면 부작용을 예방할 수 있다. 지방에 도로와 항만을 건설하는 것을 '선심성'으로 매도하는 것은 수도권주의자들의 왜곡(歪曲)된 시각이다.
지방은 수도권과 출발선이 다르다. 수도권은 기업과 인구가 몰리면서, 교통망과 산업 기반시설이 계속 확충된다. 반면 지방은 도로 하나 만들려면 몇 년씩 예타 문턱을 넘나들면서 속을 태우거나 좌절한다. 이 과정에서 지방의 투자·정주(定住) 여건은 악화되고, 인구 유출은 가속화된다. 이를 그대로 둔 채 국가균형발전을 말하는 것은 공허하다. 여야는 예타 기준 상향이 민생(民生)과 직결된다고 판단했다. 이번 정기국회에선 관련 법안을 신속히 심사해 반드시 처리해야 한다. 지방은 정치권의 생각보다 더 절박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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